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부활… 엔비디아 AI 칩 생산

“우리를 위해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를 만들고 있는 삼성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GTC 2026이 개막한 16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SAP센터에 마련된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 하반기, 아마도 3분기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그록3 LPU 제품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깜짝 공개했다. 그는 이어 “삼성은 우리를 위해 뼈 빠지게 일하고 있다(Cranking as hard as they can)”고 추켜세웠다. 그록은 현재 AI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추론 칩을 설계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와 200억달러(약 30조원)의 기술 라이선스를 체결하며 사실상 엔비디아에 통합됐다. 삼성이 엔비디아의 게임칩이 아닌 AI용 반도체 생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던 파운드리가 올해 반도체 수퍼 사이클을 타고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선단 공정(반도체 회로를 극도로 가늘게 만드는 최첨단 제조 공정)’의 합격품 비율이 점차 안정화되고, 외부 고객사 유치로 활로가 생기면서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주문이 들어왔다”며 “그록 LPU의 효과가 검증되면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 파운드리가 이르면 4분기엔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 살리는 4나노
그록의 차세대 LPU 제품은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삼성 HBM4의 베이스다이(가장 아래에서 데이터 흐름을 조율하는 핵심 칩)를 생산하는 공정이기도 한 4나노는 수율이 80%를 넘어 안정적인 데다, 설계 노하우 부담도 2·3나노보다 적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4나노는 대만 TSMC가 주력하는 2나노에 비해선 웨이퍼당 단가가 낮지만, AI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에 충분한 공정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4나노에서 생산된 HBM4를 사용하고, 그록 LPU 제품까지 맡기자 삼성전자 4나노에 ‘테스트 통과’ 인증 도장을 찍어줬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외부 고객 유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2나노 수율 잡아야
반도체 업계에선 4나노를 확실하게 잡은 삼성 파운드리의 과제는 2나노 수율이라고 분석한다. 2나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도조 수퍼컴퓨터, 옵티머스(휴머노이드 로봇)용 AI 칩인 A16을 생산 예정인 차세대 공정이다. 연초부터 기대를 받았던 퀄컴·AMD와 수주 협상도 2나노 품질이 관건이다. TSMC가 웨이퍼 한 장당 3만달러대였던 2나노 가격을 계속 올리는 만큼, 2나노 수주의 물꼬가 트이면 삼성 파운드리 수익성도 크게 좋아질 수 있다.
다만 2나노대 상황은 4나노대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 반도체 장비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 2나노 수율은 40%대로 낮은 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내려면 합격품이 최소 50%를 넘어야 한다”며 “AMD·퀄컴과 협상이 쉽게 마무리되지 못하는 배경에는 2나노 수율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리사 수 AMD CEO가 18일 방한하는데,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HBM 등 메모리를 넘어 파운드리 협력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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