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727] 북한에서 왜 ‘스트레칭’을 ‘몸늘리기’라고 말할까

김학수 2026. 3.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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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용어 '스트레칭'은 영어 'streching'을 음차한 말이다.

북한에서 스트레칭을 '몸놀리기'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몸을 늘려서 푼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도 점점 북한식 표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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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북한 피겨 렴대옥과 한금철이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체조 용어 ‘스트레칭’은 영어 ‘streching’을 음차한 말이다. 근육과 관절을 늘려서 몸을 부드럽게 만드는 운동을 뜻이다. streching은 ‘늘이다’라는 동사 ‘strech’와 진행형을 의미하는 ‘-ing’가 합성한 단어로 몸을 늘이는 운동 행위라는 의미이다. strech는 ‘팽팽하게 펴다’는 뜻인 고대 영어 ‘streccan’에서 유래했으며, 더 거슬로 올라가면 게르만어 계열에서 온 말로 알려져 있다. ‘곧게 펴다’, ‘당겨서 길게 만들다’라는 물리적인 의미가 핵심이다. 지금은 스트레칭은 근육을 늘리고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운동이라는 뜻으로 굳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스트레칭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히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 이 말은 198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준비운동’, ‘유연체조’, ‘몸풀기’같은 표현이 더 일반적이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81년 1월23일자 ‘이른아침 새로 도입한 보강된 유연체조 스트레칭으로 훈련을 여는 육상훈련단선수들’이라는 사진설명식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헬스, 에어로빅 같은 운동 문화가 들어오면서 영어 용어도 함께 들어왔다. 특히 에어로빅, 피트니스 프로그램에서 “스트레칭”이라는 표현이 그대로 사용됐다.

북한에서 스트레칭을 ‘몸놀리기’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몸을 늘려서 푼다’는 뜻이다. 북한은 이런 식으로 누구나 듣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남한에서 자연스럽게 쓰는 ‘엘리베이터’, ‘헬리콥터’ 같은 단어들은 북한에서는 각각 ‘승강기’, ‘직승기’로 바뀐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언어를 바라보는 철학의 반영이다.

북한식 표현의 핵심은 ‘설명성’에 있다. 단어 자체가 기능과 의미를 직접 드러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북한은 여러 전문 용어도 ‘지하도’를 ‘건늠굴길’, ‘환기’를 ‘공기갈이’처럼 풀어쓴 형태로 바뀌어 사용한다. 이처럼 단어는 암기해야 할 기호가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된다.

북한은 ‘문화어’라는 표준어 체계를 중심으로 언어를 관리한다. 이는 평양말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사회주의적 이념과 생활 감정에 맞게 규범화된 언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외래어를 줄이고 우리말로 다듬는 정책, 즉 ‘말다듬기’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도 점점 북한식 표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객 친화적 언어’, ‘쉬운 말 쓰기’ 같은 흐름 속에서 어려운 용어를 풀어 설명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즉, 방향은 다르지만 목표는 비슷하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는 점에서 말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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