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서 돌아온 고영표 “도미니카 상대 한계까지 던져보고 싶었다..2023년 좋았는데 올해도 기대”

[수원(경기)=뉴스엔 안형준 기자]
고영표가 WBC 대회를 돌아봤다.
KT 위즈 고영표는 3월 17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앞서 팀에 합류했다.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WBC를 마치고 복귀해 함께 출전한 안현민, 소형준, 박영현과 함께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소화했다.
WBC 대표팀에 승선해 8강전까지 치르고 복귀한 고영표는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몸이 굉장히 무거웠는데 지금 컨디션은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고 웃었다. 8강전을 위해 마이애미에 도착했을 때는 시차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귀국 후에는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고영표다.
고영표는 "처음 일본에서 위트컴, 존스, (김)혜성이를 만났을 때 다들 타석에서 어려움을 겪더라. 미국에서는 굉장히 타격감이 좋아보였는데 몸이 무거워보였다. 그래서 혜성이한테 힘드냐고 물었더니 시차 적응이 힘들다고 하더라. 사실 그때는 공감은 안됐다"며 "그런데 마이애미를 가보니 너무 공감이 되더라. 캐치볼을 하는데 몸은 자고있는데 정신만 깨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마 다들 컨디션 맞추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일본에서 조별라운드를 치르고 8강을 위해 마이애미로 향한 대표팀은 시차 적응을 새로 해야했다. 계속 미국에서 경기를 치른 팀들에 비해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고영표는 "전세기가 물론 좋지만 비행기에서 자는 것이 편하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고영표는 조별라운드 일본전에 선발등판했다. 일본전 선발등판에 대해 '왜 나일까 생각했다'고 말했던 고영표다. 고영표는 이에 대해 "사실 일본전에 사이드암 선발투수를 내는 경우가 잘 없지 않았나. 그런 의미에서 의아했다. 왜 내가 나가야하나 했다는 것이 아니라 팀의 전략을 이해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돌아봤다. 전례가 잘 없던 일인 만큼 처음에는 그 의도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고영표는 "대표팀이 조별라운드 전승을 하면 좋지만 최근 대회에서도 어려움을 겪었고, 8강을 위해서는 3승을 목표로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다음날 대만과 낮 경기가 있는데 일본을 상대로 총력전을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을 이해하려고 했다"며 "내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것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소 실점을 목표로 할지, 점수를 주더라도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을 목표로 할지 등을 고민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전 결과는 좋지 못했다. 안타를 3개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피안타 3개가 모두 홈런이었던 고영표는 2.2이닝 4실점에 그쳤다. 하지만 8강전 도미니카 공화국과 경기에서는 비록 팀은 0-10 콜드게임 완패를 당했지만 고영표는 1이닝을 깔끔하게 지켜냈다.
고영표는 "도미니카와 8강전은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좋았다"며 "물론 긴장도 됐다. 중남미 팀과 붙으면 보통 언더핸드 투수를 많이 찾지않나. 그래서 불펜에서 대기하며 어떻게 상대를 해야하나 생각도 많이 했다. 일본전에 커브로 홈런을 2개나 맞아서 너무 아쉬웠기에 도미니카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많이 던져보자 하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돌아봤다.
도미니카는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라인업을 가진 팀이었다. 고영표는 "마음같아서는 도미니카를 상대로 한계 투구수까지 던져보고 싶었다"고 웃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공을 끝까지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 고영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굉장한 연봉을 받는 선수들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대우를 받으며 던지는 경기 아니었나. 그런 선수들과 겨뤄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좋은 기회였고 할 수 있다면 끝까지 다 던져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체인지업을 앞세워 도미니카의 강타자들을 요리한 고영표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매니 마차도, 오닐 크루즈를 상대해 모두 아웃을 잡아냈다. 고영표는 "내 체인지업에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했는데 리프레시가 됐다"며 "그래도 한 타석 정도는 잘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사이드암 투수가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잘 던지지 않으니 생소할 것이라 생각했다. 상대 몸값은 생각하지 않고 내 투구에 집중했다. 다만 크루즈는 정말 키가 너무 커서 다른 세계의 사람 같았다"고 웃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선수로는 도미니카 선발투수였던 크리스토퍼 산체스와 지명타자였던 주니오르 카미네로를 꼽았다. 고영표는 "카미네로는 스윙 스피드가 정말 빠르더라. (류)현진이 형 커브를 그렇게 친다는 것이 정말 대단했다. 젊은 선수가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이 인상깊었다"고 돌아봤다.
