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집사님, 냥집사님, 전시 산책 오세요”…서래마을서 ‘반려견·반려묘 위한 아트마켓’ 개최

정충신 선임기자 2026. 3. 1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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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아트릭스 21일~4월 5일 ‘댕집사, 냥집사님, 전시 산책’
반려견·반려묘 아트마켓 2026…60명 작가, 70여 점 작품 전시
수의사 일요일 무료 진료…반려동물 사료 무료 증정
아트 플리마켓 매일 운영…김태연의 반려동물 친화 음악 선율
갤러리 아트릭스의 ‘댕집사, 냥집사 전시 산책’ 포스터. 갤러리 아트릭스 제공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의 갤러리 아트릭트는 오는 21일부터 4월 5일까지‘댕집사, 냥집사님, 전시 산책 : 반려견·반려묘 아트마켓 2026’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반려견과 반려묘를 사랑하는 우리 시대 정서를 바탕으로, 예술 감상과 아트마켓, 반려문화와 생명존중 메시지를 한 공간에 엮어낸 복합 기획전이다. 60명의 작가가 참여해 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70여 점 가운데 60점 이상이 입체조형물로 구성돼 회화 중심 전시와는 또 다른 밀도와 현장감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소형 조형물과 회화, 아트굿즈를 한 자리에서 만나며, 일상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의 새로운 형태를 경험하게 된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보수적인 화이트 큐브 갤러리의 문턱을 낮추고 철저하게 반려동물 친화적인 관람 환경을 조성한 점이다.

갤러리 아트릭트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실내 기저귀 착용(선택)과 목줄 착용 등 기본 펫티켓을 준수하면, 반려견·반려묘와 함께 실내외 전시장을 자유롭게 ‘산책’하듯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참여 작가군도 눈길을 끈다. 대학교수 급으로 이뤄진 원로, 중견 작가부터 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신진 작가까지 함께 참여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 속 기쁨, 위로, 유희, 돌봄의 감각을 다채로운 조형언어로 풀어낸다.

김성복, 신화, Marble, 14x27x36cm, 2017. 갤러리 아트릭스 제공

김성복 성신여대 조소과 교수는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는 작품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적 해학을 바탕으로 삶의 의지와 희망을 조형화해 주목받아왔다. 김 교수는 이번 전시에 신화 속 상서로운 동물을 형상화한 ‘신화’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여인’과 ‘곰’이라는 친숙한 형상을 통해 한국적 서정과 인간적 온기를 빚어온 원로 조각가 고정수는 아빠 곰과 아기 곰을 주제로 한 작품 ‘잊혀진 유희’로 전시의 깊이를 더한다.인간의 몸과 내면을 극사실적 조형으로 탐구해 온 전남대 박형오 교수, 움직임 자체를 조각의 재료로 삼아온 키네틱 아트 계열의 노해율 단국대 교수, 동물 탈을 쓴 인간 형상을 통해 현대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페르소나를 질문해 온 오원영 충북대 교수, 섬유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삶의 궤적을 직조하는 예술가’로 유명한 안지만 작가 역시 이번 전시의 조형적 스펙트럼을 넓혀줄 핵심 작가들이다.

김보라, 안녕! 나의 꿈!, 21x21x13cm, 투명레진, 2023. 갤러리 아트릭스 제공

전시 진행을 총괄하며 이번 전시에서도 작품을 선보이는 김보라 성신여대 조소과 교수는 순수한 동심과 행복한 순간(Happy Moment)을 조형물로 형상화한 작품들로 조각분야에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이와함께 가족의 기억과 따뜻한 서사를 오석 등의 단단한 재료에 담아내는 전덕제 작가의 작품 또한 이번 전시의 스케일과 품격을 높여준다. 또 ‘거친 외모의 순정남’ 조형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원근 작가도 댕댕이를 안고 있는 순정남을 표현한 ‘Puppy Man’을 선보인다.

