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숲길] 봄 그리고 개구리와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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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을 지나 추위와 더위가 같은 춘분을 앞두고 있다.
봄을 먼저 알리는 동물이 개구리와 뱀이다. 얼음이 녹은 냇물에서 헤엄치던 개구리와 봄 햇살 맞으며 똬리를 틀고 있는 뱀을 보며 나는 자랐다. 초등학교 등하굣길에는 개구리와 뱀이 많아 이리저리 피해서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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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을 지나 추위와 더위가 같은 춘분을 앞두고 있다. 개나리 꽃망울 여는 날씨에 개구리의 안부가 궁금해 차를 몰고 김해 화포천 상류인 진례천으로 간다. 작년 이맘때에도 꽃샘추위가 다 가지 않았지만, 거기서 개구리를 보았다. 잠에서 깨어 물가 마른 억새를 헤치고 힘겹게 나오는 개구리를 보고 생명의 신비를 느꼈다. 개구리는 철부지처럼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까마중같이 까만 눈동자를 잊을 수 없다.
진례천에는 논밭의 경계로 쌓아둔 돌담 사이에서 뱀도 나온다. 예전 어느 날 천변(川邊)을 걷다가 화사(花蛇)를 보았다. 어린 시절이었다면 뱀이 나를 물까 봐 겁나서 던진 돌팔매에 맞아 죽는 희생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뱀은 돌담 구멍에서 볕을 쬐고 있었는데 호기심으로 슬쩍 바라보고 에돌아 걸었다.
봄을 먼저 알리는 동물이 개구리와 뱀이다.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봄이 오면 깨어서 밖으로 나온다. 얼음이 녹은 냇물에서 헤엄치던 개구리와 봄 햇살 맞으며 똬리를 틀고 있는 뱀을 보며 나는 자랐다. 초등학교 등하굣길에는 개구리와 뱀이 많아 이리저리 피해서 다녔다. 개구리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뱀이 혀를 날름거리며 따라오는 꿈도 이따금 꾸었다. 오늘날에는 아이들이 보기 힘들 만큼 개구리와 뱀이 흔치 않다. 이것은 생태 환경이 파괴되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사람 중심주의와 산업의 발달은 환경파괴로 이어져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데 위협을 준다. 환경파괴로 인한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 생태학이다. 생태학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람 중심주의에 의한 반성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생태는 경제학적 측면으로, 사회학적 측면으로, 또는 사상적 측면으로 철학 윤리학 문학에서까지 많이 다루어진다. 이는 환경파괴로 인한 생태의 위기의식에서 기인 된다. 하지만, 대부분 정보와 지식의 전달 차원에 그칠 뿐 실천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연구에 대한 실천이 마땅히 이루어진다면 아이들도 개구리와 뱀을 쉽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개구리와 뱀을 많이 그린 천경자(1924~2015) 화가가 생각난다. 개구리 그림을 그릴 때는 붓을 잡으면 단숨에 수십 마리를 그렸으며 한 무리의 뱀을 그리고 제목을 ‘생태’라고 붙였다. 화가도 유년 시절엔 개구리가 떼 지어 뛰어노는 장면과 뱀이 무더기로 엉켜 있는 광경을 보았기에 이런 그림을 그렸다고 짐작한다. 그림은 추억에서 생태적 삶의 근원 찾기다.
그 옛날 추억을 소환해 나도 개구리와 뱀에 대한 글을 종종 쓴다. ‘개구리들’이라는 시를 적어본다. “천경자 화백 개구리 그림 보면/ 논두렁에서 막대기로/ 개구리 잡던 시절 그려진다/ 참한 참개구리 청청한 청개구리/ 금 나와라 뚝딱. 금개구리/ 무당 옷 입은 무당개구리/ 그 많던 개구리들 지금은 어디 갔나/ 모내기 철이면 떼창을 불러대던/ 개구리들이 사라져 버렸다/ 그림으로 들어가 버려서 그런가/ 내가 잡아서 그런가/ 개구리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모를 일/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개구리들/ 그림 속에서 뛰쳐나오고 있다/ 어릴 적 나를 단죄하기 위하여/ 용수철처럼 튀어나오고 있다”
이 시는 어린 시절 까닭 없이 개구리를 막대기로 잡은 것을 반성하는 시다. 개구리는 생태 피라미드에서 아랫부분에 위치해 개체수가 많고, 뱀은 사람에게 잠재적 두려움을 주는 존재다. 그래서 철없던 시절엔 생명을 함부로 빼앗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큰 잘못이었다. 개구리는 작은 해충을 잡아먹어 우리의 삶에 이로움을 주며 뱀은 이빨로 물어서 독을 주입하지만, 지혜의 동물로 건드리지 않으면 사람을 물지 않기에 조심하면 된다.

개구리는 따지기때 수천 개의 알을 낳는다. 개구리의 알은 부화하여 올챙이가 되고 올챙이가 개구리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뱀은 성장하면서 허물을 벗는다. 이 과정은 험난하다. 사람의 삶도 이러해서 수많은 일을 겪고 이겨낸다. 춘분 무렵에는 모든 것을 물리고 천변으로 나가 보자. 험난한 삶을 사는 우리의 심신을 달래러 가보자. 운이 좋다면 개구리나 뱀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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