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수정한 오세훈의 ‘출사표’…승부수였나 무리수였나

강윤서 기자 2026. 3. 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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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불출마·무소속 출마’ 선택지는 없었다?…마지막까지 ‘메시지’ 고민
‘절윤 결의문’ 이끌어냈지만 ‘당 분열’ 그대로…‘미접수 효과’ 갑론을박
장동혁 ‘혁신 선대위’ 선 긋기에…일각서 ‘서울시 차원’ 선대위 제안도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현장 인근에서 주택 활성화 방안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6·3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의 윤어게인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공천 신청을 하지 않는 승부수를 던진 지 9일 만이다. 당의 '재접수' 마감일 때도 응하지 않은 오 시장은, '재재접수' 마감일(17일)까지도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이날 결국 등록을 마쳤다. 이로써 오 시장의 불출마나 무소속 출마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지도부 노선 혼란과 내홍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오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공천 접수 관련 기자회견에 나서기 직전까지도 입장문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메시지에 대해 참모진 의견을 구하기보단 직접 다듬었다는 전언이다. 다만 오 시장 측 인사들은 불출마나 무소속 출마 논의는 결코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이번 선거에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었지만 그 방식을 두고 막판 고심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공천 접수를 신청하면서 세 가지 메시지를 강조했다. 먼저 장동혁 당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위해 더 가시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당초 공천 신청 조건으로 내걸었던 '혁신 선대위원회' 조기 출범을 관철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해당 요구들이 선거가 끝날 때까지 반영되지 않을 경우, 오 시장은 당의 울타리에 있더라도 '장동혁 체제'와 선 긋고 '독자 브랜드'를 세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전방 사령관의 마음으로 이 전쟁에 나선다.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저에게 주어진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어 "장동혁 지도부가 혁신 의지를 포기한 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 서울을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 서울에서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의 공천 접수를 환영한다면서도 혁신 선대위 요구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통상 선거에서는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쯤 선대위가 출범한다"며 "공천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선거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기는 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일축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오 시장의 인적 쇄신이나 혁신 선대위 구성에 대해 선 그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서울시를 선대위처럼 꾸려서 별도로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혁신 선대위 출범이 계속 미뤄진다면 서울시를 통해 선대위 역할을 하는 대책도 언급된 바 있다"며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월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지난 13일 사퇴를 선언한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결의문'으로 시작했지만, '윤어게인'으로 돌아와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이번 결단이 처음에는 '승부수'로 통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당내 딜레마가 심해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오 시장이 공천을 접수하지 않을 경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이는 곧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이름을 올린 이른바 '절윤 결의문'을 발표하는 변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 지지율이 하락했고,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중진 컷오프(공천 배제) 검토에 따른 당내 반발 등 내분은 오히려 더 점입가경이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이런 상황을 두고 "절윤에 대한 실천이 부족하다"는 메시지만 계속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그의 세 가지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①당의 절윤 결의문을 도출해냈음에도 오르지 않은 지지율에 대해서 '더 확실한 절연 필요'라는 호소 외에는 오 시장 스스로도 뚜렷한 대책이 없고, ②당내 소장파 등의 확실한 세력 확대나 움직임을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③당권파의 반발은 오히려 커지면서 내분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는 지적이다.

당권파와 소장파 간 갈등은 평행선이 지속되고 있다. 당권파로 꼽히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절윤' 후속조치를 요구하는 오 시장의 주장을 두고 "전투가 아닌 자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 시장을 향해 "출마 선언에 여당의 비판보다 당 지도부에 대한 공격이 많고 서울시에 대한 비전보다 패색 짙은 부정의 언어가 많다"며 "이제라도 자해 행위를 멈추고 수도 서울의 비전을 제시하라"라고 촉구했다.

당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도 오 시장과 정반대의 진단을 내렸다. 김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강성 지지층도 국민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개딸'과 절연하라고 한 적 있느냐"며 "특정 지지자만 우리 눈에 거슬리니 절연하라고 하는 건 곧 국민과 절연하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윤어게인' 세력에 대해선 "1부터 10까지 매운맛이 있는데 5 이상은 들어오지 말라고 하면 되겠느냐"며 "우리가 절윤을 하지 않아서 지지율이 안 오른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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