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구성시 우라늄 농축시설 실존하나…과거 ISIS 분석 재조명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지난 6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회 외통위에서 우라늄 농축시설로 구성시를 공식 지목한 가운데, 이곳에 농축 시설이 실제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10년 전 보고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황진태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8일 '북한구성시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가능성의 군사지리적 검토' 제목의 보고서에서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한 최초의 분석은 핵확산을 연구하는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지난 2016년 7월 발간한 보고서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ISIS는 방현역과 인접한 장군대산의 지하에 1960년대 건설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 부품 공장을 우라늄 농축시설 후보지로 특정했다. 보고서가 발간된 당시에는 농축활동이 없다고 평가했지만, 1990~2000년대 초반 사이에는 우라늄 농축 활동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약 10년 전 농축활동이 없다고 평가된 지역을 현재 우리 정부의 고위 관료가 다시 농축 시설 후보지로 지목됐다는 사실은 그사이 북한의 핵 개발 전략이나 군사적 환경의 변화가 반영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한다는 근거로 황 교수는 핵탄두 제작과 미사일 개발의 공간적 근접성에 주목했다. 구성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전부터 군수산업도시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7년 한 해 동안 구성시에서는 김 총비서 참관 아래 총 3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김 총비서가 이곳의 '89호전차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됐으며, 방현비행장에서는 샛별4형·샛별9형 등 무인기 개발 활동이 확인되기도 했다.
아울러 군수산업이 집적된 지역에서는 기술인력, 물류 인프라, 보안체계가 이미 구축돼 있기 때문에 전략무기 관련 시설이 추가로 배치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성시는 철도와 전력 등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인프라 측면에서 비교적 유리한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된다. 평북선과 구성선, 방현역과 장군대산을 잇는 내부 철도망을 통해 핵 관련 물자의 은밀한 수송이 가능하고, 인근에는 청천강화력·태천·수풍·북창발전소 등 주요 발전시설과 고압 송전망이 위치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여건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또 구성시 일대의 지질학적 특성은 우라늄 농축시설 입지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거론돼 왔다. 원심분리기는 초고속 회전 특성상 안정적인 기반암 위에 설치될 필요가 있는데, 방현동 일대는 오래된 화강암 지형으로 지반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군대산과 같은 낮은 산악지형은 지하시설 구축이 용이하고 외부 관측을 차단하는 데 유리해 군사시설 입지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장군대산 인근 방현동이 2018년 평양시 행정구역으로 편입된 점도 주목된다. 평양에서 약 100km 떨어진 지역이 행정적으로 편입된 사례는 이례적인데, 이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군수·핵 관련 시설과 연계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다만 황 교수는 구성시가 군수산업 도시로 위성자산과 정보자산에 의해 지속적으로 감시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과거 ISIS 보고서를 통해 이미 후보지로 공개된 바 있어 북한이 굳이 노출된 지역에서 시설을 운영할 전략적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장군대산 일대에서는 뚜렷한 시설 변화나 경비·통제 흔적이 제한적으로 관찰되고, 과거 위성사진에서도 동일한 구조물이 유지되는 등 실제 활용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냉각수 공급 여건 역시 대규모 산업시설을 운영하기에는 제약이 있을 수 있어 해당 지역의 농축시설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구성시에 대한 분석은 단순한 지역 연구를 넘어 북한 핵무기 생산 능력의 확장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위성자료에 기반한 분석은 북한 핵시설의 잠재적 위치를 사전에 식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향후 핵 협상 과정에서도 검증 대상 시설의 범위를 확대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계와 언론에서도 구성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며, 정부 역시 위성자료와 정보자산을 활용하여 해당 지역에 대한 보다 정밀한 검증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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