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파트는 어디로? 경실련,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촉구

손유지 2026. 3. 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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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李정부에 “땅·집장사 즉각 중단해야”
장기공공임대 10년 새 급감…“서민 주거 위기”
“토지임대부 기본주택, 약속 실천해야 할 때”
“민간참여사업은 혈세낭비…LH 직접 시행해야”
[지데일리]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공공성 강화 움직임은 긍정적이지만, 말뿐인 ‘공공주택 확대’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실련은 이재명 정부에 땅장사·집장사 중단과 기본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촉구했다. 공공택지 매각과 공공분양은 여전히 ‘집장사’에 불과하다며, 민간참여사업도 혈세 낭비라 비판했다. 정부가 약속한 토지임대부 기본주택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픽사베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7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진정으로 주거안정을 원한다면, 땅장사와 집장사를 모두 중단하고 기본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정부가 공공주택지구 내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기존 35%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정부는 토지임대부 주택 방식 등 공공성 강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경실련은 이러한 조치가 “근본적 체질 개선 없이 미봉책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땅장사·집장사 중단 촉구…“공공분양은 이름만 공공일 뿐”

경실련은 우선 정부가 내세운 ‘공공택지 직접 시행’ 방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땅장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해 ‘9.7대책’을 통해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공공분양 형태로 주택을 판매해 사실상 토지를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서울 강남 아파트의 높은 가격이 건물이 아니라 토지 가치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예로 들며, “본질적으로 토지를 팔지 않겠다는 정책이라면 공공분양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부는 ‘1.29대책’을 통해 도심권 6만 호 공급 계획을 밝혔지만, 분양 방식인지 임대 방식인지조차 명확히 하지 않았다. 경실련은 “진정한 공공성 실현을 위해서는 공공택지를 매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일관되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공공임대주택 감소…“양적 확대보다 질적 회복 필요”

두 번째로 경실련은 저렴하고 장기 거주가 가능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점을 강하게 꼬집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현재 공공임대주택은 총 197만 호에 달하지만, 이 중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99만 호에 그쳤다. 2014년에는 전체의 72%를 차지하던 장기공공형 비중이 10년 만에 50%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경실련은 “양적으로 늘었다지만 장기공공임대의 축소는 무주택 서민의 근본적 주거 안정을 위협한다”며, 영구임대·50년임대·국민임대·장기전세 등 장기형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확대를 이재명 정부의 대표 정책 과제로 삼을 것을 요구했다.

토지임대부 기본주택…“이재명 정부의 공약, 이제 실현하라”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토지임대부 기본주택 공급’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경실련은 “토지임대부 주택은 이재명 정부의 땅장사 중단 원칙과 부합하면서도 청년·서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국가나 공공기관이 토지는 보유한 채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분양가는 일반 아파트의 30% 수준으로 낮아지고, 주변 시세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마곡지구 등에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청약을 시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2023년 고덕강일지구 공급 당시 청년 특공 경쟁률은 118대 1에 달했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여전히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실적이 전무하다. 경실련은 “대통령이 공언한 반값 아파트 실현의 핵심인 토지임대부 주택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며 “청년·무주택자 중심의 주거 혁신은 구호가 아닌 실행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참여사업 ‘혈세낭비’ 비판…“공공이 책임져야 품질도, 효율도 산다”

경실련은 또한 정부의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을 “혈세 낭비 구조”로 규정했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LH가 추진한 민간참여형 사업 중 3분의 1 이상이 민간업자에게 과도한 분양 수익을 배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의 자체 분석에서도 민간업자는 아파트 한 채당 약 1억 원의 이윤을 챙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9.7대책에서 LH가 수도권에 6만 호 규모의 민간참여형 주택사업을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를 두고 “정부 스스로 세금을 민간에 퍼주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공공의 역할을 민간 브랜드와 시공 품질 향상에 기대는 현재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은 광주 학동 붕괴(2021),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2022) 같은 사고를 언급하며, “공공과 민간 모두 안전과 품질 관리 책임은 동일하다. 그러나 최저 비용으로 최대 이윤을 내는 민간구조는 저품질 시공을 낳기 쉽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간참여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LH가 공공택지를 직접 개발·시행하며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게 경실련의 입장이다.

“약속은 말이 아니라 제도로”…정부의 진정성 시험대

경실련은 “국가가 무주택 서민에게 안정된 거주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LH에 강제수용권·용도변경권·독점개발권 등 막대한 특권을 부여했다”며, “이제 공공이 그 기대에 부응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공공택지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공공분양을 유지하며 ‘집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대통령이 대선에서 밝힌 반값 아파트, 토지임대부 기본주택 정책은 구체적 실행 없이 표류 중이다. 여기에 민간참여 방식의 확대는 공공성 강화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경실련은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주거복지 실현을 원한다면, 땅장사와 집장사를 동시에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본주택과 장기공공임대주택의 확대, 민간참여사업의 폐지는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을 되살릴 약속”이라며 “시민사회는 정부의 진정성 있는 행동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