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장을 가다/황인찬]日 ‘건담’ 판매량 두 배로 늘고, 지역 관광도 살려… 韓 태권브이도 도전장
코로나19 거치며 매출 두 배 뛴 건담… 新공장 건설로 생산량 35% 늘려
해외 매출 절반 넘는 글로벌 인기에도… 기술 유출 방지 위해 日내 생산 고집
실물 크기 모델, 지역 관광 활성화 견인… 전북 무주에도 12m 태권브이 설치 추진


그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제품은 1980년 처음 등장해 올해 46세를 맞은 건담 프라모델이다. 반다이남코는 건프라를 앞세워 최근 4년간 두 배 가까운 매출 성장을 이루며 급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이 보편화된 지금에도 종이 설명서를 봐가며 조립하는 아날로그적 오락이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루 400명 제한 ‘건담 박물관’ 주말엔 만원
지난달 4일 시즈오카의 ‘반다이하비센터’를 찾았다. 반다이남코는 건담 프라모델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자 지난해 7월 신공장인 ‘반다이하비센터 프라모디자인산업연구소(BHCPDII)’를 열었다. 같은 해 9월에는 신공장 내부에 프라모델의 기획 및 개발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새 박물관도 개관했다. 박물관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토, 일요일은 향후 석 달 치 예약이 찬 상황이었다. 이에 평일에 박물관을 찾았다. 입장료는 성인 2860엔(약 2만6000원).
2, 3층으로 이뤄진 ‘건담박물관’은 관람객이 프라모델 디자이너가 돼 자신만의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설계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한 회차의 입장 인원은 20명인데, 하루 20회차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방문객을 400명으로 제한했다. 다만 기자가 찾아갔을 때는 해당 회차의 관람객이 혼자였다. 프로그램 안내자는 “주말에는 빈자리 없이 회차마다 관람객이 꽉 차지만 평일에는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라면서 “현재 방문객은 일본인이 90% 이상인데 점차 외국인 관광객도 늘 것으로 본다”고 했다. 사전 예약을 위해서는 일본 현지 휴대전화를 통한 인증 등이 필요해 해외 관광객의 접근이 어렵지만 개선될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체험 과정은 우선 건담을 비롯해 좋아하는 프라모델의 종류를 정하고, 크기 및 색깔을 고른 뒤 금형 설계, 그리고 포장지 디자인을 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다만 터치패널의 터치 몇 번으로 해당 작업을 완성하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디자인한 프라모델 상자의 표지를 출력할 수 있다. 다만 완성된 프라모델이 제공되지는 않는다. 총 관람 시간은 90분 정도였다.

●기술 유출 방지 위해 ‘건담 공장’ 곳곳 촬영 금지
건담 애니메이션은 1979년 일본 나고야TV에서 처음 방송됐고, 이듬해 프라모델 제품이 나왔다. 출시 이후 건담은 간편한 조립과 사실적인 디자인 등이 인기를 끌며 일본 프라모델 시장을 이끌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바깥 활동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프라모델 조립에 관심을 가지며 급성장했다. 건담을 이용한 프라모델, 게임, 이벤트 등을 합한 전체 건담의 지식재산권(IP) 매출은 2020년 3월 781억 엔에서 2024년 3월 1457억 엔으로 4년 만에 87% 늘었다.
일본 월간지인 ‘다이무(DIME)’에 따르면 1980년 출시 첫해 100만 개였던 건담 프라모델의 출하량은 1999년 100배 늘어 1억 개를 돌파했고, 2024년에는 8억 개로 늘었다. 아사히신문은 “코로나 당시 사람들이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오락을 찾기 시작하면서 건담 프라모델에 새로 관심을 가졌고, 과거 즐겼던 사람들은 다시 팬으로 돌아왔다”면서 “이제는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즐기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했다.
글로벌 판매도 늘었다. 건담 관련 상품 매출은 2010년대에 해외 비중이 10∼15%였지만 2024년에는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건담 관련 콘텐츠를 해외에서도 접하기 쉬워졌다. 또한 희소성에 주목하며 고가 제품을 수집하는 사람도 늘었다.
이렇게 해외에서 수요가 늘었지만 건담 프라모델은 일본 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건담 고유의 금형이나 사출 등의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런 점 때문에 지난해 시즈오카 신공장이 건설된 것이다. 이를 통해 건담 생산량은 기존보다 35% 늘었다.

●실물 크기 건담은 유명 관광지, 태권브이도 도전
건담은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도쿄 오다이바, 후쿠오카에 설치된 실물 크기의 건담은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인기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 실물 건담의 효시로 꼽히는 오다이바의 건담은 2009년 첫 공개 당시 52일간 약 415만 명이 찾으며 약 400억 엔(약 36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2020∼2024년 운영됐던 요코하마의 건담은 유료였지만 누적 방문객 175만 명을 기록했다. 2022년 설치된 후쿠오카의 건담은 첫해 약 1500만 명의 방문객을 불러모았고,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약 30% 증가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열린 오사카 엑스포에서 선보인 실물 크기 건담은 박람회의 마스코트가 되며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만화로 시작된 건담이 프라모델, 게임 등으로 확장됐고 이제는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 자원이 돼 지역 관광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일본의 건담 같은 대형 로봇이 등장할 예정이다. 전북 무주군 태권브이랜드에 움직이는 로봇 태권브이가 이르면 연내에 공개된다. 높이 12m, 무게 20t인 로봇 태권브이는 총 34개 독립 관절로 태권도 품새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총 4년의 제작 기간과 약 78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무주군 관계자는 통화에서 “로봇 태권브이는 한쪽 면이 고정된 형태로 제작돼 구동할 때의 안전성을 확보했다”면서 “한국에서 움직이는 태권브이가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어서 관광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시즈오카에서
황인찬 도쿄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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