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감] ‘시민 사회·정책 단단한 가교역할’ 서순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불균형의 늪, 불평등의 그늘… 공정사회 여는 ‘정의’ 처방
‘5극3특’ 전략… 경기북부 지역 발전에 한계
규제 역이용·스마트팜 등 첨단 인프라 전략
재정적 보상… 차등보조·특조금 제도 개선
부동산 거래세 유연성 등 제도 보완 필요
AI 시대 시민단체, 권력감시·공공의제 대응

‘일한 만큼 대접받고(경제정의) 약자가 보호받는(사회정의) 사회 건설을 위해 기여합니다’. ‘경실련’으로 익히 알려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소개글에서 정의한 단체의 목표다. 6월 항쟁을 계기로 1989년 설립돼, 현재 중앙(서울)조직과 각 지역의 23개 조직까지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민단체이기도 하다. 서순탁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3월2일 경실련의 새로운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경실련에서 서민주거안정본부장·정책위원장 등으로 꾸준히 활동해온 인물이다. 지난 16일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만난 서 대표는 “며칠 전 혜화동 경실련 사무실을 찾았을 때, 10여 년 전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차 3법 입법화를 추진하던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는 소회를 전했다.
서 대표에게 경기도 현안에 대해 묻자 그는 가장 먼저 ‘불균형’을 꼽았다.
경기남북부 시·군 간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는데 정부의 ‘5극3특’ 전략으로는 경기북부 지역 발전에 한계가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서 대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사고 때문에 발생한 정책의 사각지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정부는 수도권을 이미 발전한 단일지역으로 묶어서 취급하지만 경기북부는 수도권 내부의 비수도권”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정적인 보상체계와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경기남부의 개발 이익을 북부의 인프라로 직접 연결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서 대표는 또 “규제를 역이용하는 ‘경기북부형 AI 특화 공간 전략’이 필요하다”며 “넓은 부지와 환경적 특성을 4차 산업혁명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단순한 도로망 확충을 넘어 친환경 AI 데이터센터 집적단지나 최첨단 스마트팜 등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해선 “재정적 독립 없이 행정구역만 나눈다면 북부의 살림살이는 지금보다 악화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금과 같이 경기북부의 규제 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선 ‘번듯한 간판’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전남·광주특별자치도 설치 등 통합 논의가 추진되는 흐름 속에서 ‘경기북부가 정당한 몫을 챙길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5극 3특 전략 내에 경기북부를 단순한 배제 대상이 아닌 규제개혁 테스트베드로 명시해 예외를 인정해줘야 한다. 얽히고설킨 규제를 확실히 걷어내고 북부만의 독자적인 산업 먹거리를 만들며 기업을 불러모을 수 있는 파격적인 세금 감면 권한을 손에 쥐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이러한 맥락에서 지방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선 획일적인 국비 매칭 비율을 폐지하고 지자체의 재정력 지수에 비례해 ‘차등보조율제’를 확대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지자체 등에는 80~90%까지 국비 지원 비율을 상향해야 재정 여력에 따른 지역 간 편차가 없이 민생회복지원금과 같은 정책의 전국적 집행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서 대표는 매년 5천억원 가량 경기도내 31개 시군에 교부되는 경기도의 특별조정교부금(이하 특조금) 제도에 대한 문제의식도 공유했다.
특조금에 대해 그는 “시·군 일반 예산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재난 복구, 여러 지역에 걸친 굵직한 인프라 조성 등에 경기도가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비상금이자 마중물”이라고 정의하면서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군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상적인 보도블록 교체, 혹은 지자체장의 치적을 쌓기 위한 선심성 행사 예산으로 낭비되는 것은 제도 본래 목적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서 대표가 제안한 특조금 제도 개선안은 ‘데이터 기반의 다단계 평가 체계’다. 신청 단계에서의 사전심사, 교부 이후의 중간평가 및 최종평가가 의무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전심사에서 시·군 자체 예산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필수 사업인지 명확한 데이터로 입증하게 만들어야 한다. 평가 단계에서는 최초에 기획했던 정책적 파급효과와 도민 체감도를 제대로 달성했는지 꼼꼼히 따져, 그렇지 않았다면 페널티를 주는 등 상벌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선 “투기성 부동산 매입과 불법행위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시장질서를 바로잡으려는 방향성은 타당하다. 부동산이 소수의 투기 수단이나 불로소득을 창출하는 도구가 되면 안 된다는 철학은 경제정의의 기본원칙”이라면서도 “다만, 엄격한 규제가 실수요자들의 주거 이동까지 어렵게 만들거나 시장의 흐름을 경직시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기 때문에 정교한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세금제도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통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투기적 가수요를 차단하는 원칙은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 동시에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같은 거래세 부분에서 한시적이거나 제한적인 퇴로를 열어주는 유연한 접근을 고민해 볼 수 있겠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6·3 지방선거를 약 70일 앞둔 시점에서 경실련 대표로서 정치권에 쓴소리도 던졌다.
선거가 코앞인데도 선거구 획정이 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경기에서 뛸 선수(정치인)가 직접 게임의 규칙을 정하도록 내버려 둔 우리 사회의 모순”이라며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정치권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시민사회와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인 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매 선거마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이른바 ‘깜깜이 밀실 공천’ 행태에도 깊은 유감을 표하며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촉구한다”며 “각 정당이 투명한 데이터로 공천 심사 과정을 공개하고,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을 수용해 ‘공천 배제 대상자 명단’을 반영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서 대표는 “제가 주목하고 있는 과제는 인공지능(AI) 대전환기 속에서 시민단체가 어떤 운동 방향과 역할, 그리고 어떤 접근방식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점”이라며 “권력 감시와 정책 대안 제시라는 경실련의 전통적 역할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공공의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AI 윤리와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공정성, 데이터 권력의 집중과 같은 문제를 시민의 입장에서 감시하고 사회적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AI 기반 시민 참여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하고자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순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영국 뉴캐슬대학교(Newcastle University) 도시계획학 박사
▲現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명예교수
▲現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前 서울시립대학교 총장
▲前 한국도시행정학회 회장
▲前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前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
▲前 국제학술지(SSCI) 「International Journal of Urban Sciences」, Editor
▲주요 저서·논문 : 협력적 계획-분절된 사회의 협력과 거버넌스(共譯), 사회자본 증진을 위한 도시계획의 역할과 과제 등 다수

/이영지 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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