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제 냄새까지 읽는다…질병 진단부터 반도체·향수 산업까지 확장

여나래 기자 2026. 3. 18.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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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시각·청각을 넘어 '후각'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츠저널에 따르면 냄새를 감지·분석하는 '전자코(e-노즈)' 기술이 의료 진단부터 산업 안전, 향수 개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이면서 차세대 감각 AI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코는 공기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감지해 냄새의 구성과 패턴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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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코 기술, 인간보다 최대 1000배 정밀한 후각 구현
의료·반도체·리테일 등 산업 전반으로 상용화 시도
데이터 부족·표준화 한계…기술 성숙까지 시간 필요
인공지능(AI)이 시각·청각을 넘어 '후각'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출처=WSJ]

인공지능(AI)이 시각·청각을 넘어 '후각'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츠저널에 따르면 냄새를 감지·분석하는 '전자코(e-노즈)' 기술이 의료 진단부터 산업 안전, 향수 개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이면서 차세대 감각 AI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코는 공기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감지해 냄새의 구성과 패턴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일부 시스템은 인간보다 최대 1000배 높은 정밀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복 노출 시 감각이 둔해지는 인간과 달리 지속적인 감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의료다. 전자코는 호흡, 땀, 소변 등에 포함된 화학적 신호를 분석해 폐암, 요로 감염, 위장 질환 등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장기 우주 임무에서 우주인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개발했으며, 코로나19와 독감 등 감염 질환 탐지에서도 성과를 확인했다.

미네소타주 소재 심플리파이 오토메이션은 NASA 기술을 활용해 병원 내 공기를 분석, 감염 징후를 탐지하는 상용 장비를 개발 중이다. 다만 의료 분야는 규제와 비용 부담으로 상용화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후각 기능 회복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하버드대 조안나 아이젠버그 교수 연구팀은 매사추세츠공대(MIT) 및 매스 제너럴 브리검과 협력해 후각 저하 환자를 위한 진단 및 치료 기술을 연구 중이다. 센서 칩을 후각 조직에 삽입해 기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코용 인공와우'로 불린다.

산업 현장에서는 안전 관리와 품질 유지에 활용된다. 기존 센서는 특정 가스만 감지하는 반면, AI 기반 전자코는 벤젠, 곰팡이 등 다양한 유해 물질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반도체 공정처럼 미세 오염에도 민감한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다.

미국 AI 기업 아이노스는 반도체 생산시설에 전자코를 도입해 공기 중 미세 화학물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장비 이상으로 발생하는 과열 징후도 냄새로 사전 감지해 유지보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수 및 소비재 산업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뉴욕 소재 AI 기업 오스모는 분자의 냄새 특성을 예측하는 '후각 AI 모델'을 개발해 향수 제조 과정을 단축하고 있다. 기업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시그니처 향' 개발에도 활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위조품 판별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제품은 제조 과정과 원재료에 따라 고유한 냄새를 가지는데, 이를 '냄새 지문'으로 활용해 정품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오스모는 실제로 운동화 리셀 시장에서 가품을 높은 정확도로 식별한 사례를 확보했다.

농축산업에서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호주 기업 에이지센트는 소의 호흡을 분석해 임신 여부를 94% 정확도로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축사 내 센서를 통해 메탄 배출량을 측정하고 사료 조정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다만 기술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냄새는 습도, 확산 정도 등 환경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주관성이 강해 표준화가 어렵다. 또한 이미지·음성 데이터와 달리 냄새 데이터 축적이 부족해 AI 학습 기반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전자코 기술이 컴퓨터 비전처럼 성숙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초기 단계지만, 데이터 축적과 기술 고도화가 진행될 경우 산업 전반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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