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컴백과 시민의 희생 [지평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BTS 컴백 공연을 앞두고 들리는 이야기는 그러나 온통 통제, 단속, 금지에 관한 것이다.
"BTS가 뭔데?" 소셜미디어엔 성토가 쏟아지고, 팬덤 '아미'는 가슴을 졸인다.
BTS는 한국의 자랑이지만 한국의 자산은 아니며, 그들의 춤과 노래는 국위선양을 위한 것일 수 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여자들 옷차림 다 비침 비침/ 땡큐! 내 시력을 올려줘”('호르몬 전쟁'·2014) 데뷔 초 방탄소년단(BTS) 노래 가사다. 이런 세계관에 머물렀다면, 그저그런 아이돌그룹으로 끝났을지 모른다. “한 사람에 하나의 역사, 한 사람에 하나의 별/ 70억 개의 빛으로 빛나는 70억 가지의 world”(‘소우주'·2019) 2018년부터 내놓은 시리즈 앨범 제목 ‘Love Yourself’처럼, 포용, 다양성, 자기해방의 세계관을 장착한 뒤 글로벌 스타가 됐다.
□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BTS 컴백 공연을 앞두고 들리는 이야기는 그러나 온통 통제, 단속, 금지에 관한 것이다. 특공대 등 경찰 6,500명 투입, 테러 대비 검문·검색 실시, 도로 최장 33시간 통제, 인근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출입구 폐쇄, 따릉이 대여 중단, 건물 31곳 출입 제한, 공공시설 휴관… 누군가는 주말 나들이를 포기했고, 누군가는 출근을 위해 먼 거리를 걸어야 할 판이다. “BTS가 뭔데?” 소셜미디어엔 성토가 쏟아지고, 팬덤 ‘아미’는 가슴을 졸인다.
□ 20여 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니, 철저한 안전대책을 세우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폐쇄적 쇼케이스’가 되고 말 거였다면, 공공의 공간을 열어 줄 필요가 있었을까. 시민의 양식과 자율성을 불신한 나머지 행정력이 통제하는 광장을 광장이라 할 수 있나. “하루도 못 참냐”고 하지만, 왜 참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합의도 없었다. '관광수익 등 경제효과' ‘K팝 홍보를 통한 국격 상승'을 위해 시민이 희생하라는 요구는 낡았다.
□ 이번 공연을 '국가적 행사'로 보는 발상 자체가 촌스럽다. ‘관'의 개입은 문화예술을 시들게 한다. 어느 여당 의원은 "왜 한국 기업이 아닌 미국 기업 넷플릭스가 공연을 독점 중계하나. 앞으로는 대형 K콘텐츠 중계 전에 정부 승인을 받으라"고 했다. 이게 '관'의 수준이다. BTS는 한국의 자랑이지만 한국의 자산은 아니며, 그들의 춤과 노래는 국위선양을 위한 것일 수 없다. "전체주의적 사고가 K팝을 내부에서 붕괴시킬 수 있다"('K-POP 원론' 저자 노마 히데키)는 경고가 현실이 되면 되겠나.
최문선 논설위원 moonsu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농협이 이러면 되나" 대통령 한마디에… 기름값 올린 농협주유소 즉각 가격 인하-경제ㅣ한국일
- 이란 전쟁도 안 끝났는데… 트럼프 "쿠바 점령할 영광 누릴 것"-국제ㅣ한국일보
- 오스카 시상식 후 객석엔 쓰레기 천지… "백만장자들, 뒷정리도 안 하나"-국제ㅣ한국일보
- 빌라에 '엑스터시 공장' 차린 일당… 챗GPT로 제조법 검색했다-사회ㅣ한국일보
-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정체는 英 50대 예술가 로빈 거닝엄"-국제ㅣ한국일보
- 명상 배운 후 연 매출 30억… 그가 사업 포기하고 스님 된 이유-문화ㅣ한국일보
- "한국군에 진심으로 감사" 日 다카이치, SNS 공개 인사한 이유-국제ㅣ한국일보
- 40대 늦깎이 작가, 세계 최고 그림책 '신인상' 품은 비결-문화ㅣ한국일보
- "그거 제 업무 아닌데요" 했다간 짐 싼다… AI가 부른 자발적 과로의 시대-사회ㅣ한국일보
- 오스카 2관왕에도 '찬밥'?… 케데헌 '골든' 수상 소감 중단 논란-문화ㅣ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