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물가 압박 ②예산 자기부정 ③정치 중립성 위반…'전쟁 추경' 3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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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정부가 이른바 '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작업에 전격 착수했다.
이달 말 20조 원 규모의 추경안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취약계층과 수출 기업 지원 등을 위해 전쟁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획예산처는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만들어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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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예산 실패·세수 추계 오류 자인
지방선거 앞둔 선거용 예산 공방
재정 확보 위한 소규모 편성 제언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정부가 이른바 '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작업에 전격 착수했다. 이달 말 20조 원 규모의 추경안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다만 논란도 뒤따른다. ①물가 상승 압박 ②본예산 편성 실패 ③정치적 중립성 위반 등 크게 세 가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취약계층과 수출 기업 지원 등을 위해 전쟁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지방 투자에 대한 대규모 지원과 함께 취약계층 대상 소득지원정책을 지방에 더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기획예산처는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만들어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당장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4월부터 추경안 집행이 시작되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추경을 통한 수요 견인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8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부작용을 고려해 추경 사업 범위를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민생 안정 △수출 기업 지원 등으로 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서민과 취약계층의 개념이 모호해 정치권과 각 부처의 증액 요구가 이어질 경우 사업 규모가 비대해질 가능성이 적잖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유류비 지원을 넘어 경기 부양 목적까지 확대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728조 원에 달하는 역대급 본예산 집행이 시작된 지 석 달도 채 안 돼 추경을 편성하는 것을 두고 '예산 실패'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미국·이란 전쟁'이라는 비상 상황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관가 안팎에서는 이미 전쟁 발발 전부터 '벚꽃 추경'설이 파다했다. 추경 편성을 기정사실로 하고 명분을 찾던 중 전쟁이 터지자 "울고 싶은 사람 뺨 때려준 격"이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예산 심의 당시 반도체 경기 회복 등 거시 지표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낡은 데이터를 고집해 세수를 과소추계했다"며 "예산안을 수정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기존 안을 밀어붙인 결과, 세출 계획이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동떨어지게 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부실한 세수 추계와 예산 설계가 조기 추경의 배경이 됐다는 얘기다.

정치적 중립성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이라 야권은 '선거용 돈 풀기'라고 비판한다. 실제 선거철 추경은 늘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20년 4월 총선 전 11조7,000억 원, 2021년 4월 재보선 당시 15조 원,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각 16조9,000억 원과 62조 원 규모의 추경이 편성됐다. 네 사례 모두 선거 전달에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조언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초과세수 전부를 투입하기보다 10조 원 규모로 내실 있게 편성하고, 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 하반기를 대비해 재정 여력을 남겨두는 것이 불확실성 대비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과거 '소비쿠폰' 식의 보편적 지원은 지양해야 한다"며 "에너지 필수 소비 계층 등 충격이 집중되는 곳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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