[이웃집: 소노] 남북 군사분계선부터 존슨의 유품(?)까지 존재하는 공간… 소노 돌쇠가 알려주는 호텔 생활의 A to Z ①

고양/이상준 2026. 3. 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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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이상준 기자] 하루의 시작과 끝을 호텔에서, 그것도 매일매일 보내면 어떤 게 다를까. 신지원이 그 궁금증을 해소해 줬다. 큰 모기업 사랑과 함께.

고양 소노의 루키 신지원은 현재 강지훈과 함께 호텔 소노캄 고양에서 생활 중이다. 소노는 신인 선수들과 외국 선수들에게 모기업 호텔의 방을 숙소로 제공, 이들이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선물한다. 부지런히 12인 엔트리에 도전장을 내밀려고 노력 중인, 신지원의 24시간의 절반가량이 소노캄 고양에서 소비되는 셈이다. “프로에 오고, 웬만해서 고양 밖을 잘 안 벗어났어요. 호텔과 소노 아레나만을 오가는 무한 반복의 일상입니다. 그런데 진짜 너무 좋아요(웃음).”

물론 신인 선수인 신지원과 강지훈이 소노캄 고양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건, 올 시즌이 마지막이다. 데뷔 후 두 번째 시즌이 되는, 다음 시즌부터는 고양 인근에서 자취를 시작해야 한다고. “5월 31일까지 이 방을 사용해요. 그 다음부터는 알아서 집을 구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되면 또 새로운 삶이 기다릴 거 같아서 설레요. 자취하는 건 처음이라(웃음). (강)지훈이도 똑같이 생각할 거 같은데요?”

그렇기에 더욱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보내는 신지원. 본지는 그런 그가 생활하는 공간에 지난 13일, 전격 침투했다. 호텔을 원정 숙소가 아닌, 개인의 집처럼 사용하는 삶은 어떨까 해서.
▲ 만나자마자 팬들에게 선물 받은 머리띠를 자랑하는 신지원. 넌 감동이었어.
GTX 킨텍스역에서 도보로 5분. 신지원은 강지훈과 함께 웃으며 손님인 취재진을 맞이했다. “저희 둘 말고 다른 분이 여기 있는 날이 되게 간만이에요. 가끔 (조)석호 형이랑 (이)동엽이 형이 방문한 적은 있지만, 지금 굉장히 신기합니다.”

“오신다고 들어서 정리는 했는데… 그래도 좀 누추하네요. 사실 평상시에 오셨으면 놀라셨을 거예요. ‘이 사람들 정리도 안 하고 사나?’라고 생각하셨을 거니까요. 사진으로 못 공개할 정도입니다.”

신지원의 걱정과는 달리, 굉장히 방은 깔끔했다. 남자 둘이 사는 공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물론 호캉스를 위해 방문하는 호텔 객실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많았다. 숙박이 아닌, 생활을 하는 공간이기에 짐도 많았고, 일반 자취방 같은 분위기가 크게 느껴졌달까. “한양대 기숙사에서 대다수의 짐을 빼 왔어요. 필요 없는 것은 부산 본가에 보내기는 했는데 그래도 많죠? 작은 공간에 밀어 넣느라 정신없었습니다 휴…”

객실은 약 7평 정도의 크기다. 한 사람의 짐만 들어가도 꽉 차는 공간에, 장신 선수 두 명의 짐이 들어가 있다. 옷부터 시작해서 이들의 생활용품들로 채워졌으니… 발 디딜 틈이 부족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지원은 “좁아 보여도 지내기 아주 좋아요.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때를 생각해 보면, 지금의 방은 ‘격세지감’이라는 단어가 어울립니다”라고 말했다. 기숙사에서 5성급 호텔로 거주지가 바뀌었으니, 100% 공감하고 넘어갈 수 있었던 대목이다.

객실에 들어오자마자, 시선을 잡는 하나가 있었다. 수납공간 한 켠에 즐비했던 피부 관리템과 향수, 그리고 영양제들이 바로 그것. 자기 관리에 충실해야 가능한 풍경이라 질문을 던졌다. “관리하는 남자셨군요? 하나하나 소개 좀 해주시죠!”

“아 그쵸(웃음). 토너 패드랑 클렌징폼, 판테놀 크림, 그리고 여드름에 좋다는 앰플까지 이렇게 있어요. 제가 턱에 여드름이 자주 올라와서 이건 무조건 챙겨 다녀요.”

“향수 뿌리는 걸 워낙 좋아해요. 최근에 졸업 선물로 딥티크 향수까지 받아서 한 3개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것은 이거(메종 마르지엘라/재즈 클럽)거든요? 우디한 향 너무 좋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웃음).”

