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명 접속 BTS 라이브 “축제는 넷플릭스·청구서는 통신사”
1억명 동시 접속, 통신사 백본을 직접 때린다

[대한경제=심화영 기자]방탄소년단(BTS)의 화려한 컴백 공연이 다가오면서 국내 통신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유발하는 막대한 트래픽 부담을 국내 통신사가 오롯이 떠안는 구조적 모순이 이번 이벤트를 기점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넷플릭스가 190여 개국에 송출할 BTS 공연은 약 1억명 이상의 동시 접속이 예상되는 초대형 이벤트다. 기존의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는 트래픽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캐시서버(OCA)로 콘텐츠를 미리 복제해 두는 방식으로 부하를 분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시간 라이브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라이브 신호가 생성되는 즉시 수많은 접속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사전 캐싱’이 불가능하다. 결국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통신사의 핵심망인 ‘백본망’과 ‘해저케이블’로 곧바로 밀려 들어와 병목 현상과 버퍼링을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
국내 통신사들은 이번 ‘트래픽 폭탄’에 대비해 해저케이블과 백본망 용량을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리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일회성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대규모 상시 인프라 증설에 맞먹는 투자가 투입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프라 고도화 비용은 기간통신사업자(ISP)가 부담하는 반면, 이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과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수익은 글로벌 OTT가 가져간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재주는 통신망이 넘고 돈은 빅테크가 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와 신규 가입자 유입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지만, 정작 통신망 품질 유지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기 때문이다.
스포츠 중계와 대형 콘서트 등 OTT의 라이브 영역이 확대될수록 통신사가 감당해야 할 품질 리스크와 투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는 이번 BTS 공연을 계기로 망 이용대가에 대한 공정 기여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에서는 △라이브 트래픽에 대한 별도 정산 체계 △엣지 인프라 공동 투자 △대역폭 사전 계약 등 새로운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이 망을 기반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만큼 최소한의 공정 기여는 상식”이라며 “이번 BTS 라이브가 망 이용대가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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