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100억, 숨진 만삭 아내...남편의 수상한 졸음운전? 법원 판단은[뉴스속오늘]

2021년 3월18일. 교통사고를 위장해 만삭인 캄보디아 국적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남성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교통사고처리법상 치사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고, 살인을 전제로 적용된 보험사기 혐의는 무죄로 봤다.
앞서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로 판단이 엇갈렸다. 2심 재판부는 △ 아내 앞으로 90억원 상당의 보험금이 가입돼 있는 점 △ 아내 혈흔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 부검하지 않고 서둘러 화장한 점 등을 들어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피고인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임신 7개월차 아내(당시 24세)는 태아와 함께 현장에서 숨졌다. 아내는 당시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의자를 뒤로 젖혀 잠들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졸음운전을 하다 화물차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이씨가 아내를 피보험자로 가입한 보험은 25개에 달한다. 보험금 총액은 100억원에 이르고, 사고 전 매달 내야 했던 보험료는 월 400만원이 넘는다. 그는 사고 2~3개월 전 30억원 규모의 보험을 추가로 가입하기도 했다. 충남 금산군에서 생활용품점을 운영하는 이씨의 월 수입은 매달 1000만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숨진 아내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만삭 아내가 수면유도제를 스스로 복용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검찰은 이씨가 아내에게 수면제를 먹인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 이씨 집 주변 약국 수십곳을 탐문했지만 이씨가 수면제를 구입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셋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등에서 이씨가 사고 직전 핸들을 왼쪽으로 꺾었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아내가 타고 있던 조수석 쪽이 부딪히게 한 정황이 확인됐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아닌 의도적인 사고일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검찰은 이 밖에도 이씨가 사고 몇 시간 만에 화장장을 예약하고, "한국에 갈 테니 화장을 미뤄달라"는 처가 요구를 거부한 점도 이상하게 봤다.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사고 두 달 전 30억원 규모의 보험에 추가로 가입한 점 등을 들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7년 5월 "살인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후 대전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은 2020년 8월 이씨에게 졸음운전 책임만 물어 교통사고처리법상 치사죄로 금고 2년을 선고했다.

2021년 11월 라이나생명보험과 흥국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1심은 이씨 패소로 결론 났다. 쟁점은 아내의 보험 가입 당시 한국어 능력이었다.
1심 재판부는 사망한 아내가 수익자를 남편으로 하는 청약서에 직접 서명하는 방식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내 입장에서 보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정한 의사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아내가 입국 전후 계속 한국어를 배웠고, 보험 가입 당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능력이 있었다며 결론을 뒤집었다. 또 아내가 평소 남편 상점에서도 일했고 보험 가입 직후 원동기 면허 등을 취득한 점도 근거로 받아들였다.
대법원 역시 2023년 11월 원심 판단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없다고 보고 보험사 측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 31억원, 미래에셋생명 29억원, 한화생명 14억원, 새마을금고 2억1000만원, 교보생명 2억원 등 보험금 95억원이 이씨에게 지급됐다. 재판으로 인해 지연됐던 이자까지 더하면 보험금 규모는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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