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말렸지만, 내게는 책임감이 있다” ‘열정남’ 로페즈 베네수엘라 감독의 마지막 도전 [MK현장]
베네수엘라를 사상 첫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 올려놓은 오마 로페즈(49) 대표팀 감독, 그는 자신의 책임감에 대해 말했다.
로페즈는 지난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대회 4강전에서 4-2로 승리,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로페즈는 상당히 감정적인 모습이었다. 거의 30분 가까이 격정을 토로했다.

이후 그는 일본과 8강전을 마친 뒤 아내와 나눈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
“아내가 ‘당신은 이렇게 많은 증오를 받을 자격이 없다. 나는 당신이 베네수엘라를 정상으로 이끌기 위해 한 모든 일들을 지켜본 유일한 목격자’라고 말하자 나는 ‘걱정하지 마라. 나는 이 모든 것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고통받는 것은 우리 가족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진정하고 들어. 나는 견딜 수 있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는 우리의 승리를 원하는 3000만 명의 국민이 있다. 그리고 나는 내 사람들과 함께 이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마이너리그 내야수 출신인 그는 은퇴 후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에서 오랜 시간 지도자로 활동했다. 2007년 당시 16세의 나이던 호세 알투베를 발굴해내기도 했던 그는 이후 천천히 단계를 거쳐 2023년 12월에는 메이저리그팀 벤치코치에 선임됐다.

로페즈는 “프리미어12 감독을 맡았을 때 아내는 ‘당신이 이룬 성과는 다시 이뤄내기 힘들다. 나 같으면 그 책임감을 떠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부부는 수년을 함께했고, 현명한 아내의 직감이 있다. 그러나 나는 아내가 그 말을 되풀이하자 ‘다시는 그 말을 하지 말라. 내 의지가 도전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며 부부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이어 “나는 아내에게 ‘이번이 내 마지막 WBC가 될 것이고, 베네수엘라를 결승까지 이끌 것이다. 이를 위해 나는 두 배, 세 배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대표팀 감독으로서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 노력이 결실을 본 그는 “비판은 비판일 뿐이고, 증오는 증오일 뿐이다. 때로는 위협이 따르기도 한다. 상관없다. 나는 사람들의 그러한 것들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의 목표는 교육하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국민 고유의 가치관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있다. 열정의 힘은 나도 잘 이해하지만, 그 열정이 가끔 격앙된 상태로 몰고 가기도 한다. 그렇기에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가족과 함께하는 한, 가족이 나를 사랑해 주는 한, 나는 끝까지 가족과 함께 나아갈 것이다. 이러한 나의 행보는 조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다시 눈물을 흘릴 것이다. 우리에게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또 하나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그는 원래 오마 비즈켈 감독의 요청에 따라 대표팀 1루 코치로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팀이 다른 사람을 1루 코치로 앉히기로 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결국 배팅볼 투수로 대표팀에 함께해야했다.
그는 당시 경험을 “아주 나쁜 경험”이라고 털어놨다. 비즈켈 감독 이외에 대표팀 운영진 누구도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
낙담한 그를 달랜 것은 루글라스 오도어 타격코치였다. 로페즈는 “샌디에이고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데 그가 내 옆에 와서 ‘이봐, 자네는 이 팀을 감독할 수 있어, 그렇지?’라고 말을 건넸다”며 당시 대화를 떠올렸다.
그는 코치의 위로에 강렬한 의지로 답했다. “나는 ‘네, 할 겁니다. 그러나 그전에 몇 가지 메모를 할 필요가 있다. 베네수엘라를 더 나은 위치에 올려놓기 위해 몇 가지를 다르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나는 강렬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나쁜 경험의 한복판에 있었기에 무엇을 기록해 두어야 할지, 우리나라를 대표할 팀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안 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기에 ‘그래, 내가 직접 나서서 이 일을 해내야겠다’라고 결심했다”며 대표팀 감독을 결심한 계기를 설명했다.
[마이애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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