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레이더 정밀 타격한 이란…뒤엔 러시아 있었다
샤헤드 개량 기술 역공유…러 우크라 전술 이식
트럼프 자극 우려에 지원 규모는 제한적
백악관 "러 지원, 작전 성과에 영향 없다"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러시아가 이란에 군사용 위성사진과 개선된 드론 기술을 제공하며 미국·이스라엘에 맞선 이란의 전쟁 수행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이 역내 미군 레이더 시스템을 공격하는 데 러시아의 지원이 기여했다고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유럽 고위 정보 관리와 중동 외교관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중동 내 미군 위치 및 역내 동맹국 정보를 제공해왔으며, 최근에는 위성사진을 직접 넘기기 시작했다. 해당 위성사진은 러시아 항공우주군(VKS)이 관리하는 군사용 위성군에서 수집된 것이다.
위성사진은 지상·해상 표적의 세부 정보와 이동 동향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 공격 전 표적 선정과 피해 평가에 활용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원은 이란이 최근 역내 미군 레이더를 공격하는 데 기여했다. 공격 대상에는 요르단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조기경보 레이더와 바레인·쿠웨이트·오만의 시설들이 포함됐다.
킹스칼리지런던 방문연구원이자 전 중앙정보국(CIA) 이란 군사 전문 분석관인 짐 램슨은 “러시아가 제공하는 사진에 특정 항공기, 탄약 시설, 방공 자산, 해군 이동 같은 세부 정보가 담겼다면 이란에 큰 정보적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샤헤드 개량 기술, 이란에 역공유
러시아는 개조된 샤헤드 드론의 부품도 제공하고 있다. 통신·항법·표적 선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 경험을 바탕으로 작전에 투입할 드론 수와 공격 고도 등에 대한 전술적 조언도 하고 있다.
이란은 원래 러시아에 샤헤드 드론을 공급한 쪽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샤헤드를 처음 운용했을 때 수십 명의 이란 장교들이 크림반도에서 피해 영상을 직접 관람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러시아는 개전 이후 샤헤드형 드론을 5만7000기 이상 사용했다.
이후 러시아는 샤헤드를 자국에서 직접 생산하며 항법 정밀도와 전자전 대응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량해왔다. 이 개량 성과를 이제 이란에 역으로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드론으로 레이더를 포화시킨 뒤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란의 공격 방식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술과 매우 유사해졌다고 지적했다. 시앙스포(Sciences Po)의 니콜 그라예프스키 교수는 “이란의 공격 패키지는 러시아의 방식과 강하게 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원은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다. 러시아가 자국 우크라이나 전쟁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크렘린궁의 자제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러 협상을 이끌어 온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는 러시아가 이란 공격 지원을 위한 정보 제공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을 ‘다소(a bit)’ 지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는 데 그쳤다.
올리비아 웨일스 백악관 대변인은 “다른 국가가 이란에 제공하는 어떤 것도 우리의 작전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미군은 70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고 이란 해군 함정 100척 이상을 격침시켰으며,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90%, 드론 공격은 95%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러,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 반사이익
이 전쟁은 러시아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란 정권이 붕괴할 경우 중동 내 최우방을 잃는 리스크가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방공에 필요한 미군 요격미사일 재고를 소진시키는 효과와 함께, 세계 석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오르는 반사이익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RAND)연구소의 새뮤얼 차랩 러시아·유라시아 정책 석좌는 “크렘린궁은 여전히 워싱턴을 전략적 적수로 본다”며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정보 지원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란 지원을 통해) 미국에 되갚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램슨은 “러시아의 지원 항목들은 제한적이지만, 전쟁과 이란이 특정 군사 시설을 정확히 타격하는 능력에 있어 여전히 가치 있다”고 평가했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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