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난 피해규모 고려하지 않는 지원금 지급은 잘못
광주 북구가 지난해 7월 500㎜ 넘게 쏟아진 ‘괴물 폭우’로 피해를 입은 관내 소상공인에게 순차적으로 지급한 각 1천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모두에게 동일한 금액으로 곳곳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북구는 중앙정부 기준에 따랐다면서 난감해하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령인 ‘자연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는 지원 항목과 액수가 정해져 있지만 피해 규모나 매출 감소 등을 반영한 구체 내용은 없다고 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재원은 국비 70%·시비 12%·구비 18%로 마련되며, 세부 항목은 재난지원금 300만원, 위로금 500만원, 재해구호 200만원으로 나눠졌다. 북구는 신청자 1천570명 가운데 금융업과 부동산업 등을 제외한 1천550명에게 1천만원씩을 배부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비슷한 위치의 가게라도 침수 정도와 영업 타격이 각기 상이한데도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하소연한다. 복구비로 받은 1천만원이 많이 모자라 생색내기라며 불편한 마음도 드러냈다. 더러는 오히려 이득을 취한 사례도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구는 지자체가 임의로 지급 기준을 변경하거나 차등화 여부를 결정할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을 내놨으나 납득하기 어렵다.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터져나올 수 밖에 없다. 피해 수준별로 지원 금액을 상응해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현행대로면 실질 복구가 힘든 경우가 생길 가능성도 크다. 애초에 일괄 산정은 잘못된 것이다. 경기 침체, 소비 부진으로 문을 닫는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다. 상식선에 어긋난다. 규정 탓만 해서는 안된다. 정부에 민생 현안으로 계속해 건의하고 즉각 바로잡아야 한다. 재난피해 신고도 그렇고, 지원금 신청 당시에도 잠정 피해액을 산출하는 만큼 근거는 충분히 갖춰져 있다.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순간 불가항력적 피해를 당했다면 조속한 재기를 위한 지원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지금처럼 경중을 가리지 않을 시 2차 피해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행정 편의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된다. 제한된 범위의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원칙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보다 세밀한 기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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