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와 소통 없는 갈등…청렴도 최하위 추락 수모 [지방의회 되짚기 알바]

이영호 기자 2026. 3. 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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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군의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지역 선거구 개요를 기초의회-광역의회 순으로 정리합니다. '지방의회 되짚기 알바'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부업이 먼저 떠오르는 '알바'에는 '알면 바뀐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주권자로서 권리를 영리하게 행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현재 하동군의회 의원 수는 10명입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의원은 비례대표 2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하인호(무소속) 군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하동군의회는 13개 읍면을 4개 선거구로 나눠 지역구 9명, 비례대표 2명을 뽑습니다. 나 선거구(하동읍·횡천면·고전면)만 3인, 나머지는 2인 선거구입니다. 정당별 당선자(비례대표 포함)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힘 5명, 무소속 2명입니다. 구성만 놓고 보면 하동은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공천은 당선' 같은 공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군의원 11명 가운데 남성 6명, 여성 5명이 선출됐습니다. 지금은 남녀 5명씩 동수입니다. 정당으로 보나 성비로 보나 하동군의회는 경남에서는 드물게 균형잡힌 구성을 갖췄습니다. 상임위원회는 의회운영위원회와 기획행정위원회, 산업건설위원회 등 3개 분야로 운영됩니다.
하동군의회가 2025년 6월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있다. /하동군의회

이태원 참사 후 제주도 연수 강행

특정 정당이 독식하지는 않았지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쪽은 국민의힘이었습니다. 민주당 소속 군의원이 4명으로 적지 않았지만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3석 중 한 석도 얻지 못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부의장은 무소속 군의원이 맡았습니다.

의장인 이하옥 군의원을 비롯해 부의장과 의회운영위원장까지 여성 군의원이 뽑혔습니다. 남성 일색 보수적 정치지형 속에서 여성 의원들은 변화를 바라는 군민에게 적지 않은 기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9대 군의회 출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비판을 받습니다. 2022년 가을 제주도 연수 때문입니다. 이태원 참사로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면서 전국 상당수 지방의회가 예정됐던 연수를 취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동군의회는 제주도로 연수를 떠났다가 비난이 일자 복귀해 빈축을 샀습니다.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컸습니다.

게다가 연수 일정과 비용도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일정은 예산편성 심의와 결산심사,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과 의원 정책연구회 운용 등을 주제로 한 외부 초청 강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굳이 제주도까지 갈 필요 없이 하동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연수비용은 1800여만 원으로 군의원 1인당 160만 원 정도가 책정됐습니다. 제주 연수를 다녀온 도내 다른 의회가 1인당 80여만 원을 책정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나 더 쓴 셈입니다.

지역 시민단체는 "군의원들과 같은 주민으로서 그들을 선출한 유권자로서 그들 말과 행동으로 상처받았을 유가족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대신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군의회는 뒤늦게 의장 이름으로 사과문을 냈습니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11명의 군의원 중 6명이 참여하고 5명은 불참한 가운데 치러져 여전히 '밥그릇 챙기기'의 민낯을 보였습니다.
하동군의회 본회의장

소통·타협 없이 군수와 계속된 갈등…군민 여론 양분

2024년 4월 하승철 군수는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지자체장이 정부나 국회가 아닌 지방의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1인 시위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하동군 주요 역점 사업인 보건의료원 설립을 군의회가 방해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군의원들이 "보건의료원 사업을 반대한 적이 없다. 업무를 졸속 처리한 군 행정 책임이다"라고 비판하고 나서면서 갈등은 커졌습니다.

특히 정영섭 군의원은 "하 군수가 1인 시위를 하면서 자기 집 앞이나 지역구를 돌며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했다"면서 고소를 예고했습니다. 이에 하동군은 재반박에 나서면서 군수와 갈등은 정점에 달했습니다.

결국 보건의료원 사업은 착공했지만 기공식에 맞춰 군과 군의회는 또 대립했습니다. 기공식이 열린 지난해 12월 3일은 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린 날입니다. 출석해서 군의원 질문에 답해야 할 공무원들 상당수가 기공식에 참석하느라 예산결산틀별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회의는 파행됐습니다. 군은 미리 협의한 일정이라고 해명했지만 군의회는 무시당했다며 반발했습니다.

군의회는 2026년 예산안을 대규모로 삭감했습니다. 잘잘못을 떠나 두 기관이 반목하면서 군민 피해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거셌습니다. 군과 군의회 갈등 사례는 또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양측은 '공무원 성과시상금 지급·운영 조례안'을 놓고 다퉜습니다. 조례안 내용 중 군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조항을 군의회가 삭제해서 통과시켰습니다. 군은 재의를 요구했으나 거부됐습니다. 군은 대법원에 '조례안 재의결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말 예산 삭감 후 군수는 대화를 제의했지만, 군의회는 거부했습니다. '시시비비'는 차치하고 양측이 소통과 타협 없이 끊임없는 갈등을 이어가면서 군민 피로감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4년 4월 하승철 하동군수 1인 시위 /경남도민일보DB
하동군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경, 정영섭, 김혜수 군의원이 2024년 4월 30일 오후 군의회에서 하승철 군수가 1인 시위에서 밝힌 발언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귀용 기자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 5등급 꼴찌 추락

하동군의회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기초의회 중 최하위 수준인 '낙제점' 5등급을 받았습니다. 세부적으로 청렴체감도는 3등급이었지만 청렴노력도는 5등급이었습니다.

이번 결과는 전년 대비 2등급이나 하락한 결과입니다. 하동군의회의는 청렴 의지가 상실됐음을 넘어 조직이 구조적으로 병들어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등급이 2단계나 하락한 기초의회는 경남에서 하동군의회가 유일했습니다.

청렴도 '전국 꼴찌'라는 성적표는 단순히 하동군의회의 명예 실추에서 그치지 않을 듯합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