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고시 금지에 초등 영어학원 불똥튀나…"취학 후 테스트 사각지대 발생"

박동준 기자 2026. 3. 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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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 아동 신입생 모집 지필·구술고사 금지 학원법 개정안 통과
4세 고시 영어유치원 레벨테스트 겨냥…위반 시 1년 이내 영업정지
영어유치원 업계 "4세 입학시험 강남 몇몇 유치원만 실시…법 영향 미미"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음. /사진=뉴스1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김모양(7)은 평일 아침 8시부터 일과를 시작한다. 인근 영어유치원에서 오후 3시 이후 하원을 해도 김양 일정은 밤늦게 계속된다. 집에는 영어유치원에서 받은 상장이 빼곡하게 전시됐다.

정부가 소위 4·7세 고시로 불리는 유아 대상 학원 선발 시험을 막는 학원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 학원가는 지난해 법안 발의 당시 예상했던 내용이라며 큰 타격은 없을 거라고 17일 전망했다. 다만 영어유치원보다 초등 영어학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회는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학원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유아 대상 학원이 신입생 모집이나 수준별 반 배정 시 실시하던 시험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지필과 구술형 시험 모두 평가 행위로 간주해 하면 안 된다.

법 위반 시 교육감은 해당 학원의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의 교습 정지를 명할 수 있으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함께 부과할 수 있다.

그간 4세 이하 유아들이 영어유치원 입소 과정에서 시험을 치러야 해 '4세 고시' 논란이 일었다.

다만 학원 등록 이후 보호자 동의를 얻고 진행하는 관찰과 면담 방식 진단은 허용한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한다.

개정안 직접적 대상인 영어유치원 업계는 생각보다 잠잠하다. 소위 말하는 4세 대상 영어유치원 입학시험을 보는 곳이 일부라는 것이다.

한 영어유치원 대표는 "전국에 영어유치원 수백 곳이 있는데 4세 고시라고 부르는 입학시험을 치르는 영어유치원은 10여 곳 남짓"이라며 "강남을 제외한 나머지 영어유치원들은 오히려 다 비슷한 환경이 돼서 좋다고 보는 곳도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개정안 사각지대를 지적했다. 법 적용 대상을 미취학 아동으로 규정해 초등학교 입학 후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를 치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초등 영어학원을 들어가려고 초등학교 입학 후 3~4월에 시험 보는 사례 등 사각지대가 존재할 것"이라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초등학교 생활 적응해야 하는 시기에 학원 시험을 보러 다녀야 해 불만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사교육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응답자 1만606명 중 29%가 자녀가 영어유치원에 다니거나 다닌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서초(56.0%), 강남(52.5%)에 사는 유아는 절반 이상이 영어유치원 경험이 있다. 반면 중랑(13.7%), 강북(14.7%) 등은 응답률이 10%대에 그쳤다.

박동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