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우주를 무대로 한 현대적 동화[시네프리뷰]

2026. 3.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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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픽처스

제목: 프로젝트 헤일메리(Project Hail Mary)

제작연도: 2026

제작국: 미국

상영시간: 156분

장르: SF, 드라마, 스릴러

감독: 필 로드, 크리스토퍼 밀러

출연: 라이언 고슬링, 산드라 휠러

개봉: 2026년 3월 18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지구에서 아득히 먼 우주 공간, 우주선 안에서 홀로 눈을 뜬 중학교 과학 교사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 분). 부분적 기억상실로 인해 처음에는 왜 자신이 여기에 있는지 몰라 당황하지만, 천부적인 과학지식과 순발력으로 빠르게 환경에 적응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파편적으로 되살아나는 과거의 기억과 우주선 안에 흩어져 있는 단서를 통해 자신의 임무가 꺼져가는 태양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임을 깨닫는다.

문제는 이 계획이 다시는 지구로 돌아갈 수 없는 임무라는 점. 그만큼 인류 전체의 사활이 걸린 막중한 책임을 등에 지고 그는 앞으로 나아간다.

어느 날 그의 앞에 뜻밖의 존재인 로키(제임스 오티즈 분)가 나타난다.

전혀 다른 형질과 문화를 가진 두 존재는 소통의 노력 끝에 같은 목적으로 길을 나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둘은 각자의 고향별을 지키기 위해 손을 잡는다.

‘헤일 메리(Hail Mary)’는 원래 천주교의 성모송을 뜻하지만, 미식축구의 전술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경기의 막바지에 패스 한 번으로 역전을 노리는 일종의 도박과 같은 승부수다.

태양의 소멸로 인한 종말을 앞둔 인류에게 이론이나 능력으로 장담할 수 없는 단 한 번의 기회이자 유일한 희망이 되는 임무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애니 대가들을 만난 <마션> 작가의 원작

홍보사가 가장 앞에 내세운 포인트는 한국에서도 크게 성공한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의 원작이라는 점이다.

최근 대작 SF 영화들이 과학적 지식에 근거해 다소 진지하고 딱딱한 형태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보니 정자세로 봐야 하는 작품일까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다.

여기에 더해 주연 라이언 고슬링의 출연했던 전작들 <블레이드 러너 2049>, <퍼스트맨>이 꽤 묵직한 SF 영화였다는 점은 이런 부담을 더욱 증폭시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2시간 36분이라는 긴 상영시간과는 별개로 어깨에 힘 빼고 팝콘을 씹으며 편안하게 감상해도 무방한 작품이다.

나아가 다소 황당하고 허황한 상상력을 뽐내던 과거 낭만적 SF 작품들의 기억이 있는 관객들에게는 더욱더 반가울 수도 있겠다.

연출을 맡은 필 로드, 크리스토퍼 밀러는 오랫동안 공동연출로 호흡을 맞춰온 파트너다.

특히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009), <레고 무비>(2014),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 같은 애니메이션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콤비인데 큰 규모의 극영화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라 하겠다.

기존 영화들의 관습을 뒤틀면서도 따뜻한 정서와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점이 이들의 장점인데, 작품이 진행될수록 왜 두 사람이 감독으로 낙점됐는지를 분명히 알게 된다.

상업영화의 새로운 경지와 성취

다양한 눈요깃거리와 재미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진행되는 초반 2시간은 그냥 무난하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후반 40분에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당연히 앞에 2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정보와 정서를 기반으로 한) 이 작품만의 진가가 드러나는데, 소소한 반전으로 이어지는 예상 밖의 전개가 특별한 감동과 여운으로 마무리된다.

제작자를 겸한 라이언 고슬링의 온 힘을 다한 연기도 작품의 가치를 높인다.

진지한 화두, 그럴싸한 허구, 따뜻한 이야기, 화려한 볼거리, 명쾌한 교훈까지 다양한 미덕을 골고루 갖춘 잘 만든 상업영화다. ‘소통의 노력’, ‘현명한 가치판단’, ‘대의적 희생’, ‘포기하지 않는 희망’ 등 현대사회에 절실한 메시지 가치까지 공감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관객의 몫이다.

이 작품은 아이맥스 특별관에서 관람할 때 최적의 감상을 할 수 있다.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우주 공간에서의 장면은 아이맥스 비율로, 그리고 사이사이 끼어드는 지구를 무대로 한 회상 장면은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상영된다.

과거와 현재가 병치되며 진행되는 만큼 이런 화면비의 구분된 사용은 관객들의 관람에도 좀더 쉽다.

화려한 볼거리와 음향효과가 중요한 요소가 되는 작품인 만큼 되도록 극장에서 관람하기를 권한다.

점점 길어지는 상영시간
/㈜누리 픽처스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상영시간은 2시간 36분이다. 이제 엔간히 대작이란 소리를 듣는 작품들은 3시간 전후의 상영시간이 당연시되는 것 같다.

갈수록 영화의 시간이 길어지는 추세이고,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호불호도 갈린다.

영화 한 편을 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는 불만의 반대편엔 기왕 같은 값이면 오래 볼수록 이득이라는 단순한 셈법도 존재한다.

하지만 일단 관객의 취향,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에 따라 체감되는 시간은 물리적 개념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함정이다.

참고로 현재까지 세상에서 가장 긴 영화는 2012년 스웨덴 감독 에리카 마그누손과 다니엘 안데르손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로지스틱스>(Logistics)로 검색된다. 무려 857시간(약 35일 17시간)이란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상업 장르 영화의 길이는 보통 90분 내외였다. 말 그대로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제작자와 소비하는 관객 사이의 암묵적 매너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90분이라는 시간은 필름 시대의 비싼 제작비, 또 1980년대를 풍미했던 비디오테이프의 표준규격과도 무관하지 않다.

2000년대 들어서며 디지털 장비가 본격적으로 제작 현장에서 활용되면서 촬영시간의 한계나 편집의 전문성은 희미해졌고, 그만큼 긴 상영시간에 뒤따르는 부담도 줄어들었다.

4월 1일 개봉 예정인 <킬 빌: 더 홀 블러디 어페어>(사진)는 2003년과 2004년 차례로 공개됐던 <킬 빌> 2부작에 추가 장면을 더하고 재편집한 무삭제 합본이다.

4시간 35분이라는 긴 시간도 이색적이지만 15분의 쉬는 시간이 포함됐다는 점은 추억 돋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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