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보다 8억 비싸도 줄 섰다…서울 끝자락 방화동에 무슨 일이
래미안 엘라비네, 특공 135가구에 4098명 ‘30대 1’ 이어 1순위도 ‘25대 1’
e편한세상 방화 국평 10억대 형성 "인근 시세보다 8억 비싼 분양가"
서울 주택 공급 절벽 불안감 속 신축 브랜드 가치 작용한 가운데
공공분양 보다 소득, 자산 기준 덜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시장 침체 우려 속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주변 시세보다 7억~8억원이나 비싼 고분양가 단지에 수천 명의 청약 인파가 몰려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아파트 공급 절벽이 가시화되면서 ‘더 늦으면 신축은 꿈도 못 꾼다’는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작용했단 분석이다.

앞서 지난 16일 진행한 특별공급에도 135가구 모집에 총 4098명이 신청해 평균 3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애최초 특별공급 신청자가 26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혼부부 1249명, 다자녀 가구 169명, 노부모 부양 19명, 기관추천 18명 순으로 집계됐다.
래미안 엘라비네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강서구에서 처음 공급하는 래미안 브랜드 단지다. 방화6구역(방화동 608-97 일대) 재건축을 통해 지하 2층~지상 16층, 10개 동, 총 55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44~115㎡ 27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이 일대 시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용 44㎡는 9억 2000만원, 전용 59㎡는 14억 3000만원 수준이며 국민평형인 전용 84㎡는 17억 300만원에서 최고 18억 4800만원까지 책정됐다. 전용 115㎡는 최고 22억 3000만원에 이른다.
인근 대장 단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e편한세상 방화의 전용 84㎡ 시세가 현재 10억~11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7억~8억원가량 높은 셈이다.
특히 강서구에서 가장 최근 공급된 단지와 비교해도 높은 가격이다. 2024년 분양한 힐스테이트 등촌역의 전용 84㎡ 분양가는 약 14억원대였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 통장이 몰린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서울 신축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대형 건설사 브랜드 선호 현상까지 더해지며 인기 단지 중심으로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 5976가구로 지난해(3만 7178가구)보다 약 30% 감소할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방화동이라는 입지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률이 형성된 것은, 거래 위축과 미분양 우려가 공존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내집마련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래미안 브랜드가 제공하는 신뢰와 신축 희소성 수요가 작용한 동시에 서울 내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선반영되면서 향후 가격 상승 기대를 겨냥한 선점 수요가 유입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도 “래미안앨라비네의 경우 시공사를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삼성물산으로 변경하며 브랜드 프리미엄을 극대화한 것이 주효했다”며 “여기에 방화뉴타운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서울 주택공급 절벽 상황에서 뉴타운에 대한 미래가치가 반영되며 현재의 입지적 한계와 가격 저항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초 서울 마수걸이 분양이었던 서울 서대문구 드파인 연희의 경우 래미안 엘라비네 보단 저렴했지만 국평 기준 최고 15억 6000억원이라는 가격 부담에도 평균 44.1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되기도 했다.
정부가 주택 공급 절벽에 대한 우려로 공공분양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소득과 자산 기준이 까다로운 공공분양의 문턱에 막힌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민간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공분양은 소득과 자산 기준이 엄격해 고소득 중산층이 진입하기 어렵다”며 “공급 절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득과 자산 기준이 엄격하지 않은 민간 청약이 중산층 대물림과 주거 사다리의 마지막 통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전월세 시장은 공공임대 확대 등으로 일정 부분 안정될 수 있지만 매매 시장은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청약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높은 청약 경쟁률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수도권 분양 시장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단지에서도 계약 단계에서 이탈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초 경기 성남 분당구 더샵 분당센트로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 포기가 이어지면서 84가구 가운데 50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더샵 분당센트로 전용 84㎡ 분양가는 최대 21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한편 래미안 엘라비네는 이날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 이어 18일 기타지역 1순위, 19일에는 2순위 청약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일반공급 경쟁률은 청약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공개될 예정이다.
박지애 (pj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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