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4E·HBM5' 양대 조직 전격 가동···차세대 시장 '초격차 이원화' 승부수

김나윤 2026. 3. 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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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개발팀 '투트랙'으로 동시 출격···개발 속도↑
파운드리 선단 공정 등 베이스 다이 기술력에 따른 맞춤형 대응
 
성전자가 올해부터 양산 출하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선점을 위해 기존 개발 조직을 투트랙으로 전면 재편했다. 7세대 HBM(HBM4E)와 8세대 HBM(HBM5) 개발팀을 동시 가동에 착수하며 전방위적인 속도전에 나선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사업부 내 일부 내부 조직 개편을 통해 HBM4E와 HBM5 개발 부서를 각각 독립적으로 꾸린 것으로 파악됐다. 5세대 HBM(HBM3E) 개발 조직(TD)은 HBM4E 전담 조직으로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최근까지 6세대 HBM(HBM4) 개발을 맡아온 팀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약 한 달여의 재정비 기간을 거쳐 HBM5 개발 조직으로 흡수 배치됐다.
 
메모리 사업부의 '투트랙' 전략은 각 제품의 핵심인 '베이스 다이' 적용 차이에 따른 맞춤형 대응으로 풀이된다. HBM4E의 경우 HBM4와 마찬가지로 10나노미터(㎚)급 기반의 6세대 D램 'D1c' 칩을 적용하고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다. 반면 HBM5는 기존 'D1c' 칩에 2나노 초미세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HBM의 베이스 다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시스템온칩(SoC)과 HBM 내 쌓아 올린 메모리 층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다. 데이터를 병목 현상 없이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초고속 데이터 허브' 역할을 한다. 특히 2나노 공정은 기존 4나노보다 한층 더 미세하고 정밀한 선단 공정으로 꼽힌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2년 5세대 D램(D1b)를 세계 최초 개발하고 2023년 5월 양산에 돌입했지만 수율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의 쓰라린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HBM4E와 HBM5를 동시에 공략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높이고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번 변화는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강조해 온 '속도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과거 세대별로 순차적인 개발 방식을 택해왔으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주기가 1년 미만으로 단축됨에 따라 '차세대'와 '차차세대'를 동시에 개발하는 병행 전략으로 선회했다. HBM5 조직을 조기에 가동한 것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추격을 따돌리고, 2027년 이후로 예상되는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기술적인 고비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딩의 도입 시점도 이번 조직 개편과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4E까지는 기존 비열압착-비전도성접착필름(TC-NCF) 공정을 고도화해 대응하고 HBM5부터 본격적으로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해 성능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반도체 내 주요 패키징 관련 인력들도 이번 HBM5 전담 조직과 밀접하게 협력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3E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동력 삼아 조직 구조 자체를 미래 지향적으로 재편했다"면서 "엔비디아의 GTC 2026에서 공개된 HBM4E 실물 공개를 계기로 경쟁사가 넘보기 힘든 HBM5의 조기 규격화와 시장 선점을 이뤄내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