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축적 인프라·네트워크…전세계 500개 항만 연결

이병욱 기자 2026. 3. 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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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부산항 새 미래로 <2> 부산항의 현재

- 반세기 만에 컨 물동량 300배↑
- 작년 2488만 TEU로 세계 7위
- 국가중심항서 세계 환적허브로

- 초대형선 맞춘 신항 중심 재편
- 자동·디지털화로 허브항 유지
- 북항, 관광·도시재생 공간 변신

개항 150년을 맞은 부산항은 지금 어떤 위치에 서 있을까. 한때 대한민국 수출 산업의 관문이었던 항구는 이제 동북아 해상 물류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컨테이너 항만 순위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중요한 연결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항의 현재 위상은 단순한 항만 규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물동량 확대와 환적 허브 기능, 신항 중심의 항만 구조 재편 등 다양한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항만 경쟁력이 축적돼 왔다.

부산신항 3부두에서 컨테이너 크레인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신항은 자동화 체계를 갖춰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였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세계 7위 컨 항만…한국 물류 중심

지난해 기준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488만2000TEU로 세계 컨테이너 항만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다. 상하이 등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항만과 싱가포르에 뒤지지만, 세계적인 항만인 로테르담이나 홍콩보다 순위가 높다. 우리나라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75%가 부산항을 통해 처리된다. 수출입 화물 대부분이 이곳을 거쳐 세계 시장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반세기 전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다. 1975년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7만TEU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만 해도 컨테이너 운송 체계가 막 도입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수출 중심 산업화가 본격화하면서 물동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985년 100만TEU를 돌파했고 2005년 1150만TEU, 2015년 1900만TEU를 넘어섰다. 반세기 동안 약 300배 증가한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산업화와 세계 교역 확대 속에서 부산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환적 허브 성장한 동북아 물류 중심

부산항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는 환적 화물이다. 환적 화물은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화물을 항만에서 다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는 물류를 의미한다. 환적 비중이 높다는 것은 항만이 국제 해운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부산항의 환적 화물 비중은 지난 30년 동안 크게 늘었다. 1995년 부산항 환적 화물 비중은 10%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상황이 빠르게 바뀌었다. 2005년 환적 비중은 약 35%로 늘었고, 2015년에는 48%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환적 화물 비중은 56.6%에 달한다. 이는 부산항이 단순한 국내 항만을 넘어 동북아 해상 물류 허브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항은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 500여 개 항만과 연결돼 있으며 정기 컨테이너 항로만 약 300개가 운영되고 있다. 중국 북부 항만과 일본, 러시아 극동 지역 화물이 부산항을 거쳐 세계 각지로 이동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항이 동북아 주요 항로의 교차점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이 환적 허브로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신항 중심으로 재편된 항만 구조

부산항의 현재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신항이다. 부산신항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된 항만이다. 기존 북항이 도심 항만 구조라면 신항은 대형 선박과 대규모 물류 처리에 최적화된 항만으로 설계됐다. 깊은 수심과 넓은 터미널 부지를 갖춘 신항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현재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70% 이상이 신항에서 처리된다. 자동화 장비와 첨단 하역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항만 운영 효율도 크게 높아졌다. 항만 배후에는 물류 창고와 운송 시설, 가공 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단순 하역 기능을 넘어 종합 물류 거점으로 발전했다.

북항은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항만 기능 일부가 신항으로 이동하면서 북항 일대는 해양 관광과 도시 재생 중심 공간으로 재편되고 있다. 항만 물류 기능은 신항으로 이동하고 도심 항만은 도시 공간으로 활용되는 구조가 부산항의 새로운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운 네트워크 속 부산항의 경쟁력

부산항이 동북아 대표 항만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리적 위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부산항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 것은 아니다. 부산항은 하역 속도와 터미널 운영 안정성, 선박 정시 입출항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을 주요 기항지로 삼는 이유다. 축적된 항만 인프라도 부산항의 경쟁력이다. 신항을 중심으로 대형 컨테이너 터미널과 물류단지가 구축되면서 대량 화물 처리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다 항만 배후 산업과 물류기업도 함께 성장하면서 항만을 중심으로 한 해양 물류 생태계가 형성됐다.

2030년 진해신항이 완공되면 부산항의 처리 능력은 크게 올라가고,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한 운영 경쟁력으로 동북아 해상 물류 허브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 바다 한가운데에서 세계 물류를 이어주는 허브 항만. 그것이 오늘날 부산항의 현재이자 미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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