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공보의 인력 급감…복무기간 24개월 단축 필요성 공론화
"2031년까지 의료 공백 우려…복무기간 단축 입법 추진"

군 의료와 농어촌 공공의료를 지탱해 온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인력이 급감하면서 복무기간 단축과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정책 논의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군의관·공보의 확충 및 제도개선 정책토론회'가 17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현실화와 처우 개선을 통해 의료 인력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현재 군의관과 공보의 인력 감소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규 공보의는 98명으로 전역자 450명의 약 22% 수준에 그쳤으며, 전체 복무 인원은 2017년 대비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영석 의원은 인사말에서 '의정갈등 과정에서 공보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예견했으나 미리 준비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이 여파는 203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는 입법과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역할 강화를 통해 의료 공백을 막겠다'고 밝혔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역 의료 현장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충남 청양군의 경우 보건의료원에서 7명이 전역한 뒤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진행 중'이라며 '10여 년 전부터 군의관과 공보의 인력 이탈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지만 아직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재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도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군의관은 1962년, 공보의는 1979년 출범 이후 50년 동안 복무기간이 단 한 차례도 단축되지 않았다'며 '현재 공보의 제도는 중환자 입원 상태와 같다. 논의를 더 미루면 결과는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는 복무기간 단축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이한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전국 의대생 2,46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급여 인상 등 보조적 수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군의관·공보의 기피 이유 1위는 '복무기간'(97.9%)으로 나타났다.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할 경우 공보의와 군의관 지원 희망률은 각각 94.7%, 92.2%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정책이사는 현재 의무복무기간에 포함되지 않는 기초군사교육소집 기간을 복무기간에 산입해 실질적인 복무 불이익을 해소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권정택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좌장으로 의료계와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해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허목 김해시 보건소장은 공보의 배치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공보의를 별도의 교육 없이 현장에 바로 배치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복무기간 단축과 함께 최소 2~3개월의 사전 교육을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환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 회장은 공보의의 근무 환경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보의들이 폭언, 폭행, 고소에 노출되는 상황에서도 법적 보호 장치가 없다'며 '복무기간 단축도 중요하지만 처우 개선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측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언급했다. 우호석 국방부 보건정책과장은 '복무기간을 1년 단축하면 동일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 약 1.5배를 더 선발해야 한다'며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복무장려금 확대와 응급진료 실적급 도입, 민간 계약직 의사 증원 등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장기 군의관 전문 양성 학교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은정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복무기간 단축은 현역병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지역의료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공보의 지역 근무 경험이 경력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처우와 보상, 직무 교육 체계도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주 법무부 의료과장은 교정시설 의료 공백 문제를 언급하며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으면 교정시설 부속 의원이 폐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복무기간 단축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송재원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사회서비스과장은 '농식품부가 운영하는 왕진버스 사업은 보완적 수단에 불과하다'며 '공보의 지역 근무 경험이 인센티브가 되는 제도를 통해 공보의가 지역과 의료인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영석 의원은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오늘 현장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단축을 포함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