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0억 소송’ 상대 로펌에 취업…“공직자 윤리는?”
[KBS 창원] [앵커]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이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백억 원대 소송전에 휘말려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사업을 감사로 들여다봤던 전 창원시 감사관이 돌연 소송 상대방을 변호하는 대형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창원시의 소송 전략이 고스란히 노출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대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민선 7기 창원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액화수소플랜트 사업.
하지만 민선 8기 출범 초기부터 당시 신병철 감사관은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에 대해 고강도 감사를 벌였습니다.
[신병철/창원시 감사관/지난해 1월 : "지방자치단체가 (창원시가) 상법상 하이창원의 PF 대출 610억 원, 상법상 주식회사의 대출 보증을 선 것이 굉장히 잘못된…."]
이후 창원시는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에 돈을 빌려준 채권단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만일, 창원시가 패소할 경우, 매년 3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그런데, 신 전 감사관이 소송 상대방인 채권단을 변호하는 대형 로펌의 전문위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창원시 감사관을 그만둔 지 불과 6개월 만입니다.
해당 로펌 홈페이지에는 신 전 감사관을 이번 소송과 관련이 큰 '지방재정 SOC 투자사업' 등에 경험이 풍부하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2심을 두 달여 앞두고 창원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창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진짜 황당하네요. 어처구니가 없는데…. 그분이 (사업) 안에 (핵심) 내용을 다 알고 있을 텐데, 다른 소송 전략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가 재직 중 취급했던 관련 업무를 퇴직 후 영구히 취급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공직의 공정성 지키고 이해충돌 소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신 전 감사관이 창원시의 내부 사정과 방어 전략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김묘정/창원시의원 : "감사를 하고 했던 본인이 지금 창원시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대형 로펌의 조력자로 나선다는 것 자체가 최소한의 직업에 윤리적인 의식도 없다."]
이에 대해 신 전 감사관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직했으며, 현재 해당 소송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로펌은 신 전 감사관의 약력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그래픽:김신아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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