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라 마셔라 옛말”…음주 문화 변화에 사라지는 서민 술집

안태호 기자 2026. 3. 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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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새 간이주점 광주 44% 급감
전남 39%↓…골목상권 지형 급변
코로나 후 배달·회식 간소화 등 영향
사진=아이클릭아트
지역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간이주점(소규모 술집)’이 최근 5년간 뚜렷하게 감소하면서 고사 위기에 빠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고착화된 주류 문화의 변화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맞물리면서 광주·전남 지역의 골목상권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17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광주·전남에서 간이주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지난 1월 기준 총 243명(광주 90명·전남 153명)으로 집계됐다.

광주의 경우 2021년 1월 162명이던 간이주점 사업자가 지난 1월 90명으로 감소해 4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광주 구도심인 동구가 29명에서 11명으로 줄어 62.1%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해 직격탄을 맞았다. 이어 광산구 54.3%(35명→16명), 남구 53.8%(26명→12명), 북구 30.8%(39명→27명), 서구 27.3%(33명→24명) 순이었다.

전남 지역 역시 시(市) 단위를 중심으로 폐업 도미노가 이어졌다.

2021년 1월 간이주점 사업자는 249명에서 지난 1월 153명으로 줄어들며 5년 사이 96명(38.6%)이 간판을 내렸다.

관광객 유입이 많은 여수(50%·54명→27명), 목포(48.6%·37명→19명), 순천(41.5%·41명→24명) 등 전남 주요 거점 도시에서도 40%가 넘는 감소세가 확인됐다.

외식·유흥업 전반이 코로나19 이후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지역 소규모 술집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구조적인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주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지목된다. 직장 회식 문화가 간소화되거나 사라지고, 과거 2차·3차까지 이어지던 음주 관행이 줄어들면서 간이주점 이용 빈도가 크게 감소했다.

또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일상화되면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배달 앱을 통해 안주를 주문하고, 편의점에서 고품질의 주류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규모 술집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여기에 인건비와 식자재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테이블 단가가 낮은 소규모 술집은 수익 구조를 더욱 맞추기 어려운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경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장기화된 고물가는 서민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었다.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밖에서 마시는 술 한 잔’은 서민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지출이 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소세가 단기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행우 전대후문 상인회장은 “코로나19 이후 배달문화와 온라인 소비가 급속히 확산되는 등 소비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변화하는 트렌드를 무시한 채 예전 방식만 고수해서는 생존이 어려운 만큼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끊임없이 학습하고 적응하기 위한 각각의 노력이 동반돼야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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