“영양제는 아침에 공복 상태로 두 알 먹고, 점심에 한 알 먹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먹게 눈에 잘 보이는 공간에 뒀죠.”

자기 관리에 충실한 건 농구 선수 모두가 그렇지만, 신지원의 모습은 누군가의 활약(?)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이기도 했다. 바로 그의 친누나. 신지원의 누나는 현재 그의 고향 부산에서 피부과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누나가 피부과를 하다 보니 제품 추천을 자주 해주거든요? 소개해 드린 것 다수가 누나가 추천해 주면, 제가 골라서 쓰는 거예요. 다 괜찮은 거 같아서 계속해서 쓰고 있는데, 정작 제가 누나한테 받은 건 없네요? 하하…”

“객실에 짱박아둔 거 중에 누나가 알려준, 면도 제품도 있거든요? 그것도 제가 무신사에서 10만 9천 원 정도 주고 샀어요. 근데 그건 별로 효과가 없어서 안 씁니다. (누님이 하시는 피부과는 가보셨어요?) 아뇨. 사실 이름도 모릅니다. 알아서 잘 운영할 거라 믿습니다!” 신지원 남매는 비현실 남매는 아니었다.

사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부터 궁금해진 점은 침대 크기다. 197cm의 키인 신지원에게, 소노캄 고양의 침대 사이즈는 곁눈질로만 보면 굉장히 작아보였다. 신지원은 이를 묻자 눕는 자세를 취하며 “어 그렇게 안 불편해요. 일자로 누우면, 발뒤꿈치 정도만 침대에서 벗어나는 정도라(웃음). 잘 때 전혀 안 불편해요. 오히려 침대가 아주 푹신푹신해서 꿀잠 잡니다 진짜”라고 외쳤다. 당장 그 침대를 기자의 집에 옮겨가고 싶었다.
▲ 머리 맡에 있던 에어팟 맥스. 신지원은 “제일 사랑하는 아이템입니다”라고 길게 이야기했다. 날 주면 좋을텐데.

가졌던 궁금증도 해소됐다. 그런 후 “이제 방 소개를 본격적으로 해드리겠습니다”라고 외친 신지원. 그가 맨 처음 가리킨 곳은 남북 군사분계선(?)이다. 바로 강지훈과 구역을 나눠 정리를 해둔 호텔방의 행거다. 어느 것이 내 옷인가를 구분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을 없게 한 군사분계선이다. 옷과 신발, 수건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정리가 아주 잘 되어있기도 했다.


“저기 남북 군사분계선을 기점으로 왼쪽이 제 옷이고, 오른쪽이 지훈이 옷이에요. 날이 풀리면서 지금 봄옷 위주로 최대한 행거에 걸어놨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겨울옷은 수납함에 넣어놨습니다.” 꼼꼼하디 꼼꼼했다. 이걸 보니 정리를 덜 하고 사는 기자의 삶을 반성하게 됐다.
▲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신지원의 신발. 턱 끝까지 흰색이 차오른다.
그러더니 신지원은 신발부터 하나하나 가진 것을 소개했는데, 특이한 점이 바로 발견됐다. 신지원이 가진 신발은 어그를 제외하면, 죄다 흰색 신발이었다.

“신발은 무조건 흰색만 신어요. 다른 색깔은 그저, 덧칠되어 있는 정도면 충분해요. 색깔이 있는 신발은 되게 무거워 보인달까요? 게다가 저는 신발을 한 번 신으면 되게 오래 신어요. 어차피 신다 보면, 착용감도 생기고 더러워질 건데 처음부터 흰색 신는 게 낫습니다.” 신지원의 추구미는 확실했달까. 그러면서 농구화도 꺼내 들었는데, 이것도 흰색이었다. 온 세상이 ‘하얀 그리움’이었다.

“나이키의 지티컷 아카데미. 이거 굉장히 좋아하는 농구화예요. 이것만 한 6켤레 있을걸요? 발도 편하고 가벼워야 잘 뛰는 타입이라, 이 신발이 딱 저에게 잘 맞더라고요. 근데 이것도 흰색인데… 추구미 확실한 거 같죠?” 신지원의 신발이 색깔 있는 것으로 교체될 일은 없을 것 같다. 혹시라도 바뀌면 사유를 바로 체크할 예정이다.
한 가지 색만이 반겨준 신발과 달리 옷은 휘황찬란했다. 신인 선수 드래프트 당시 입은 정장부터 각종 힙한 반팔과 후드티, 셔츠까지… 패션 유튜버 핏더사이즈, 깡스타일리스트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건 왜일까. “제가 체크 셔츠랑 파란색 옷 좋아해요. 퍼스널컬러가 쿨톤이라(웃음). 아끼는 옷은 두 개 있어요. 자주 입는 슈프림 후드집업이랑, D리그에서 한 팬이 선물로 주신 조던 반팔티입니다.”

