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등판…오세훈의 전략 미스 결정적 3장면
②"불출마 없다"며 지도부와 애매한 대치
③이정현 사퇴 등 '공천 파행' 책임론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 번에 걸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접수 끝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윤석열 절연'에 이어, 장동혁 대표 2선 후퇴를 전제한 혁신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며 후보 등록을 거부한 오 시장이었지만, 얻어낸 것은 없다. 당 안팎에서 '오세훈 판정패'라는 말이 나온다.
오 시장은 17일 뒤늦게 등판을 공식화하면서도 결심이 지연된 이유는 지도부에 넘겼다. 오 시장은 "장 대표와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지도부의 모습은 수많은 후보들과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 시장의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고, 오히려 공천관리위원장 사퇴 소동 등 잡음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 시장의 승부수가 빗나간 세 장면을 꼽아봤다.
①너무 빨랐던 '절윤 결의문' 환영
특히 "수도권 출마자들이 선거에 임할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적었다. 이틀 전만 해도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완곡해진 톤이다. 절윤 선언을 주도한 지도부에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오 시장이 '공천 신청 보이콧'으로 절윤 결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다수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가 오 시장의 공천 신청 거부를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절윤 결의문만 나왔을 뿐, 부합한 후속 조치는 전무하다는 지적들이 국민의힘 소장파 내에서 터져 나왔고, 이에 발맞춰 오 시장도 11일 "국민들은 실천을 기다리고 있다"며 구체적 행동을 보이라고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자, 당내 분위기도 바뀌었다. 마찬가지로 장동혁 지도부에 비판적이지만 일찌감치 공천을 신청했던 윤희숙 전 의원은 "발판까지 마련된 마당에 장수가 자신의 역할을 시작하지 않는 것을 보며 도대체 누가, 그가 든 깃발로 힘을 얻겠나"라고 오 시장을 비판했다.
②"불출마 없다"며 지도부와 애매한 대치
실제로 오 시장은 선거를 뛸 만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장 대표를 계속 직격하면서도, 불출마 또는 무소속 출마설에 대해서는 "억측이다. 선거(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설령 지도부가 끝까지 오 시장측 요구를 받지 않더라도 공천은 신청할 것이란 인상을 남긴 것이다.

③이정현 사퇴 등 '공천 파행' 책임론
이 위원장은 오 시장이 공천 추가 신청을 거부한 다음날인 13일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려고 했지만,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전격 사퇴했다. 대구 '현역 중진 컷오프'를 둔 내부 이견도 있었지만, 오 시장의 연이은 보이콧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이 위원장이 전권을 약속받고 가까스로 복귀했지만, 한차례 뒤틀린 공천 일정은 회복되지 않았다. 공관위 파행 책임이 일정 부분 오 시장에게 향하면서, 그의 '혁신 요구' 메시지도 힘을 잃었다. '검증의 시간'이기도 한 공천 스케줄을 이토록 늦추며 얻어낸 '실리'가 무엇이냐는 물음표가 나오는 상황.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혁신의 목소리도 울타리 안에서 내야 영향력이 있다. 링 안에서 '장동혁 디스카운트'를 때리다가, 공천 불이익이라도 받으면 그게 오히려 명분이 서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결과적으로 오 시장의 이번 행보는 당내 건전한 비판세력의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보다, 전략적 계산이 반복적으로 빗나가며 대안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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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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