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新주류’ 노리는 뉴이재명…‘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은 흔들?

정윤성 기자 2026. 3. 1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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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취소 거래설 파장에 與 골치…친명계는 등 돌리고 비판 수위 높여
李대통령, SNS·초선 만찬으로 개혁 주도권…지지층 분화 이어지나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 ⓒ연합뉴스

이른바 '충정로 대통령'으로 불리며 여론을 주도하던 진보 성향 유튜버 김어준씨의 영향력이 최근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공소취소 거래설' 파장이 이어지며 여권 내부에서도 뭇매를 맞은 데다, 검찰개혁 논의도 김씨가 밀던 '법사위 강경파'가 아닌 '당·정·청 원팀'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다. 여권 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김씨가 점유했던 여론 주도권을 이재명 대표의 핵심 지지 기반인 '뉴이재명' 세력이 빠르게 흡수하는 모습이다.

17일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발표했다. 당·정·청의 물밑 조율 끝에 마련한 이번 협의안은 그 수정 폭이 예상보다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2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이달 초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정부안이 검찰개혁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여권 전반으로 번졌다. 특히 강성 지지층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쳐 온 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공소취소 거래설'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파장은 한층 커졌다.

이번 협의안은 개혁 수위를 둘러싼 내부 논쟁이 본래의 개혁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어떤 이유에서든 개혁에 장애를 가져오는 불필요한 과잉은 안 된다"며 개혁의 '대원칙'을 거듭 강조해왔다. 여권 내부 갈등이 격화하자 이 대통령이 '외과수술식 개혁' 원칙을 재차 부각하며 사실상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특히 김씨 방송에서 제기된 음모론이 여권 전체에 부담을 안기면서, 개혁 동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당·정·청 전반에 퍼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간 '명청 갈등' 국면에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비판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청와대가 '언론중재법' 적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KBS 라디오에서 "너무 어이가 없어서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며 "전체적으로 굉장히 어이없어 하는, 그리고 '우리 바쁜데 이런 근거 없는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이런 생각"이라며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선 공략 나선 李…지도부는 딜레마?

김씨가 여권 내부 이해관계와 맞물린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문제를 둘러싸고 정청래 대표 쪽에 노골적으로 힘을 실으며 논란을 키웠고, 김민석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둘러싸고도 총리실과 각을 세웠다. 김씨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에 대한 피로감과 비판적 시선이 적지 않게 누적됐지만, 김씨는 그 스피커의 힘을 활용해 이후에도 계속 강경 노선을 고수하며 목소리를 키워왔다.

김씨의 영향력이 흔들리는 중심에는 이 대통령의 신흥 지지층인 '뉴이재명'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에서 '뉴이재명'은 이재명 대통령 집권 이후 유입된 지지층을 의미한다. '이재명 없는 민주당은 개판' 등을 내건 이들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이념보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지지 기반으로 삼는다.

이 대통령의 최근 행보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그는 3월15~16일 민주당 전체 초선 67명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함께했다. 공소취소 거래설 파문이 한복판인 상황에서 친명이 다수인 초선부터 만나 의중을 전한 것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책임 있는 여당의 태도, 안정적이고 유용한 개혁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초선 대부분이 이재명 당 대표 시절 22대 국회에 진입한 친명계이고, '성남·경기 라인'이나 2021년 대선 캠프 출신이 다수 포함돼 있다. '뉴이재명'과 친명 초선이 겹치는 구간이 넓은 만큼 이 대통령도 이를 중심으로 당정 관계를 풀어나가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미 '뉴이재명'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한 분위기다.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이 '뉴이재명을 논하다'라는 국회 토론회를 연 것 역시 김씨 등 강경파에 대한 비토 여론을 당내에 공론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해당 토론회에서는 김씨에 대한 공개적 비판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발제자로 나선 함돈균 명지대 객원교수는 "민주당 의원들이 지금까지는 그런 (유튜브) 채널에 가서 자기 고백을 하고 지령받고, 토크하는 것으로 의원 위치를 공고하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부터 그런 세력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전날(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뉴이재명' 탄생의 의의, 긍정적 파급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뉴이재명은) 이념과 정파를 넘어서 실용주의적 리더십으로 문제 해결 중심의 투명한 리더십 보여주는 이재명 대통령 지지하는 그런 흐름"이라며 "갈라치기보다는 통합 외연을 확장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김씨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미묘한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공소 취소설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에 정청래 대표가 이름을 올리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지만, 정 대표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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