산체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를 기록한 특급 에이스. 대표팀은 타선이 산체스에게 5이닝 동안 철저하게 묶이며 완패했다. 류현진과 문보경 역시 이번 대회 만났던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산체스를 꼽은 바 있다.
고영표는 "산체스를 보며 '저게 메이저리그에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위를 하는 선발투수의 모습이구나' 싶었다. 너무 여유가 있더라. 여유있는 밸런스에서 또 그렇게 강한 공을 던진다. 싱커가 정말 빠른데 그렇게 꺾이기까지 했다. 솔직히 벽을 느꼈다"며 "상대도 내 체인지업을 처음 봤겠지만 그렇게까지 빠르고 또 빠르게 꺾이는 싱커를 이제껏 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도미니카 투수들을 보며 우리도 그런 투수 경쟁력을 빨리 갖출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 선수의 기량을 확실히 느꼈다는 것이다.
8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아쉬움이 남은 대표팀이었다. 8강 진출 과정에서 대만에 패하기도 했고 8강에서는 도미니카에 참패했다. 고영표는 "대만전이 가장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고영표는 "감독님께서 말씀을 해주신 것은 아니지만 우리 계획이 3승을 해서 8강에 가는 것 아니었나. 그러려면 대만을 반드시 잡아야했는데 총력전애서 패했다. 그게 아쉬웠다. 아마 일본과 밤 경기를 하고 바로 낮에 경기를 한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과도 아쉬움도 있었던 WBC는 끝났다. 이제는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고영표는 "미국에 다녀오니 조금 더 어려운 것 같다. 2023년에는 일본에만 다녀왔기에 지금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대회도 더 늦게 끝났다. 시즌 일정을 맞추는데 조금 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기대감도 있다. 고영표는 "돌아보면 WBC에 나갔던 시즌(2023년)에 거의 커리어하이 성적을 냈더라. 그래서 올해도 살짝 기대를 하고 있다. 컨디션을 일찍 올린 것이 나쁘지 않을 수 있다. 피로감을 조금 갖고 시즌을 시작하겠지만 경기 감각이나 그런 부분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자료사진=고영표)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WBC 복귀 선수들에 염경엽 감독 “4명은 관광만 하고 와서..문보경-박동원 관리해야”
- 이강철 감독 “WBC 출전 선수들, 감 나쁘지 않다..김현수 특타? 본인이 치고싶어 친 것”
- 베네수엘라, 이탈리아 꺾고 사상 첫 WBC 결승 진출..미국과 우승 두고 격돌
- WBC 1안타 부진했지만..다저스 돌아간 김혜성, 시범경기 전경기 안타행진 계속
- WBC 마치고 샌프란시스코 돌아간 이정후, 시범경기 복귀전서 2루타+볼넷 활약
- 마운드와 솔로포 2개로 끝냈다..도미니카 질주 멈춰세운 미국, 3회 연속 WBC 결승 진출
- WBC 마친 류지현 감독 “잊을 수 없는 호주전 기적, 그냥 이뤄진 것 아냐..MVP는 노경은”
- 日 사상 첫 WBC 8강 탈락, 충격 휩싸인 오타니 “우승 외엔 실패, 분해..다음 국제대회서 설욕”
- “기적 썼고 가능성 봤다” 오승환 정민철 김나진 WBC 중계 시청률 1위 퇴장
- 미국, 캐나다에 5-3 신승..WBC 준결승서 ‘한국 완파’ 도미니카와 격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