“이 반팔티는 아직 한 번도 안 입었어요. 정성이 담겨 있는 것이라 섣불리 입기 아깝더라고요. 게다가 ‘입다가 더러워지면 어떡하지?’라는 노심초사한 마음도 있어서(웃음).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요.”
선물 이야기가 나오자, 신지원의 시선은 군사분계선에서 책상으로 옮겨졌다. 독서의 취미를 안겨다 준 책 하나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책을 제대로 읽은 적이 거의 없거든요? 한 8년 전인 거 같은데(웃음). 근데 팬분께 받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 책은 처음으로 정독했어요. 시공간을 뛰어넘는, 되게 흥미진진한 이야기인데 너무 재밌어서 금방 읽었어요. 마이클 조던 책도 읽어야 하는데, 빨리 목표 달성해보겠습니다.”

책 읽는 남자는, 그러면서 독서를 함께한 친구도 소개했다. 방 소개의 마지막이기도 했던 그 친구는 바로 앉기만 해도 편한 게이밍 의자였다. 독서 취미를 가지게 하기에 알맞은 친구였다. 그런데 이건 신지원이 구매한 게 아닌, 얼마 전 팀을 떠난 제일린 존슨이 남기고 간 흔적이었다.

▲PC방 아닙니다.
“아 이거 (제일린)존슨 유품(?)이에요. (예?) 존슨이 여기서 개인 방송을 했는데, 쓰던 의자를 저한테 주고 갔습니다. 앉아보세요. 되게 편하죠? 존슨 Thank You!” 기자는 이후부터 존슨의 유품에 앉아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허리 통증을 잊을 수 있었다. 존슨 Thank You.

생활 공간 소개가 얼추 끝나자, 신지원은 널리 알려진 소노 선수단의 식사 해결 방법도 소개했다. 호텔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풍경은, 소노 창단 당시에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대목이기도 하다. “호텔 내 뷔페를 제일 많이 가고요. 뷔페가 좀 물린다 싶으면, 중식당과 양식당까지 자유롭게 이용해요. 마무리는 1층 스타벅스로 하고요(웃음). 게다가 호텔 뒤편이 주거 공간이라 치킨집을 비롯한 식당이 아주 많아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귀차니즘(?)을 탈피할 수 있으니까요.” 듣기만 해도 배가 불러지는 세팅이 아닐까.

▲한양대 졸업식 날 받은 꽃다발. 너의 모든 순간에 소노가.
그러면서 한양대 동기인 김선우(창원 LG), 박민재(수원 KT)와의 대화도 꺼냈다. 신지원의 입꼬리가 제일 크게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김)선우와 (박)민재와 서로 구단에서의 생활을 많이 이야기하고 지내는데, 제가 호텔 생활을 이야기하면 부러워하더라고요. 특히 선우는 서울에서 계속 지내다, 데뷔 후 지방 생활을 하니까 어색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선우도 지방러의 애환(?)을 느껴 봐야죠. 대학 시절에 제가 부산에서 상경한 애환을 이야기하면, 공감을 잘 못하던데(웃음).”

▲신지원은 제일 좋아하는 옷까지 직접 꺼내 보여줬다. 협조 감사합니다(꾸벅).
이처럼 인터뷰 내내, 호텔에서의 24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 신지원. 모기업의 특성으로 인해 남들이 할 수 없는 신인 시절을 경험을 하고 있는 그가 전한 키워드는, ‘감사함’이었다. “너무 좋아요. 단점은 없다고 봐도 될 거 같아요. 특히 호텔이다 보니 청소나 이런 것들도 저희가 안 해도 다 해주세요. 물도 농구 선수들이라고, 다른 객실보다 더 넣어주시기도 하고요. 세탁 시설도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외려 자취하는 친구들보다 더 편하게 하는 거 같아요.”

“게다가 역세권(킨텍스역)이잖아요. 위치고 좋고, 깔끔하고 방도 좋고… 모든 면에서 신인 선수는 물론 선수단이 지내기에 제일 편한 구단은, 소노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 구단에 오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신지원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건, ‘호텔 생활? 나쁘지 않네’였다.

#사진_이상준, 정다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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