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머크, K바이오와 ‘게임 체인저’ 만들 준비 마쳤죠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6. 3. 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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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대표
야팅 레이 글로벌 디렉터 인터뷰]
‘환자 위한 혁신’ 선봉에 선
358년 된 세계最古 제약사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낙점
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헬스케어 대표(왼쪽)와 야팅 레이 머크그룹 글로벌 사업 개발 및 라이선싱(BD&L) 디렉터는 매경과 인터뷰에서 K바이오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두 사람은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함께 비상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이승환 기자>
“글로벌 제약 시장의 패러다임이 속도와 효율에서 ‘확실한 혁신’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지금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전략적 가치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머크에게 한국은 단순한 제품 판매처가 아닙니다.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혁신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고 함께 키워나가는 핵심 파트너입니다.”

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헬스케어 대표와 야팅 레이 머크그룹 글로벌 사업 개발 및 라이선싱(BD&L) 디렉터는 지금이 K바이오가 세계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며 이렇게 말했다. 하만 대표는 글로벌 과학기술 기업 머크의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고, 레이 디렉터는 아시아 사업개발과 기술이전을 담당한다.

머크 본사는 최근 한국을 글로벌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코어 마켓’으로 격상했다. 한국 바이오 생태계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2022년 대표로 부임한 뒤 5년째 한국생활 중인 하만 대표는 물론,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레이 디렉터도 한국 바이오의 경쟁력을 잘 알고 있었다.

하만 대표는 지난 27년간 7개국을 돌며 전략과 사업 개발, 운영 및 커머셜 리더십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그런 그가 한국 현장을 뛰며 확인한 K바이오의 강점은 ‘역동성’과 ‘인프라스트럭처’다. 하만 대표는 “한국은 임상 데이터의 품질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의료진의 전문성도 독보적”이라며 “아이디어를 실제 성과로 바꾸는 실행력이 매우 빨라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할 때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레이 디렉터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과의 협업 포인트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 11일에는 매일경제와 한국바이오협회, 인베스트서울이 주최한 ‘이스트웨스트 바이오파마서밋 서울’의 연사로도 섰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전략, 사업개발, 라이선싱, 얼라이언스 매니지먼트 등 약 20년의 경력을 쌓았다.

레이 디렉터는 한국 바이오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완성된 생태계’를 꼽았다. 그는 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언급하면서 “이는 단순히 과학적 혁신을 넘어 임상 전략, 글로벌 파트너십, 규제 대응 능력이 모두 글로벌 스탠다드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한국 바이오텍 접근법 신선
역동성·인프라 수준에 놀라
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헬스케어 대표(왼쪽)와 야팅 레이 머크그룹 글로벌 사업 개발 및 라이선싱(BD&L) 디렉터는 지금이 ‘K바이오가 세계로 비상할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최적의 파트너링 전략을 제안했다. <이승환 기자>
머크가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한국 기업들의 독창적인 연구 방향이다. 레이 디렉터는 “한국 바이오텍들은 단순히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전통적 방식을 넘어, 질병 생물학의 하위 효과까지 제어하려는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한다”며 “작은 시장 규모를 극복하기 위해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에 도전하는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차세대 플랫폼 기술에도 주목하고 있다. 레이 디렉터는 “뇌종양이나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최대 난관인 혈액뇌장벽(BBB) 통과 플랫폼은 항암제를 넘어 신경계 질환 전반으로 확장 가능한 게임 체인저”라며 구체적인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2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표적 단백질 분해제 등 신규 모달리티(치료방식)를 보유한 한국 기업들을 정밀하게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내비쳤다.

다만, 성공적인 글로벌 확장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레이 디렉터는 “지속적인 자본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십 네트워크, 다양한 규제 환경을 헤쳐 나가는 운영 경험이 필수적”이라며 “기술력은 이미 입증된 만큼, 앞으로는 운영 측면의 확장성이 한국 바이오의 다음 단계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 대표는 “머크는 지난 몇 년간 한국 바이오 생태계와 함께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혁신적인 파이프라인이 머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타고 전 세계 환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1668년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프리드리히 머크가 창업한 머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회사다. 1989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40년 가까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약 14조원이다.

한국 난임치료제 시장 50% 점유
국내에서만 70만명 탄생에 기여
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헬스케어 대표(왼쪽)와 야팅 레이 머크그룹 글로벌 사업 개발 및 라이선싱(BD&L) 디렉터가 한국 바이오 생태계와 머크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이승환 기자>
두 사람은 머크의 철학과 한국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머크가 비즈니스 전반에서 추구하는 최우선 가치는 ‘환자를 위한 한마음(As One for Patients)’이다. 이는 단순히 신약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효율성을 넘어, 그 결과가 환자의 삶에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주느냐를 고민하는 머크만의 철학이다.

하만 대표는 “머크의 모든 의사결정 기준은 ‘이것이 환자에게 이로운가’에 있다”며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머크는 한국 난임 치료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그동안 시행된 난임시술을 포함해 머크 치료제의 혜택을 받은 인원은 국내에만 약 70만 명으로 집계된다. 하만 대표는 “제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회사의 업적 중 하나”라면서 “생명 탄생에 기여하고 환자의 삶을 개선한다는 가치는 머크가 한국 사회와 맺고 있는 가장 강력한 유대”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 조직의 위상을 높이고 신약 우선 도입 전략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이러한 가치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 머크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텝메코’의 사례처럼, 한국의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 혁신 신약을 가장 먼저 도입하는 ‘우선순위 국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만 대표는 “한국의 규제 환경을 신뢰하기에 신속 도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계획”이라며“본사 차원에서도 한국을 혁신 치료제 도입의 우선순위 국가로 두고 있으며, 희귀 암이나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의 신약을 더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규제 당국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 디렉터 역시 “머크가 찾는 파트너는 단순히 기술력이 좋은 기업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환자 중심’의 가치를 공유하고 글로벌 시장을 함께 개척할 준비가 된 기업”이라며 “한국의 혁신 기술과 머크의 글로벌 노하우가 결합한다면 인류의 건강 문제를 해결할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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