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언박싱] 기뢰·모기 함대·미사일 ‘독침 3종 세트’…트럼프, 호르무즈 뚫을 수 있나?
지구촌 이슈를 깊이 있게 풀어내 보는 시간, W언박싱입니다.
이란이 걸어 잠근 호르무즈 해협의 빗장을 풀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구상이죠.
그래서 동맹국 등에 군함 파견까지 요구해 '해상 호위 연합팀'을 꾸리겠다는 건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 시각 16일 : "이란은 항상 호르무즈 해협을 경제적 무기로 사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더는 그렇게 사용하지 못할 것입니다. 수많은 국가가 지원하러 오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호언장담과 달리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는 건 매우 어렵다,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우선 지형 자체가 어렵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가장 폭이 좁은 곳은 33km.
전 세계 원유의 20%가 이 좁은 길목을 지나는 건데요.
대형 유조선이 지나갈 수 있는 실제 항로는 더 좁습니다.
들고 나는 배가 안전하게 교차하기 위해 각각 3~4km로 항로 폭을 설정해두는데요.
선박 사이에도 같은 폭을 확보해야 합니다.
비좁은 공간에 여러 배들이 한꺼번에 모일 수밖에 없어서 이곳은 군사 용어로 '치명적 깔때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여기에 기뢰와 모기 함대, 그리고 미사일까지.
이란의 이른바 '독침 3종 세트'도 위협입니다.
가장 골치 아픈 건 기룁니다.
호위 작전을 펼치려면 미 군함이 유조선과 함께 이동하면서 가장 먼저 기뢰를 제거해야 하는데요.
뿌리는 데는 한 시간, 제거하는 데는 몇 주가 걸립니다.
이란이 보유한 기뢰만 6천여 기.
종류도 다양하고 크기가 작아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수십, 수백 척의 소형 고속정과 자살 드론 등 이른바 '모기 함대'가 떼로 몰려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단 한 대만 뚫려도 민간 유조선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죠.
해안포와 미사일도 치명적입니다.
이란 해안에서 쏜 미사일이 배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미군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2분 미만으로 추정됩니다.
이란 해안이 산악 지대에 둘러싸인 탓에 내륙 깊숙한 곳에서 시작되는 공격에 미리 대비하기도 어렵습니다.
가만히만 있어도 목표물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오는 구조, 미군이 이곳을 '킬 박스', '죽음의 상자'라 부르며 진입을 망설이는 이윱니다.
[모하마드 파크푸르/이란 혁명수비대 지상군 사령관/지난달 : "우리는 섬 주변에 강력한 요새를 구축했습니다. 매우 훌륭하고 탁월한 요새입니다. 우리는 이미 좋은 장비들을 설치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장비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이 최소한 12대의 '리퍼 드론'을 동원해서 해안가를 감시하고 즉각 타격해야 작전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결국 호위 작전을 펼치려면 수천 명의 병력과 막대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합니다.
유조선 한 척당 최소 두 척의 군함이 붙어야 하는데, 걸프 지역에 묶인 배만 6백여 척.
모두 통과시키는 데만 몇 달이 걸릴지 모를 일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상군 투입설'까지 나오는데요.
아예 이란 남부 해안을 미국이 점령해 이란군의 포격을 막겠다는 건데, 자칫하면 게릴라전에 능한 이란 혁명수비대를 상대로 미군이 '제2의 이라크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렇게 군사 작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풀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아주 어렵게 봉쇄를 뚫었다 해도 민간 유조선들의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기까지는 상당한 인명피해와 시간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만큼 전 세계가 감내해야 할 경제적 고통도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군사적 해법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 오히려 지금이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할 때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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