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보다 더 공격받은 UAE…이란 노림수는
이스라엘과 관계 적극 개선했던 UAE 본보기로 중동에 경고
이란, 미 제재 '숨통' UAE와 관계 파탄 감수할만큼 사생결단
![이란의 공격으로 화재가 난 두바이 국제공항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7/yonhap/20260317222459079txfs.jpg)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으로 가장 큰 불똥이 튄 곳은 아랍에미리트(UAE)다.
일각에선 '불똥' 수준이 아니라 무형의 손실까지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이스라엘보다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는 16일 "이란은 개전 이래 UAE에만 모두 1천936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스라엘을 향해 이란이 쏜 발사체 수를 훨씬 웃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공격 상황을 매일 집계하는 UAE 국방부는 이란발 발사체의 90% 이상을 요격한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17일 현재 8명이 사망하고 140여명이 부상해 걸프 국가 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입었다.
물적 피해도 적지 않지만 그 규모보다 범위가 더 심각하다.
이란은 UAE 내 미군 기지나 미국 관련 시설뿐 아니라 금융 허브인 두바이금융지구(DIFC), 항공 중심지 두바이국제공항, 푸자이라의 석유 수출 터미널, 두바이 제벨알리 항구, 아부다비의 유전, 두바이 고급 호텔에 이르기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이란군은 14일 푸자이라 항구를 공격한 뒤 "UAE 지도부에 경고한다. 이란은 UAE 내 주요 항구, 부두 그리고 도시 곳곳에 숨겨진 미군 미사일 발사기지를 타격해 우리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UAE가 미군의 전진 기지라는 게 이란이 든 표면적 이유지만 미국의 군사시설이 UAE에만 있지 않다는 점에서 유독 UAE를 집중 표적으로 삼은 것은 '불안 효과'의 극대화를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UAE는 상업 허브와 고가치 군사 자산이 밀집해 이란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혼란을 야기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장소"라고 진단했다.
중동의 교통, 금융, 물류 중심지이자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명성으로 투자자와 관광객을 끌어모았던 UAE를 타격함으로써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중동 전체의 안보·경제를 파괴할 수 있다는 가장 뚜렷한 사례를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이란의 보복이 중동 전체의 통증으로 번진다면 미국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UAE 두바이의 마천루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7/yonhap/20260317222459492hfyj.jpg)
UAE가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이란의 적성국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다는 점도 이란이 집중 공습 대상으로 삼은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브라함 협정으로 이스라엘과 수니 아랍권 4개국이 수교하게 됐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 협정을 확대해 이란을 역내에서 고립시키려 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가까워 지려 하면 어떤 피해를 볼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UAE를 본보기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에서 역내 분쟁이 일어나면 UAE는 부유층의 도피처 역할을 하면서 오히려 경기가 살아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 눈앞의 이란이 상존하는 안보 불안 요소가 되면서 전쟁이 끝나더라도 UAE가 과연 자유로운 투자처이자 호화 관광지라는 평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이란의 공격 뒤 많은 외국인이 UAE에서 탈출했다.
'중동의 뉴욕'으로 불리는 두바이를 앞세워 UAE가 지난 30년간 구가했던 번영의 근간이 이처럼 단 2주 만에 흔들리게 되면서 UAE가 결단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온다는 전망도 나온다.
UAE가 이란의 드론 기지를 직접 공격하는 식으로 군사적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다.
UAE 등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공격을 어느 정도 용인했으나 자국의 생명줄인 에너지 시설이 타깃이 되고 산유량에도 실제 영향을 주기 시작하자 인내의 한계에 다달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UAE의 외교정책자문 안와르 가르가시는 "걸프 국가는 인프라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더는 좌시하면서 받아들이기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지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도 "이란의 공격은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전쟁 전까지 UAE는 이란과 관계가 그리 적대적이지 않았다. 이란은 오히려 미국의 경제 제재를 UAE를 통해 우회하는 이득을 얻었던 터라 이번 집중 공격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바꿔 말하면 이란은 제재의 숨통이었던 UAE와 관계 파탄을 감수할 만큼 '사생결단'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hskang@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부산 항공사 기장 살해 피의자, 14시간여 만에 검거(종합) | 연합뉴스
- 이장우, 식자재값 미지급 논란에 "전액 지급, 중간업체 문제" | 연합뉴스
- 남편 독살하고 '슬픔 이기는 법' 동화 쓴 美작가…4년만에 죗값 | 연합뉴스
- 부하직원 책상·컴퓨터·근무복에 체모…50대 재물손괴로 송치 | 연합뉴스
- 662m 도로, 착공 무려 11년만에 개통…시간도 혈세도 버렸다 | 연합뉴스
- 국민 절반 이상 "고소득층 세금 너무 낮다" | 연합뉴스
- "모즈타바, 美공습 때 마당 나가있어…몇분 차이로 미사일 피해" | 연합뉴스
- 지귀연도 '법왜곡' 고발…서울경찰청 광수단이 수사 | 연합뉴스
- NCT 재민이 팬들에게 선물한 상품권, 이마트 직원이 '꿀꺽' | 연합뉴스
- 지인에 필로폰 투약 혐의 황하나, 첫 재판서 공소사실 전면부인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