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 사타구니·아랫배 ‘혹’ 방치하면 안돼
복벽 결손부위로 장기 등 빠져나와
노화로 중장년층 남성에 흔히 발병
전체 탈장중 70~80% 서혜부 탈장
혹 누우면 사라졌다 힘주면 나타나
대퇴·제대 등 부위 따라 치료 달라
감돈·교액 등 방치땐 합병증 위험
복강경수술, 통증 적고 회복 빨라
복부 근력 강화·체중관리 등 도움

70대 남성 A씨는 한 달 전부터 오른쪽 사타구니에 따끔거리는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지냈는데 갈수록 심해졌고, 최근에는 통증과 함께 오른쪽 사타구니에 혹 같은 것이 만져졌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진단 결과 '서혜부 탈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처럼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게 '탈장'이다. 동천동강병원 외과 이태석 전문의와 함께 탈장의 증상과 치료 및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복압 상승·노화 등…대부분 '서혜부 탈장'
탈장은 말 그대로 장이 탈출한 것으로, 복강을 둘러싸는 복벽의 결손 부위를 통해 복강 내 장기 혹은 내용물들이 빠져나오거나 바깥으로 밀려 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복벽은 본래 여러 층의 근육과 근막으로 구성되어 복부 장기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복압 상승, 선천적 구조 또는 나이 등의 요인으로 약해지면 탈장이 생길 수 있다. 연령별로는 3주기, 즉 신생아와 노년기, 신체 건강한 청년기에도 과도한 육체적 활동에 의해서 흔히 발생한다.
이태석 동천동강병원 외과 전문의는 "겉으로는 피부 아래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며, 힘을 주거나 기침을 할 때 더 도드라지는 특징이 있다"며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장은 복벽이 약해지는 원인과 복압이 상승하는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생한다. 이태석 전문의는 "선천적으로 복벽이 약한 경우도 있으며, 노화로 인해 근육과 근막이 약해지면서 생기기도 한다"며 "또한 만성 기침, 변비,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배뇨 곤란,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직업, 비만, 임신 등 복압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복부 수술을 받은 부위는 조직이 약해져 탈장이 발생하기 쉽다"고 밝혔다.
이 전문의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더욱 흔하고, 왼쪽보다는 오른쪽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며 "특히 중장년 남성이 주의해야 하는데, 환자의 약 65%가 50대 이상이고,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약 7배 정도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탈장은 발생 부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가장 흔한 것은 서혜부(사타구니)에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이며, 전체 탈장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석 전문의는 "서혜부 탈장 외 대퇴부에 생기는 대퇴 탈장, 배꼽 부위에 발생하는 제대 탈장, 수술 부위가 약해지면서 생기는 절개 탈장 등이 있다"며 "드물게는 횡격막을 통해 흉강 쪽으로 장기가 밀려 올라가는 횡격막 탈장도 있으며,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과 치료 접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 치유 어려워 대부분 수술 진행
성인 탈장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서혜부 탈장은 사타구니나 아랫배 부위에 불룩한 혹이 나타나며, 서 있거나 힘을 줄 때 커지고, 누우면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탈장이 된 환자의 경우 부드럽고 둥근 표면을 가진 덩어리가 사타구니로 튀어나오며 힘을 주면 더 두드러진다.
이태석 전문의는 "만약 탈장된 장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끼어버리는 감돈 상태가 되면 심한 통증과 구토, 복부 팽만이 나타날 수 있다"며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교액 상태로 진행되면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탈장은 주로 의사의 촉진을 통해 진단한다. 이 전문의는 "환자가 서 있는 상태에서 기침을 하거나 힘을 주게 해 돌출 여부를 확인한다"며 "필요에 따라 복부 초음파나 CT 촬영을 시행해 정확한 위치와 크기, 탈장 내용물을 확인하기도 한다. 특히 비만하거나 증상이 애매한 경우 영상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탈장의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약물이나 운동만으로는 이미 생긴 탈장을 완전히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전문의는 "수술은 약해진 부위를 봉합하거나 인공막을 이용해 보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며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 널리 시행되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감돈(탈출된 장기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이나 교액(혈류가 차단되는 상황)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 후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탈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복부 근육을 강화하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전문의는 "탈장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은 어렵지만, 위험 요인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평소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복부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만성 기침이나 변비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복압이 과도하게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수술 후에는 일정 기간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의료진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