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권하는 '짠한형', 억대 PPL 청구서와 신동엽의 묵인된 책임 [TD취재기획]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김진석 기자] 최근 연예계에 음주운전 파문이 잇따라 터지면서 대중의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대놓고 술판을 벌이는 유튜브 웹예능 ‘짠한형 신동엽’(이하 ‘짠한형’)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거세지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의 엄격한 심의를 교묘히 피해 간 유튜브 생태계의 맹점을 악용해, 자극적인 ‘술방’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짠한형’을 둘러싼 우려는 프로그램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출연자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수준을 넘어,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의 발언과 행동까지 여과 없이 노출되며 음주 행위 자체가 콘텐츠의 핵심으로 소비된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편안한 토크’라는 기획 의도와는 별개로, 음주를 가볍게 소비하는 문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져 왔다.
초창기부터 누적되어 온 이러한 고질적인 비판 여론이 단번에 폭발한 기폭제는 바로 배우 이재룡의 최근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이다. 이재룡은 사고 직전 ‘짠한형’에 출연해 과거 두 차례나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안재욱과 함께 나란히 앉아 주량을 과시하며 이른바 술부심을 부렸다. 이재룡 출연 회차가 공개된 이후, 실제로 이재룡이 음주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이 폭주했다. 결국 논란을 의식한 제작진은 아무런 사과나 공식적인 해명 없이 해당 영상을 슬그머니 비공개 처리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억 원 웃도는 술자리 PPL, 장바구니 물가 위협하는 수익 잔치
현재 대한민국의 음주 문제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며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서도 주류 접근성이 지나치게 높고 관대한 음주 문화를 가진 국가로 손꼽힌다. 통계에 따르면 성인의 고위험 음주율은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알코올로 인한 사회적 손실 역시 천문학적인 규모로 불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최근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개정하며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의 ‘술방’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는 영상에 음주 유해성 경고 문구를 삽입하라는 수준의 단순 권고에 그친다. 실질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강제성이 전혀 없는 제도적 공백 상태다. ‘짠한형’을 비롯해 유튜브 채널들이 이러한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자극적인 ‘술방’ 제작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경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높은 조회 수와 화제성을 바탕으로 형성된 광고 및 PPL 시장은 해당 포맷을 더욱 강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콘텐츠가 주목받을수록 더 큰 수익이 뒤따르고, 이는 다시 비슷한 형식의 콘텐츠를 반복 생산하게 만드는 구조다.
본지 취재 결과, ‘짠한형’의 경우 약 2년 전 한 제품의 PPL을 8000만 원에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현재 ‘짠한형’의 구독자가 208만 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PPL 단가가 그보다 훨씬 상승한 1억 2000만 원에서 1억 3000만 원 선을 호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짠한형’의 독특한 수익 모델이다. 통상적으로 대형 유튜브 채널들이 작품이나 가수들의 컴백 홍보를 위해 출연하는 게스트 측으로부터 ‘유가 광고(홍보비)’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업계에 따르면 ‘짠한형’은 대부분 무가로 게스트를 출연시키는 대신 제품 PPL을 통해 수익을 전적으로 충당하는 형식이다. 이는 게스트에게 별도의 홍보비를 받지 않는 대신 화제성 높은 인물을 쉽게 섭외해 채널의 덩치를 키우고, 제품 PPL 비용으로 수익을 충당하는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명 웹예능 A채널이 1억 5000만원, 인기 코미디 B채널이 1억원, 유명 토크쇼 C채널이 5000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해보면 ‘짠한형’의 현재 광고 단가 규모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토크쇼 포맷 중에서는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계 최상위권의 수익을 매회 쓸어 담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 막대한 PPL 광고 비용은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제품 가격 인상이나 용량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이 모여 술잔을 부딪치며 억대 수익 잔치를 벌이는 동안, 그 청구서는 평범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출연자 중 음주 구설만 10명 훌쩍, 신동엽은 책임 없나
이러한 기형적인 자본의 흐름과 도덕적 해이의 한가운데서 ‘짠한형’의 메인 간판인 신동엽도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짠한형’의 섭외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신동엽의 영향력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인맥이 섭외의 직접적인 통로가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신동엽’이라는 이름값이 가진 브랜드 파워 덕분에 출연을 희망하는 연예인들이 줄을 서고 있는 까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브이데일리에 “‘짠한형’에 출연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제작진과 신동엽 측에서 ‘선택’을 해야만 출연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결국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섭외까지 그의 의중이 깊게 투영되는 구조 속에서,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게스트의 출연에 대한 비판은 제작진뿐만 아니라 신동엽 역시 회피할 수 없다.
실제로 본지 취재 결과, 그동안 ‘짠한형’ 출연자 중 음주 관련 구설에 오른 인물은 10명이 넘는다. 안재욱, 이정재, 은지원 등 음주운전 재범 사례는 물론, 무면허 음주운전 이력의 이현우, 자수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유세윤 등 중대한 범법 행위를 저지른 이들이 버젓이 게스트로 초대돼 술잔을 기울였다. 이뿐만 아니다. 김완선, 이승철, 탁재훈, 엄기준, 이이경, 심현섭 등 음주 관련 크고 작은 구설에 올랐던 인물만 무려 10명이 넘게 출연했다.
더 큰 문제는 프로그램의 중심인 신동엽이 보여주는 진행의 방향성이다. 신동엽 특유의 능수능란한 입담과 유연한 분위기 조성은 자칫 예민할 수 있는 게스트의 과거사나 부적절한 발언들을 가벼운 해프닝이나 유머로 치환하는 힘을 발휘한다.
실제로 최근 이재룡의 사례에서도 드러났듯, 음주를 가볍게 여기는 듯한 위태로운 발언들이 신동엽의 노련한 추임새와 반응을 거치며 시청자들에게는 그저 유쾌한 술자리 에피소드처럼 소비돼 왔다. 결과적으로 대중의 신뢰를 받는 국민 MC의 진행 기술이 논란이 있는 인물들의 과오를 희석하고, 그들에게 불필요한 면죄부를 제공하는 심리적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본지는 신동엽 측에 이번 이재룡 사태로 촉발된 ‘술방’의 유해성 논란과 음주운전 전력 게스트 섭외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프로그램 운영 방향에 대한 별도의 입장이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신동엽 측은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끝내 말을 아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유튜브 '짠한형 신동엽' 캡처]
짠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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