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SMR…경북 품에 안기나

양승복 기자 2026. 3. 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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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경주 유력 후보지 거론 속 울주·기장 경쟁 가세
한수원, 수용성 등 종합평가 토대로 6월 말 최종 발표
▲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정부의 신규 원전건설 계획에 따라 동해안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경북이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사업 주관 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30일까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신규 원전 유치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 유치 의사를 밝힌 지역은 경북 영덕군, 경주시,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등 동해안 4개 지자체다. 이 가운데 영덕군과 울주군은 대형 원전 2기 유치를, 경주시와 기장군은 SMR 1기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대형 원전은 2037~2038년, SMR은 2035년 준공이 목표다.

경북에서는 경주시와 영덕군이 각각 SMR과 대형 원전 유치에 나서면서 원전 입지 경쟁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주시는 차세대 원전인 SMR 1호기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 16일 시의회에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부지 유치 동의안'을 제출했으며 시의회는 18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동의안이 통과되면 이달 말까지 한수원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경주시는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부지에 혁신형 SMR(i-SMR)을 건설하고 인근 감포읍 어일리 일대에 SMR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관련 기업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추진 중인 SMR 국가산단에는 제작지원센터와 연구시설 등이 들어서며 원전 기업 기술력 강화와 전문 인력 양성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경주에는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수로해체기술원 등 주요 원자력 기관이 집적돼 있어 원자력 산업 클러스터 형성에 유리한 입지로 평가된다. SMR 국가산단이 조성되면 약 150개 기업 입주와 수천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SMR은 출력이 300MW 이하의 소형 원자로로 모듈 방식 제작이 가능하고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원전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경주가 추진하는 i-SMR은 170MW급 모듈 여러 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2035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지역 환경단체는 SMR이 아직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어 안전성과 경제성 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유치 계획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덕군은 대형 원전 유치를 위해 주민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4일 군민 1000여 명이 참여한 원전 유치 결의대회를 열었으며, 군민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86%가 찬성 입장을 보였다.

군은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천지원전 예정 부지 약 323만㎡가 이미 상당 부분 입지 검토가 진행된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9개 읍·면을 순회하는 주민설명회를 열어 경제 효과와 안전 대책 등을 설명하며 유치 신청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영덕군은 원전 건설 시 수조 원 규모의 투자와 법정 지원금 유입 등을 통해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 외 지역에서도 유치 경쟁은 치열하다. 울주군은 새울원전이 있는 서생면을 후보지로 내세워 대형 원전 2기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주민 3만3000여 명의 서명을 모아 17일 한수원에 자율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장군도 고리원전 부지를 기반으로 SMR 건립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지자체들이 원전 유치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가 있다. 대형 원전 1기 건설에는 약 5조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건설 기간 동안 수천 명의 인력이 유입돼 지역 서비스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원전 가동 이후에는 지방세와 지역자원시설세 증가 등 지방 재정 확충 효과도 예상된다.

한수원은 오는 6월 25일까지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 평가한 뒤 6월 말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북이 대형 원전과 SMR을 동시에 유치할 수 있을지, 동해안 지자체 간 경쟁에서 어느 지역이 선택될지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