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래에셋 ‘미친 촉’ 이번에도?…피터 틸이 찍은 이 은행에 투자했다

오귀환 기자(oh.gwuihwan@mk.co.kr) 2026. 3. 1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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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디지털은행 에레보르 투자
팰런티어 대부 피터 틸이 찍은
테크기업 특화 은행 에레보르
스페이스X·코빗 투자에 이어
‘미래에셋 3.0’ 전략 승부수
박현주 미래에셋회장. [이승환기자]
미래에셋금융그룹이 미국 디지털 은행 에레보르에 투자하며 디지털 자산 판 키우기에 나섰다. 미래에셋의 이번 투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디지털 자산 사업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에레보르는 미국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의 창업자 팔머 루키가 설립하고 팰런티어 공동 창업자 피터 틸과 조 론스데일이 투자하며 주목받는 디지털 은행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달 에레보르가 투자금 3억5000만달러(약 5050억원)를 유치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이번 투자 유치과정에 소규모로 참여한 뒤 이를 발판 삼아 추후 투자금액을 늘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에레보르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설립 1년 만에 기업가치 43억5000만달러(약 6조2700억원)를 인정받게 됐다. 에레보르에 출자한 국내 기관은 미래에셋이 유일하다. 에레보르가 아시아 시장의 전략적 파트너로 미래에셋을 택한 셈이다. 이번 투자는 딥테크 특화 미국 벤처캐피털(VC)인 럭스캐피털이 주도했다. 아울러 실리콘밸리 최대 VC인 안드리센호로위츠(a16z)와 피터 틸이 설립한 파운더스펀드, 론스데일이 운용하는 8VC, 크립토 특화 VC 하운벤처스 등 글로벌 주요 VC 투자자들도 투자금을 보탰다.

2025년 설립된 에레보르는 디지털 자산·테크기업을 주 고객으로 삼는 은행이다. 2023년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이후 관련 기업들은 은행 접근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에레보르는 이 같은 수요를 읽고 디지털 자산·테크기업에 금융 인프라스트럭처를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제시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래에셋이 투자처로 에레보르에 주목한 것은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은 “단순히 가상화폐가 아니라 토큰화에 미래가 있다”는 지론 아래 토큰증권(STO)·실물자산토큰화(RWA) 등 디지털 자산에 관심을 쏟아왔다. 전통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결합하는 ‘미래에셋3.0’의 일환으로, 국내에서는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인수를 발표하고 관련 절차도 밟고 있다. 코빗이 국내 디지털 자산 거래 인프라라면 에레보르는 해외 디지털 자산 금융 인프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에레보르는 지난해 10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에서 예비 조건부 승인을 얻은 지 4개월 만에 최종 인가를 획득하고 최근 영업을 개시했다. 최상위 등급 인가를 받아 예금·대출·투자 등을 망라하는 전통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에레보르는 이를 기반으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동시에 취급하는 최초의 제도권 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시중은행은 전통 금융 시스템을 기반으로 설계돼 디지털 자산을 처리하는 인프라나 전산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에레보르는 처음 설계 단계부터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차세대 은행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에레보르의 이번 투자 유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디지털 자산 친화정책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디지털 자산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OCC도 은행이 디지털 자산 활동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일률적 장벽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은 실리콘밸리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려가고 있다. 미래에셋은 앞서 2021~2022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에 두 차례에 걸쳐 총 2억7800만달러(약 4000억원)를 출자했다. 스페이스X는 2500조원 이상의 몸값으로 나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다. 박 회장은 스페이스X 투자를 그룹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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