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나믹스 시너지 기술 찾는다”…현대차그룹이 찍은 로봇 투자처 [GTC 2026]
스타트업 협력·현장 실증까지 확대
보스턴다이나믹스 이후 ‘다음 단계’ 투자
하드웨어 외 핵심 기능 기술 확보 나서
휴머노이드 경쟁, ‘로봇’보다 ‘생태계’가 좌우
![마르쿠스 뮐러(오른쪽 위) 현대차그룹 유럽 투자 담당 시니어 매니저가 17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 세션 ‘피지컬 인공지능(AI) 구축: 로봇 생태계 간 개방형 협력’에서 발언하고 있다. [GTC 2026 홈페이지 갈무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ned/20260318071106537mcko.png)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차세대 로보틱스 경쟁에서 ‘완성형 로봇’을 넘어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 확보에 무게를 두고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정교한 작업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로봇 손과 다수 로봇 간 협업 기술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마르쿠스 뮐러 현대차그룹 유럽 투자 담당 시니어 매니저는 17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 세션 ‘피지컬 인공지능(AI) 구축: 로봇 생태계 간 개방형 협력’에서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제조·물류 자동화뿐 아니라 독립적인 제품과 서비스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며 “보스턴다이나믹스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뮐러 매너지는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사업이 크게 ▷제조 및 물류 자동화 ▷보스턴다이나믹스 기반 로봇 사업 ▷서비스 로봇 플랫폼 등 세 축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공장 효율화를 위한 도입을 넘어, 로봇 자체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마르쿠스 뮐러 현대차그룹 유럽 투자 담당 시니어 매니저 [GTC 2026 홈페이지 갈무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ned/20260318071106763dplv.jpg)
이 같은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기존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투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뮐러 매니저는 “사람이 손으로 수행하던 반복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AI 기반 로봇 손 기술이 특히 중요하다”며 “공장에서 여러 로봇이 동시에 협업해 작업 효율을 높이는 기술 역시 관심 분야”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미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로봇 하드웨어 역량을 확보한 데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추가적인 완성형 로봇 개발보다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기능 확장형 기술’에 투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뮐러 매니저는 “이미 내부 역량이 있는 분야에서는 외부 투자 필요성이 낮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 만큼, 기존 기술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활용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협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솔루션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로보틱스 스타트업이 현대차그룹의 제조·물류 현장에서 기술을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실증 기회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에 자본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내부 팀과 협업하거나 개념검증(PoC)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며 “제조 현장 등 실제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 재무 투자자가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ned/20260318071107022ooqf.jpg)
이번 세션에서는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글로벌 로보틱스 생태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협업’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로봇에 적용되는 AI 모델을 만드는 미국 스타트업인 허깅페이스의 스티븐 팔마 엔지니어는 “피지컬 AI는 여전히 데이터 부족 문제가 크다”며 “기업 간 협업을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생태계를 구축해야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보틱스 분야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달리 학습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다. 실제 환경에서 수집되는 데이터가 제한적인 데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뮬레이션과 합성데이터를 활용한 학습 방식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인프라 기업 네비우스의 에반 헬다 피지컬 AI 부문 총괄은 “로봇 개발의 핵심은 학습·시뮬레이션·배포를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이라며 “개발자가 복잡한 환경 설정에 시간을 쓰기보다 모델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네비우스는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기업과 협력해 로봇·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AI 학습 인프라와 시뮬레이션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개발·운영하는 기업과 클라우드·소프트웨어 생태계가 결합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로봇 스타트업들 역시 데이터 확보와 상용화 사이의 간극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로봇 AI 학습용 데이터 솔루션 스타트업인 포크 앤 위글의 니콜라스 켈러 공동창업자는 “로봇 산업의 핵심은 결국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 것”이라며 “배포 이후에 축적되는 데이터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션에 참여한 패널들은 휴머노이드 경쟁이 단순한 로봇 개발을 넘어 데이터와 인프라, 협력 구조를 아우르는 ‘생태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로보틱스가 미래 기술을 넘어 실제 산업에 적용되는 사업으로 발전하면서,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GTC 2026에서 현대차가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로보택시 레디 플랫폼’에 새 파트너로 합류하고, 자율주행 통합 시스템 ‘하이페리온’을 도입해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고 전날 발표했다.
특히, 차량에서 수집되는 대규모 데이터를 엔비디아의 AI·컴퓨팅 인프라와 결합해 학습과 적용이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데이터·플랫폼 기반의 생태계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뮐러 매니저는 “로보틱스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기업 간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열린 자세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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