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감독 “한국 축구와 일본 축구 사이 큰 차이 존재” 실제로 어떻게 다를까[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6. 3. 1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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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와 일본 축구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최근 K리그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이 던진 발언이다. 이 발언은 한국 축구가 현재 어떤 축구를 하고 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냉정한 진단에 가깝다.

한국과 일본 축구의 차이는 단순히 선수 개인의 기량이나 유럽 진출 숫자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차이는 축구를 이해하는 방식과 경기를 설계하는 전술 철학에서 드러난다. 최근 이 차이는 더욱 분명해졌다. 공격 전개 방식, 빌드업 구조, 압박 형태, 선수 유형 등 여러 측면에서 두 나라 축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한국 축구는 오랫동안 속도와 돌파, 빠른 전환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강한 체력과 스피드, 활동량은 한국 축구의 전통적인 강점으로 꼽힌다.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한 손흥민 같은 선수는 이러한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의 공격 패턴은 대체로 직선적, 횡적이다. 수비에서 공을 탈취하면 빠르게 전방으로 전개하고, 측면 윙어의 돌파나 침투를 활용해 공격을 완성하는 방식이 자주 나타난다. 측면 스피드를 활용한 크로스와 세컨드볼 싸움 역시 주요한 공격 장면으로 이어진다.

K리그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쉽게 확인된다. 공격은 빠르게 전개되고, 패스 단계는 상대적으로 짧다. 후방에서 몇 차례 패스를 거친 뒤 곧바로 전방으로 공을 보내는 장면이 많다. 골키퍼나 중앙 수비수의 롱패스를 통해 공격을 시작하는 장면도 자주 등장한다. 템포는 빠른 것 같지만 부정확하다.

이러한 방식은 자주 한계를 드러낸다. 상대가 수비 라인을 깊게 내리고 공간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공격의 효과가 떨어지는 장면이 나타난다. 조직적인 압박을 받으면 빌드업이 흔들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축구는 특정 선수의 컨디션이나 폼에 따라 경기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반면 일본 축구는 패스와 조직, 전술적 구조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공격은 개인의 돌파보다 패스 워크 속에서 이루어진다. 짧은 패스를 반복하며 상대 수비를 이동시키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일본 대표팀과 J리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공간 설계 능력이다. 선수들은 단순히 공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어느 위치에 서야 하고 언제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전술 이해도가 높다.

대표팀에서도 이러한 철학은 이어지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에서 일본은 점유율과 압박, 조직적인 움직임을 결합한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 모두 개인 기술이 뛰어나지만 동시에 팀 전술 안에서 움직이는 능력도 뛰어나다. 일본 공격 구조는 일반적으로 패스 연결 → 공간 창출 → 침투 → 컷백으로 이어진다. 측면뿐 아니라 중앙과 하프스페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삼각형 패턴을 통해 패스 옵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낸다. 시쳇말로 “일본은 한국국가대표 수준의 팀을 세개나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양국 차이는 후방 빌드업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빠른 전진을 선호하는 빌드업을 보여 왔다. 골키퍼나 중앙 수비수에서 시작된 공이 곧바로 전방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일본은 후방에서부터 공을 연결하는 점유 기반 빌드업을 선호한다. 중앙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패스를 연결하며 경기 흐름을 조율한다. 최근에는 풀백이 안쪽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인버티드 풀백’ 역할을 활용해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하는 장면도 자주 나타난다.

수비에서도 접근 방식은 다르다. 한국은 강한 피지컬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압박이 특징이다.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하고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하는 장면이 많다. 그러나 압박이 팀 단위로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개인 대인 수비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본은 조직적인 팀 압박을 강조한다. 특정 패스가 들어오는 순간 여러 선수가 동시에 압박을 가해 패스 선택지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트리거 압박’으로 불리는 압박으로 독일 축구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선호하는 선수 유형도 차이가 나타난다. 한국 선수들은 스피드와 피지컬, 활동량을 강점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침투형 공격수나 스트라이커형 윙어가 대표적인 유형이다. 높이, 힘에서는 앞설 수 있지만 세밀함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적잖다. 반면 일본 선수들은 기술과 패스 능력, 전술 이해도를 강점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플레이메이커형 미드필더나 하프스페이스를 활용하는 공격수가 대표적이다.

이 차이는 공격 전개뿐 아니라 빌드업, 압박, 선수 육성 방식까지 이어진다. 일본 축구가 최근 유럽 무대에서 안정적으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도 연령대별로 일관성 있는 축구를 배운 덕분이다.

한국 일본 축구 차이점

한국과 일본 축구의 차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한국이 공간을 향해 공을 때리고 달려들며 상대와 싸우는 축구라면, 일본은 테크니션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하는 축구다.”

이정효 감독은 일본 축구를 칭찬한 게 아니다. 일본 축구를 따라가자는 뜻도 아니다. 일본이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춘 축구를 하고 있고 우리도 국제 흐름에 뒤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한국 축구는 앞으로 어떤 축구를 할 것인가. 한국 축구가 원하는, 한국 축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플레이는 무엇일까.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국만의 무기는 무엇일까. 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기 힘들지만 세계 흐름에 부합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 한국 축구가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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