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대신 정체성 담는다”…광주 자치구 명칭 개편 추진

광주일보 2026. 3. 1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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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5개 구청에 명칭 변경 계획안 공문…브랜드 가치 제고 기대
동구·북구 “구체적 명칭 미정이지만 변경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 회신”
광주시청 전경.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통합에 맞춰 광주시 자치구들의 방위식 명칭이 지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낸 새로운 이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5일 광주시 자치행정과는 5개 구청을 대상으로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따른 자치구 명칭 및 행정구역 변경 계획을 회신해 달라는 내용의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따른 자치구 명칭 및 행정구역 변경계획 회신요청’이라는 공문을 일제히 발송했다.

북구는 12일 자치행정국 행정지원과를 통해, 동구는 하루 뒤인 13일에 기획예산실을 통해 각각 관련 서류를 시에 보냈다. 나머지 구청은 아직 회신하지 않고 있다. 이들 자치구는 공문에서 구체적인 명칭을 제시하지 않았으나 현행 방위 중심의 체제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대전제와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동구는 또 전남과 광주가 합쳐진 통합특별시가 출범할 경우 과거에 지어진 단순한 방위 개념의 지명이 실제 지리적 위치와 어긋나 시민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미래 지향적인 도시 브랜드를 적극 반영한 새로운 자치구 명칭 변경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동구가 회산안에서 제시한 추진 일정표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이듬해인 2027년 12월까지 1년 6개월의 기간을 잡고 대대적인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조직을 꾸려 설문조사와 공청회를 열고 주민들의 찬·반 여론을 묻는 한편, 명칭 공모와 선호도 조사까지 폭넓게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구의회와 시의회의 의견을 차례로 수렴하고 행정안전부 건의를 거쳐 법률안 제정과 공포 등 굵직한 행정절차를 차질 없이 밟아나갈 계획이다.

북구에서 내부 검토한 명칭 변경 계획안을 보면, 현재 쓰이고 있는 동서남북 중심의 구 이름은 지역이 오랫동안 품어온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통합이라는 중대한 정책적 전환을 계기로 삼아 자치구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명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북구는 명칭 변경을 통해 지역민들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크게 끌어올리고, 획일화된 이름을 개선해 지역의 실명성과 대외적인 인지도를 대폭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간판을 교체하고 각종 행정 자산을 일제히 정비하는 작업에는 막대한 재정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북구는 “방위 명칭을 사용 중인 다른 자치구들과 유기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서고, 광역단체 차원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이끌어내어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1949년 지방자치제 시행과 함께 광주시로 승격됐으며, 자치구 명칭에 방위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3년 동구와 서구 2개 구가 설치되면서부터다. 이어 1980년 북구가 신설됐고, 1986년 직할시 승격을 거쳐 1988년 송정시와 광산군을 편입해 광산구가 만들어졌다. 마지막으로 1995년 서구에서 남구가 분리되어 나오면서 비로소 지금의 5개 구 체제가 완성됐다. 직할시가 광역시로 간판을 바꿔 단 것도 1995년의 일이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5조에 따르면 지자체의 명칭이나 구역을 바꿀 때는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명칭이나 한자 이름을 변경할 때에는 사전에 관계 지방의회의 의견을 필수적으로 들어야만 한다. 행정안전부의 실무편람에 명시된 추진 절차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기본계획 수립과 지방의회 의견수렴을 마친 뒤 시도지사가 중앙정부에 공식 건의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후 행정안전부의 검토보고와 법률안 작성,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상정을 거쳐 국회에 제출되며, 최종적으로 공포 및 관계부처 통보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모든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수빈 광주시 자치행정과장은 “5개구의 요청에 따른 지자체 명칭변경이 추진중”이라면서 “5개구의 회신을 받아보고 구의 의견이 일치하면 명칭변경이 진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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