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갯벌 비어가도…도시 어부는 “오늘도 바다로”

정슬기 기자 2026. 3.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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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 이어가는 송도·척전 어촌계 어민들
“5년 새 조개 80% 줄어” 생계 부담 껑충
연수구 “어업 면허 연장 최대한 추진 중”
▲ 송도·척전 어촌계 소속 어민들이 17일 오전 인천대교 인근 송도갯벌에서 조개와 민챙이 등을 채취하고 있다.

17일 오전 10시30분 인천 연수구 송도동 랜드마크시티 1호 수변공원 앞. 간조가 지나자 바닷물이 빠진 자리에는 넓은 갯벌이 드러났고, 그 너머로 인천대교가 길게 뻗어 있었다.

이날 갯벌 위에는 10명이 채 안 되는 어민들이 흩어져 있었다. 이들은 발을 옮길 때마다 무릎까지 빠지는 갯벌을 걸으며, 허리에 고무대야를 매달고 뜰채와 갈퀴로 진흙을 헤치며 조개와 민챙이를 골라냈다.

조업을 마친 어민 한 명은 공원 턱에 앉아 장화를 벗어 내려놓고 숨을 고르기도 했다. 갯벌 바로 앞에는 산책로와 정비된 공원이 이어져 있었지만, 진흙이 묻은 작업복과 장화는 이곳이 여전히 어민들의 일터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들은 송도·척전 어촌계 소속 어업인들로, 전체 어촌계 인원은 약 260명이다. 2005년 송도국제도시 개발 이후 대부분의 갯벌이 사라졌지만, 이들은 3년마다 한정 어업 면허를 갱신하며 조업을 이어오고 있다. 공원 끝 간이 사다리를 통해 방파제를 넘어 내려오면, 어민들에게 허가된 약 20만㎡ 규모의 어업 구역이 펼쳐진다.
▲ 17일 송도갯벌 인근 수변공원 난간에 어민의 작업복과 장화가 걸려 있다.

하지만 어장 상황은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 척전계 소속 어민 이창우(69)씨는 "최근 5년 사이에도 조개류가 80%는 줄었다"며 "뻘 상태가 계속 변하면서 조개가 흙 위로 노출되는 일이 많아져 폐사도 늘었다"고 전했다.

어획량이 줄면서 작업 방식도 바뀌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스티로폼을 띄워 어패류를 나를 정도였지만, 지금은 각자 망태기에 담아 어깨에 메고 나오는 수준이다. 어촌계가 설치해 사용하던 그물망도 민원으로 인해 철거됐다.

생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어민 이동우(76)씨는 "잡히는 게 줄다 보니 오래 일하던 사람들도 공공근로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이 의지하고 있는 한정 어업 면허는 올 11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연수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해양수산부 등에 협조를 요청하며 면허 연장을 추진 중이다. 다만 해당 갯벌 역시 향후 개발계획에 포함돼 있어, 어업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구 관계자는 "최대한 면허 연장을 추진하는 것이 구의 입장"이라며 "어민들이 별도의 보상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어업 면허를 연장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송도·척전 어촌계 소속 어민들이 17일 오전 인천대교 인근 송도갯벌에서 조개와 민챙이 등을 채취하고 있다.

/글·사진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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