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서의 자격[정덕현의 그 영화 이 대사]〈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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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는 것과 동시에 그 자체로 '사람으로서의 자격'을 얻게 된다 생각하지만, 사실 그 자격은 사회가 그를 인정하고 받아줄 때 생겨난다.
그저 참고 지냈지만, 딸이 "왜 이런 취급을 당하며 살아요?"라고 묻고, 딸의 결혼 상대에게서도 남편과 비슷한 폭력성을 보게 되면서 델리아는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여성 서사를 담은 페미니즘 영화지만, 이 작품은 사람으로서의 자격이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에 의해 쟁취되는 것임을 알려주는 휴먼드라마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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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라 코르텔레시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
우리는 태어나는 것과 동시에 그 자체로 ‘사람으로서의 자격’을 얻게 된다 생각하지만, 사실 그 자격은 사회가 그를 인정하고 받아줄 때 생겨난다. 예를 들어 노예가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던 건 사회가 그들을 배제해서다.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를 빼앗고, 발언의 기회를 막고, 투표권을 주지 않으면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기 어려워진다.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파올로 코르텔레시 감독의 영화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는 1946년 이탈리아에서 여성들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역사적인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눈뜨면 일단 남편에게 뺨 한 대 맞고 하루를 시작하는 며느리 델리아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한다. 남편은 툭하면 손찌검이고 늙은 시아버지는 성추행에 욕설이 일상이며 아들들은 그들을 빼닮아 욕을 달고 산다. 집 밖에서도 여자라는 이유로 임금 차별을 받고, 그렇게 벌어온 돈마저 남편에게 빼앗긴다. 델리아에겐 결혼식 준비에 한창인 딸 마르첼라만이 유일한 보물이다. 그저 참고 지냈지만, 딸이 “왜 이런 취급을 당하며 살아요?”라고 묻고, 딸의 결혼 상대에게서도 남편과 비슷한 폭력성을 보게 되면서 델리아는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여성 서사를 담은 페미니즘 영화지만, 이 작품은 사람으로서의 자격이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에 의해 쟁취되는 것임을 알려주는 휴먼드라마로도 읽힌다. 중요한 건 과연 어떤 노력이 진짜 보다 나은 내일을 가져다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곳에서 탈출하는 것일까. 아니면 맞서 싸우는 것일까. 싸운다면 또 어떤 방식으로 싸워야 하는 것일까. 여러 질문에 대한 해법이 후반부 감동적인 반전으로 제시되는 작품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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