강민기, sculpainting‘LOVE’, 23x20x12cm, resin, 2025. 갤러리 아트릭스 제공

젊은 감각과 대중성도 돋보인다. 금속 유닛을 쌓아 올리는 ‘스틸 페인팅’ 방식으로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완판 신화’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강민기, 강렬한 색감과 팝적 조형 언어로 동물 형상을 구현해 컬렉터들의 호응을 얻어온 또다른 ‘완판 작가’ 김우진은 이번 전시의 활력과 시장성을 함께 상징한다.

한국 아트토이 1세대를 대표하는 쿨레인은 스트리트 감성과 피규어 조형을 결합한 작업으로 전시에 대중문화적 확장성을 부여한다. 쿨레인은 세계 최초로 NBA(미국프로농구) 공식 피규어 시리즈를 제작했으며, 나이키·리복· 반스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다.

홍지연, 딸기와 행복한 맥, 84.1cm x 118. 갤러리 아트릭스 제공

반복되는 일상 속 현대인의 감정과 상태를 덩어리진 형상으로 드러내는 유경민 작가 또한 이번 전시의 정서적 결을 풍성하게 한다. 회화 작품을 선보이는 평면 작가군 역시 전시에 또 다른 층위를 더한다. 자신의 반려견 ‘맥’을 모티프로 명화 오마주와 반려의 정서를 결합해 온 홍지연은 반려동물 회화의 대중성과 친밀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서동주, True Heaven, 에디션 판화, 46.6x68cm, 2024

도시의 흔적과 기억, 낙서 같은 감각을 두터운 화면 위에 쌓아 올리는 이은황은 도시적 감수성과 내면의 시선을 결합한 회화로 참여한다. 미국 변호사 겸 방송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 회화 작업으로도 주목받는 서동주는 자유로운 색채와 감성적 붓질을 통해 내면의 치유와 자기 서사를 화면에 옮긴다. 서동주 작가는 베스트셀러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의 작가이기도 하다.

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꽃이 만발한 환상적 정원 속에서 사람과 반려동물들이 함께 쉬고 있는 장면을 그린 ‘True Heaven’으로 방문객을 만난다.

작품 가격대 역시 폭넓게 구성된다. 5000원대 아트굿즈부터 10만~20만 원대 소품,수백만에서 2000만 원대 작품까지 마련돼 초보 컬렉터부터 미술 애호가까지 각자 취향과 예산에 맞게 작품 선택 폭을 넓혔다.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소장의 즐거움을 확장하는 ‘생활형 아트마켓’이라는 점도 이번 전시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번 전시는 단지 ‘귀여운 동물’을 소비하는 이벤트성 전시에 머무르지 않는다. 팅커벨 프로젝트와의 협업을 통해 유기동물에 관한 정보와 공감의 통로를 함께 마련하고, 예술을 통해 생명존중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환기시키는 장으로 구성된다.

전시 기간 중 일요일에는 고양시수의사회 회장 등을 역임한 동물병원 원장들이 전시장 현장에서 관람객의 반려동물을 위한 무료 진료와 건강 상담, 마이크로칩 시술 제안 등 의료 재능기부 활동을 펼친다.

유기동물을 위한 뜻깊은 캠페인도 함께 열린다. 전시장 내에는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가족을 찾아주세요’라는 타이틀 아래 보호 중인 유기견 50마리의 단체 및 개별 영상이 상영되며, 현장 입양 상담으로 이어진다. 갤러리를 방문하면 신진 작곡가 김태연이 반려동물의 청각 구조를 반영해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만든 ‘창작곡’, ‘마법의 숲(산책)’과 ‘오후의 낮잠’이 전시장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흘러나온다. 반려동물과 함께 음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오감으로 즐기는 전시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 오프닝은 21일 오후 3시에 열리며 갤러리 아트릭트는 개막 전 온라인 네이버폼을 통해 사전 등록을 완료한 방문객에게 강아지 사료와 고양이 캔 등 특별한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반려의 기쁨, 예술의 즐거움, 돌봄의 책임이 교차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동시대 반려문화와 미술시장이 만나는 흥미로운 접점을 보여준다.

갤러리 아트릭트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감정과 풍경을 보다 다채로운 시각언어로 보여주겠다”며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고, 굿즈를 고르고, 마음에 드는 작품 한 점을 집으로 데려가는 경험 속에서 예술이 일상과 얼마나 가까운가를 새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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