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라 마셔라 옛말”…음주 문화 변화에 사라지는 서민 술집
전남 39%↓…골목상권 지형 급변
코로나 후 배달·회식 간소화 등 영향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고착화된 주류 문화의 변화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맞물리면서 광주·전남 지역의 골목상권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17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광주·전남에서 간이주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지난 1월 기준 총 243명(광주 90명·전남 153명)으로 집계됐다.
광주의 경우 2021년 1월 162명이던 간이주점 사업자가 지난 1월 90명으로 감소해 4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광주 구도심인 동구가 29명에서 11명으로 줄어 62.1%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해 직격탄을 맞았다. 이어 광산구 54.3%(35명→16명), 남구 53.8%(26명→12명), 북구 30.8%(39명→27명), 서구 27.3%(33명→24명) 순이었다.
전남 지역 역시 시(市) 단위를 중심으로 폐업 도미노가 이어졌다.
2021년 1월 간이주점 사업자는 249명에서 지난 1월 153명으로 줄어들며 5년 사이 96명(38.6%)이 간판을 내렸다.
관광객 유입이 많은 여수(50%·54명→27명), 목포(48.6%·37명→19명), 순천(41.5%·41명→24명) 등 전남 주요 거점 도시에서도 40%가 넘는 감소세가 확인됐다.
외식·유흥업 전반이 코로나19 이후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지역 소규모 술집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구조적인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주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지목된다. 직장 회식 문화가 간소화되거나 사라지고, 과거 2차·3차까지 이어지던 음주 관행이 줄어들면서 간이주점 이용 빈도가 크게 감소했다.
또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일상화되면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배달 앱을 통해 안주를 주문하고, 편의점에서 고품질의 주류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규모 술집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여기에 인건비와 식자재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테이블 단가가 낮은 소규모 술집은 수익 구조를 더욱 맞추기 어려운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경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장기화된 고물가는 서민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었다.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밖에서 마시는 술 한 잔’은 서민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지출이 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소세가 단기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행우 전대후문 상인회장은 “코로나19 이후 배달문화와 온라인 소비가 급속히 확산되는 등 소비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변화하는 트렌드를 무시한 채 예전 방식만 고수해서는 생존이 어려운 만큼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끊임없이 학습하고 적응하기 위한 각각의 노력이 동반돼야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태호 기자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