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트럭 행렬'? 신문 1면까지 실린 과장된 AI 이미지
[AI 미디어 파도] 중부매일·영남일보, 왜곡된 AI 이미지 보도로 '주의' 조치
실제 현장처럼 오인하게 만들거나 혐오·차별 부추겨 논란
"활용하더라도 AI 명칭, 프롬프트 내용 등 밝혀야"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기사 이해 돕기 위한 AI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최근 언론 기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다. 기사 내용과 관련한 이미지를 생성형 AI로 만드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기사 내용보다 과장되거나 차별·혐오를 부추기는 등 저널리즘 원칙에 맞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되 오남용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고 제작 과정의 투명성도 요구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는 언론사들의 AI 이미지
신문사들의 자율규제 기구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지난달 현실과 거리가 먼 과장된 AI 제작 이미지를 지면 1면에 사용한 중부매일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중부매일은 지난 1월28일 <충청권 공조 '수도권 폐기물' 반입 원천 봉쇄> 기사를 1면에 보도하면서 수도권에서 만들어진 생활폐기물을 잔뜩 실은 트럭이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이어지고 충북과 충남 방향으로 향하는 듯한 AI 제작 이미지를 썼다.

신문윤리위는 해당 AI 이미지가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 보도준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신문윤리위는 “극단적으로 과장한 장면”이라며 “AI가 제작했다고 설명에 밝혔다고 하더라도 이 이미지가 현실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고 1면 톱기사 상단 큰 제목 위에 '가로 통단'으로 배치해 독자들이 일반적인 보도사진으로 오해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독자들이 실제보다 사태가 더 심각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고 충청지역 독자들의 감정을 더 악화시키고 수도권과 충청권의 지역 갈등을 부추길 소지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에도 폭력적인 모습이 담긴 AI 제작 이미지를 사용한 영남일보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영남일보는 지난해 6월26일 <대구 달성군 현풍도깨비시장 한복판서 벽돌 난동…시민들 '혼비백산'> 기사에서 대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을 다뤘는데, 한 남성이 벽돌을 들고 승용차의 앞쪽 유리창을 내리치려는 모습이 담긴 AI 제작 이미지를 실었다. 신문윤리위는 “AI로 제작된 것이지만 구체적인 범행 도구와 수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며 “미성년자의 건전한 인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모방 범죄의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의 AI 이미지 활용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거나 누리꾼들의 입길에 오른다. △사실처럼 오인 △어색한 모습 △ 왜곡 및 과장 △차별·혐오 등이 문제가 된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8월 <교수 1명 떠나면, 박사 10명도 짐싼다> 기사를 보도하면서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를 사용했는데, 사진 속 연구원의 표정이나 자세가 매우 부자연스럽게 표현돼 누리꾼들 사이에서 “AI 이미지는 쓸 수 있지만 기사의 신뢰도와 권위가 떨어져 보인다” 등의 비판을 받았다.
문화일보는 사건 기사를 보도하면서 생성형 AI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잔혹하거나 폭력적인 모습, 피해자에 편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모습을 일러스트로 구현하고 있다. <화장실 못 쓴다 했더니…여직원 머리에 항아리 내려친 50대>(2025년 8월28일), <전자발찌 차고 지인 딸 추행…고소 당하자 “내 아내 강간” 무고까지>(1월6일), <'폭발물 허위신고' 고교생에 7500만원 손배소… 공중협박죄 신설 후 최대>(2월9일), <금은방서 구경하다 1천만원 금팔찌 들고 튄 10대들>(2월18일), <비웃었다고 '욱'...종로 번화가서 부탄가스 폭발 시도한 30대 남성 체포>(2월28일) 등이다. 한 누리꾼은 “AI 이미지는 아니지 않나? 그냥 경찰서 사진을 올려”라는 댓글을 썼다.

MBN은 지난달 2일 자사 페이스북에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의 체포 소식을 전하면서 AI 이미지를 게시했는데, 실제 현장보다 노동자를 과격하게 묘사해 논란이 됐다. 현장에서 체포됐던 당시 이청우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노동자들이 경찰을 상대로 격렬하게 위력을 행사하는 듯한 이미지인데, 체포 당시엔 절대적인 소수 인원인 상황에서 압도적인 경찰력이 저희를 일방적으로 체포하는 상황이었다. 저항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MBN 디지털뉴스부 담당자는 미디어오늘에 “노조원들의 얼굴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AI 이미지를 생성했는데, 그 이미지에 구현돼있는 노조원들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 지에 대해서까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해명해 더 큰 비판을 불렀다.
이들 기사에서는 어떤 취지로 어떤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미지를 생성했는지 구체적인 설명 없이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정도의 간단한 설명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미디어오늘도 예외가 아니다.
“AI 명칭, 프롬프트 내용, 날짜 등 공개해야”
AI 명칭, 프롬프트 내용, 새성 날짜를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세욱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부교수는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생성형 AI 활용을 막을 필요는 없다. 대신 프롬프트에 입력한 내용을 골자 정도는 공개해서 '이러한 의도에 따라 생성됐다'는 걸 독자들이 알아야 한다”며 “제작과정의 투명성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오세욱 부교수는 “(언론은) 미드저니로 만든 건지, 챗GPT로 만든 건지도 안 밝힌다. 사진 설명은 구체적으로 하면서도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AI가 생성한 이미지'라고만 표기하나”라고 물은 뒤 “사진 설명처럼 자세하게 붙여주는 게 맞다.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을 여기저기서 하고는 있는데, 세밀하지 않고 원칙만 잡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2023년 8월 뉴스 콘텐츠와 이미지를 만드는 데 AI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AI가 만든 자료 자체가 주제가 아닌 경우에는 AI가 생성한 사진과 영상, 오디오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 편집장도 2023년 AI 활용 원칙을 밝히면서 AI로 생성된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언론에선 활용은 하되 오남용을 막도록 원칙을 세우고 있다. 2024년 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협회·한국신문협회 등이 제정한 '언론을 위한 생성형 AI 준칙 제4조에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진·영상·오디오를 인공지능 기술로 변형 또는 합성하는 행위는 사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며 “인간이 촬영하거나 제작한 사진, 동영상, 이미지, 삽화 등을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향신문의 경우 준칙을 통해 “실제 사진이나 영상을 최우선으로 사용한다”고 밝히는 등 개별 언론사들도 유사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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