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오늘(16일) 당정청 협의를 통해 검찰개혁안이 마침내 관문을 통과했다. 이는 단순히 제도 하나를 고치는 지엽적인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묵혀온 시대적 과업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모든 개혁에는 저항과 반발이 따르기 마련이다. 기득권의 반발과 구체제의 관성을 끊어내는 과정에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개혁이 가진 필연적 속성이다. 이번 합의 과정에 나타난 여러 불협화음 역시 사회가 더 투명하고 정의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자, 제도의 완성도를 높이는 귀한 보약이 될 것이다.
이번 검찰개혁의 동력은 뼈아픈 역사에서 기인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부터 문재인 정부 퇴임 이후의 집요한 공세, 그리고 조국 전 장관 일가가 겪은 이른바 '멸문지화'에 이르기까지 검찰권 남용의 폐해는 우리 현대사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무엇보다 현직 대통령 본인이 검찰의 전방위적인 기소와 사법적 압박을 몸소 겪어내며 이 자리에 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혁이 원칙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 그 칼날은 결국 대통령 자신과 그를 선택한 국민을 향하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최근까지 목격해 왔다. 권력의 힘은 유한하며, 임기 초반 개혁의 고삐를 죄지 않으면 기득권의 저항은 더욱 조직화된다. 지지층의 '오지랖' 넓은 비판과 열망이 거센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대원칙이라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 있다. 물론 향후 보완수사권 문제 등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검찰은 법문의 작은 허점조차 파고들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생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지지자들이 법안의 토씨 하나하나에 집착하며 날 선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단순한 결벽증이 아니다. 그것은 '디테일'에 숨어 개혁의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처절한 방어기제다. 법망의 틈새를 이용해 개혁의 취지를 무력화해 온 과거의 경험이 이들을 더욱 예민하게 만든 것이다.
물론 법제화만으로 완벽한 통제가 가능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랜 숙원이었던 검찰개혁의 큰 고비를 당정청 협의를 통해 넘겼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큰 성과다. 이번 합의는 향후 이어질 사법개혁과 언론개혁 등 우리 사회 전반의 적폐를 걷어내는 과정에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개혁은 멈추는 순간 퇴보한다. 안주하거나 주춤거릴 여유는 없다. 이제 마련된 교두보를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 기득권의 저항이 거셀수록 개혁의 속도는 더 빨라져야 하며, 그 방향은 오직 국민만을 향해 맞춰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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