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수정한 오세훈의 ‘출사표’…승부수였나 무리수였나
‘절윤 결의문’ 이끌어냈지만 ‘당 분열’ 그대로…‘미접수 효과’ 갑론을박
장동혁 ‘혁신 선대위’ 선 긋기에…일각서 ‘서울시 차원’ 선대위 제안도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6·3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의 윤어게인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공천 신청을 하지 않는 승부수를 던진 지 9일 만이다. 당의 '재접수' 마감일 때도 응하지 않은 오 시장은, '재재접수' 마감일(17일)까지도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이날 결국 등록을 마쳤다. 이로써 오 시장의 불출마나 무소속 출마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지도부 노선 혼란과 내홍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오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공천 접수 관련 기자회견에 나서기 직전까지도 입장문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메시지에 대해 참모진 의견을 구하기보단 직접 다듬었다는 전언이다. 다만 오 시장 측 인사들은 불출마나 무소속 출마 논의는 결코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이번 선거에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었지만 그 방식을 두고 막판 고심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공천 접수를 신청하면서 세 가지 메시지를 강조했다. 먼저 장동혁 당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위해 더 가시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당초 공천 신청 조건으로 내걸었던 '혁신 선대위원회' 조기 출범을 관철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해당 요구들이 선거가 끝날 때까지 반영되지 않을 경우, 오 시장은 당의 울타리에 있더라도 '장동혁 체제'와 선 긋고 '독자 브랜드'를 세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전방 사령관의 마음으로 이 전쟁에 나선다.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저에게 주어진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어 "장동혁 지도부가 혁신 의지를 포기한 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 서울을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 서울에서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의 공천 접수를 환영한다면서도 혁신 선대위 요구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통상 선거에서는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쯤 선대위가 출범한다"며 "공천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선거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기는 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일축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오 시장의 인적 쇄신이나 혁신 선대위 구성에 대해 선 그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서울시를 선대위처럼 꾸려서 별도로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혁신 선대위 출범이 계속 미뤄진다면 서울시를 통해 선대위 역할을 하는 대책도 언급된 바 있다"며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결의문'으로 시작했지만, '윤어게인'으로 돌아와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이번 결단이 처음에는 '승부수'로 통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당내 딜레마가 심해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오 시장이 공천을 접수하지 않을 경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이는 곧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이름을 올린 이른바 '절윤 결의문'을 발표하는 변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 지지율이 하락했고,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중진 컷오프(공천 배제) 검토에 따른 당내 반발 등 내분은 오히려 더 점입가경이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이런 상황을 두고 "절윤에 대한 실천이 부족하다"는 메시지만 계속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그의 세 가지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①당의 절윤 결의문을 도출해냈음에도 오르지 않은 지지율에 대해서 '더 확실한 절연 필요'라는 호소 외에는 오 시장 스스로도 뚜렷한 대책이 없고, ②당내 소장파 등의 확실한 세력 확대나 움직임을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③당권파의 반발은 오히려 커지면서 내분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는 지적이다.
당권파와 소장파 간 갈등은 평행선이 지속되고 있다. 당권파로 꼽히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절윤' 후속조치를 요구하는 오 시장의 주장을 두고 "전투가 아닌 자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 시장을 향해 "출마 선언에 여당의 비판보다 당 지도부에 대한 공격이 많고 서울시에 대한 비전보다 패색 짙은 부정의 언어가 많다"며 "이제라도 자해 행위를 멈추고 수도 서울의 비전을 제시하라"라고 촉구했다.
당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도 오 시장과 정반대의 진단을 내렸다. 김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강성 지지층도 국민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개딸'과 절연하라고 한 적 있느냐"며 "특정 지지자만 우리 눈에 거슬리니 절연하라고 하는 건 곧 국민과 절연하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윤어게인' 세력에 대해선 "1부터 10까지 매운맛이 있는데 5 이상은 들어오지 말라고 하면 되겠느냐"며 "우리가 절윤을 하지 않아서 지지율이 안 오른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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