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은 성의를 보여라”…트럼프, 한국·일본 병력 운운하며 ‘안보청구서’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김혜순 기자(hskim@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6. 3. 17. 22:5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일 동맥국에 ‘강공모드’
韓·美·獨 주둔미군 거론하며
“군함 파견하는지 두고볼 것”
거절땐 군사지원 재검토 시사
美中정상회담 한달 연기 요청
日, 자위대 파견 등 검토 나서
유럽 “군사개입 없다” 선긋기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동맹국들에 압박하며 안보 기여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란 전쟁 장기화 속에서 미중 정상회담 연기까지 시사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군의 보호를 명목으로 한국 등 동맹국에게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전날 예고한대로 이달 말로 예정됐던 시진핑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한 달 연기할 뜻을 밝혔다. 이란 전쟁은 상호 공격이 계속 이어지면서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에게 “기억해야 할 점은 일본에는 4만5000명의 (미군) 병력이, 한국에는 4만5000명이 있다는 것이다. 독일에도 4만~5만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군 주둔 규모는 실제와 다르다. 실제 규모는 주한미군이 2만8500명, 주일미군이 5만명, 주독미군이 3만500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 모든 나라를 방어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가 ‘기뢰 제거함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글쎄, 우리는 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고 비꼬았다.

지난 11일 한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함 파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맹국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미국은 이제 더 현명하게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 몇몇은 아주 훌륭하고 대단했다”며 “적절한 때에 누가 그 대단한 국가였는지 얘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군함 파견 요구를 계기로 동맹국에 대한 안보 지원을 재고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 오찬을 앞두고 진행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95%, 중국은 90%를 (호르무즈 해협에서) 들여오고, 여러 유럽 국가도 상당한 양을 수입한다. 한국은 35%를 들여온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나서서 해협 문제를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 않은 채 “우리는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줬지만, 그들은 그리 열의가 없었다”며 “그 열의의 수준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취재진과 문답에서 ‘아시아로 여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 문제를 논의 중이다. 중국과 대화하고 있다”면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를 시사했다. 그는 “(중국에) 가고 싶지만, 전쟁 때문에 나는 이곳에 머물고 싶다.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느낀다”며 “그래서 일정을 한 달 정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동맹국들에 압박하며 안보 기여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란 전쟁 장기화 속에서 미중 정상회담 연기까지 시사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 관계는 매우 좋다”며 “책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전쟁이 한창이다. 내가 여기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일정을 조금 미룰 수 있다. 그리 많이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견 압박에도 각국은 즉답을 회피한 채 검토 중이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계속 소통 중”이라며 원론적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19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법적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들은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독일은 군사작전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며 불참 의사를 드러냈고, 영국은 “이는 나토 임무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프랑스 역시 즉각적인 군사 개입 계획은 없다는 견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타스 = 연합뉴스]
한편 이란은 중동 근처의 미국과 연계된 나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주변 이슬람 국가에 대해선 반미국 연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인접국들이 미군 세력을 수용하고, 이란 타격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이란인을 죽이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라그치 장관의 메시지는 최근 미국을 향해 “뱀의 머리(이란 지도부)를 잘라내야 한다”며 이란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을 촉구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주요 시설인 ‘샤유전’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아부다비 남쪽으로 약 230㎞ 떨어진 샤유전은 하루 약 7만배럴의 원유 생산능력을 갖춘 주요 에너지 생산 기지 중 하나다. 주이라크 미국대사관은 최소 5기의 드론 공격에 타격을 입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