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탈탄소, 선택 아닌 생존"...'전기화 NCC' 해답될까

김나윤 2026. 3. 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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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유화학 지역 위기 극복을 위한 탈탄소 전략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ewstree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탄소규제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하면서, 산업 생존을 위한 해법으로 '대체 NCC(납사분해) 기술'에 대한 선택적 투자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유화학 지역위기 극복을 위한 탈탄소 전략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중국발 과잉공급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2030년 석유화학으로 확대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에틸렌 생산 세계 4위, 제조업 생산액 5위의 핵심 산업이다. 그러나 경쟁력 약화와 탄소중립 요구가 동시에 커지며 산업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석유화학산업의 탄소배출량은 약 5억3600만 톤으로 산업 배출의 18.8%를 차지한다. 여기에 EU CBAM, 미국 청정경쟁법(CCA)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탄소중립은 환경 문제가 아닌 경쟁력 조건이 됐다.

문제는 산업 위기가 지역 위기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석유화학 산업이 집중된 충남 대산, 울산, 전남 여수는 지역 경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지역 제조업 내 비중은 전남 29.5%, 충남 26.5%, 울산은 45%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NCC 공정 전환이 탈탄소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NCC는 전체 공정 배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대표적 탄소집약 공정이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아영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기반 전환을 통한 근본적 탄소 감축이 필요하다"며 :NCC 전기화가 비용효과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전기화는 열분해 공정의 연료를 전기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박진수 플랜잇 대표 역시 "전기화가 수소화보다 경제성과 현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수소화는 신규 인프라가 필요한 반면, 전기화는 추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박 대표는 속도에서도 차이가 난다고 짚었다. 전기화는 2030년 95% 이상, 2040년 100% 전환이 가능하지만, 수소화는 2050년에야 완전 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조정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익성이 아닌 탄소예산과 좌초자산을 기준으로 재편해야 하며, 탈탄소는 단순한 비용 부담이 아니라 산업 고도화의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다.

다만 전환 비용은 막대하다. 지역별 온실가스 감축 비용은 여수 36조원, 대산 31조원, 울산 24조원 등 전국 총 91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정책 제안으로는 △전환금융(K-GX) 지원 △NCC 전기화의 국가 전략기술 지정 △재생에너지 기반 지역 인프라 구축 △ 투자 수익 안정화 정책 등이 제시됐다.

이날 현장에서 기업 측은 기술·전력·경제성의 불확실성을 들어 신중론을 제기했다. 장용희 LG화학 팀장은 "NCC 전기화는 혁신적 기술이지만 950도 초고온 환경에서의 장비 내구성 검증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800~1000MW에 달하는 대규모 전력 수요 역시 부담 요인이다.

김동하 HD현대케미칼 팀장도 "전기료 상승과 전력 수요 급증 상황에서 전기화의 경제성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저비용·저탄소 원료인 에탄 활용과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

해외 사례에 따르면 정부가 리스크를 분담해 기업의 탈탄소를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탄소차액계약(CCfD)'을 통해 15년간 탄소가격 차이를 정부가 보전하고, BASF에 대한 지원을 통해 탈탄소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현장에서는 △K-CCfD 도입 △정부 주도 구조조정 △저탄소 인증 경쟁력 확보가 '3대 생존 전략'으로 제시됐다. 핵심은 정부와 기업이 리스크를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지난해 12월 산업 재편 계획을 제출했고, 올해부터 본격 이행에 들어간다. 핵심은 NCC 생산능력 25%(약 270만톤) 감축이다. 임호순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기업들이 가장 크게 요구하는 것은 불확실성 해소"라며 정책의 명확성과 법적 기반 마련 필요성을 언급했다. 충남은 분산에너지특구를 활용해 전력비 부담을 낮추고, 탄소중립 실증센터를 중심으로 친환경 산업 전환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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