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선 아재, 전남선 청년?"… 통합 앞두고 '청년 기준' 딜레마

정성현 기자 2026. 3. 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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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 특별시장 후보들 공약 잇따라
광주 39세·전남 45세·시군 49세
양 시·도 광역조례부터 정면충돌
상향 ‘예산 폭탄’ 하향 ‘정책 공백’
“지역특성 생애주기별 조정 필요”
전남도청사(왼쪽)와 광주시청사. 전남일보DB

"광주에선 40대가 중년이지만, 전남에선 아직 청년입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 후보들이 청년 수당과 창업·일자리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책 수혜자인 '청년' 연령 기준이 광주와 전남에서 서로 달라, 통합 이후 청년 정책 대상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선거전이 달아오르며 대규모 청년 공약도 이어지고 있다. 강기정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 후보는 전날 광주시의회에서 청년 약 60만명에게 연 100만원을 지급하는 '특별시민수당(청년기본수당)'을 제시했다. 신정훈 후보 역시 최근 1조원 규모의 청년 창업·도전 펀드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공약들임에도 청년 연령 기준이 지역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광주광역시는 청년을 19세 이상 39세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전라남도는 청년 기본 조례에서 18세 이상 45세 이하를 청년으로 정의하고 있다. 통합 주체인 두 광역단체의 조례 기준부터 이미 6년 차이가 난다.

기초지자체까지 내려가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담양·곡성·구례·고흥·보성·화순·장흥·강진·해남·영암·함평·완도·진도·신안 등 14개 군은 청년 연령 상한을 49세로 두고 있다. 목포시도 청년 유출 대응 차원에서 45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통합특별시 안에서 △광주 39세 △전남도 45세 △일부 군 49세까지 최대 10년 가까운 격차가 발생하는 구조다.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후보가 지난 17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시민을 위한 첫 번째 약속, 특별시민수당'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강기정 측 제공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정책 대상과 재정 규모도 크게 달라진다. 전남도 추계에 따르면 청년 기준을 39세에서 45세로 확대할 경우 대상 인구는 약 39만명에서 53만명으로 14만명가량 늘어난다. 상한을 49세까지 확대하면 청년 사업비 부담도 약 1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후보들의 대규모 수당과 펀드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지방정부 재정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기준을 광주처럼 39세 이하로 낮출 경우 농어촌 지역에서는 정책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군 지역에서는 40대 초중반이 지역 경제 활동의 중심 인구로 남아 있어 기존 청년 정책 대상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책 기준의 차이는 두 지역의 인구 구조 격차와도 연결된다. 지난해 기준 광주 청년 인구 비율은 25.7%지만 전남은 19.3%에 그친다. 반대로 고령화율은 광주 18.9%, 전남 28.5%로 전남이 훨씬 높다. 통합 이후 전체 청년 비중은 약 22.1%, 고령 인구 비중은 약 24.2% 수준으로 예상된다. 청년 유출 대응과 고령사회 대응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되는 구조다.

정책 수요 역시 지역마다 다르다. 광주는 취업과 주거,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응하는 도시형 청년 정책 수요가 크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광주 1인 가구 비중은 36.9%로 2020년보다 4.5%포인트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중장년층 38%, 청년층 36%, 노년층 25.8% 순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1인 가구와 청년층을 겨냥한 맞춤형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전남은 청년 유출을 막고 농어촌 정착을 지원하는 정책 수요가 상대적으로 큰 지역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통합 이후 청년 정책을 단일 연령 기준으로 일괄 적용하기보다 지역 특성을 반영해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모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도시형 청년 정책과 농촌형 청년 정책은 대상과 목적이 다르다"며 "통합 이후에는 광역 기준과 지역 특성을 함께 반영하는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다른 인구 구조와 정책 기준을 가진 두 지역이 결합하는 첫 사례인 만큼 청년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고 정책과 예산을 조정할지가 초기 인구정책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