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마른당뇨, 이렇게 많았나?...미국의 2~3배로 사뭇 충격

당뇨병을 살이 좀 찐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한국인의 약 35%에게는 '마른 당뇨'라는 독특하고도 위협적인 복병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대와 성균관대 등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당뇨병 환자 표본 코호트와 검진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비만형 당뇨와 비비만형 당뇨 환자의 임상적 수치를 정밀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비만 동반율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으나, 여전히 환자 3명 중 1명꼴(약 34.6%)은 체질량지수(BMI)가 25kg/m² 미만인 '마른 당뇨'(비비만형 당뇨)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만형 당뇨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이 주요 원인이지만, 비비만형 당뇨(마른 당뇨) 환자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β-cell) 기능 자체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비비만형 당뇨 환자들은 비만형 환자들에 비해 당뇨 진단 당시 혈당 수치가 더 높거나,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췌장 기능이 더 빨리 악화되는 메커니즘을 보였다. 이 때문에 살이 찌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심하다가 진단 시기를 놓치거나, 인슐린 분비 능력 자체가 낮아 치료가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합병증 양상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비만형 당뇨 환자는 고혈압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 심혈관병 위험이 즉각 나타나는 반면, 비비만형 환자들은 미세혈관 합병증 등 잘 드러나지 않는 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한국인 당뇨병 관리 전략은 단순히 체중 감량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 환자의 체형과 췌장 기능 상태에 따른 '맞춤형 정밀 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연구 결과(Diabetes Fact Sheet 2025: Comparative Epidemiology and Clinical Features of Obese and Non-Obese Diabetes in Korea)는 최근 대한당뇨병학회(회장 김철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가 발행한 국제 학술지 《당뇨병 및 대사 저널(Diabetes & Metabolism Journal)》에 실렸다.
한국과 미국의 최근 당뇨병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한국인의 독특한 당뇨 특성이 뚜렷이 드러난다. 전체 당뇨 환자 중 체질량지수(BMI) 25 미만인 비비만형의 비율이 한국은 약 35%나 되는 반면, 미국은 약 10~15% 수준에 그친다. 한국의 마른 당뇨 환자 비율이 미국보다 약 2.3~3배 이상 높다.
이런 큰 차이는 단순히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유전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서양인에 비해 췌장의 크기가 작은 한국인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의 보관 용량 자체가 적다. 서양인은 겉으로 드러나는 피하 지방이 먼저 쌓이는 편이지만, 한국인은 외형적으로 말랐더라도 각 장기 사이에 내장 지방이 먼저 쌓여 췌장을 공격하는 특징을 보인다. 한국 외 아시아 사람도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미국인은 비만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이 주된 원인인 경우가 많으나, 한국인은 인슐린을 만드는 공장인 췌장 자체가 작아 마른 상태에서도 당뇨가 발생하는 분비 결함 문제에 더 취약하다.
마른 당뇨 환자가 비만형 환자보다 더 위험한 측면은 크게 췌장의 엔진 출력과 근육량 부족이라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인슐린 제조 공장의 용량이 작다 보니 식사 후 혈당이 치솟는 급격한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비만형 당뇨는 인슐린이 나와도 몸이 거부하는 것이 문제라면, 마른 당뇨는 인슐린을 짜내는 힘 자체가 약해 응급 상황에서 인슐린을 대량으로 뿜어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췌장 세포의 수명이 더 빨리 소모돼, 먹는 약만으로는 조절이 되지 않아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상태로 빠르게 악화될 위험이 훨씬 더 높다.
또한 체내 포도당의 70~80%를 소모하는 근육이 부족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마른 당뇨 환자는 대개 팔다리가 가늘어 당분을 흡수해 저장할 창고 역할을 하는 근육량이 적다. 창고가 작으니 조금만 과식하거나 단것을 먹어도 혈당이 갈 곳을 잃고 혈관에 머물게 된다. 이는 혈당이 널뛰듯 오르내리는 혈당 스파이크 현상으로 이어져 혈관 내벽을 손상시키고 합병증을 앞당길 수 있다. 게다가 스스로 살이 찌지 않아 건강하다는 가짜 안도감에 빠져 검진을 소홀히 할 수 있다. 마른 당뇨 환자에게는 이미 합병증이 진행된 상태에서 당뇨를 발견하는 진단 지연 문제까지 겹친다. 심리적·신체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몸이 마른 편인데도 당뇨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1. 네, 한국인 등 아시아인들은 유전적으로 서양인보다 췌장 크기가 작고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거나 몸은 말랐어도 배만 나온 '올챙이형' 체형이라면 BMI 수치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Q2. 마른 당뇨 환자도 살을 빼면 혈당이 잡히나요?
A2. 아니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비만형 환자는 체중 감량이 최우선이지만, 마른 당뇨 환자는 무리하게 살을 빼면 당분을 소모하는 기관인 근육까지 빠져 혈당 조절 기능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체중을 줄일 게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으로 '지방 감소와 근육 증량'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마른 당뇨 환자에게 특히 더 위험한 음식이 있나요?
A3. 액상과당(당 성분이 든 음료, 시럽 등)이 가장 위험합니다. 마른 당뇨 환자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엔진 출력이 낮기 때문에, 흡수가 빠른 액체 형태의 당분이 들어오면 췌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혈당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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