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얌체짓’… 자신들 원유수출은 해협 통해 ‘훨훨’, 美는 울며 겨자먹기로 묵인

이란이 타국 유조선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는 못하게 하면서 자신들의 원유 수출 유조선은 평상시처럼 활발하게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 방송은 16일(현지시간)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시작된 이래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통행이 대부분 중단됐으나 이란의 석유 수출량은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도했다.
이는 해협 항행의 칼자루를 이란이 쥐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이란산 원유 수출마저 끊으면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을 우려한 미국이 눈감아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장관은 16일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이란 배들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페르시아만에서) 이미 나오고 있는데,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뒀다"며 그 이유가 세계에 원유가 공급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또 이란이 인도와 중국 선박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 우리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계에 (석유가) 잘 공급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이란의 일부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전쟁 시작 이래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등 선박의 수는 대폭 감소했고, 근방에서 드론이나 다른 무기에 타격당한 선박이 최소 16척에 이른다.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페르시아만 국가들 대부분이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란은 전쟁 전과 비슷한 물량의 석유를 해협을 거쳐 운송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와 전쟁 수행에 필요한 현금을 계속 벌어들이고 있다.
원자재 거래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 12일 분석 보고서에서 전쟁 시작 이래 이란이 1200만배럴을 수출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란의 해군력을 파괴했다고 공언했지만, 베선트 장관 말처럼 이란 유조선을 막으려는 시도는 한 적이 없다.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 주변의 석유 저장고를 공습으로 크게 파괴한 적은 있으나, 미국은 이란의 정유소, 파이프라인, 저장고 등 석유 인프라를 타격하는 일을 될 수 있는 한 피하려 해 왔다. 지난 13일 이란 석유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하르그섬을 집중 타격할 때도 석유 인프라는 건드리지 않았다.
이는 자칫 상호 유류저장소나 원유 채굴 시설 공격으로 이어져 세계적으로 엄청난 에너지 재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반(半)관영 파르시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천연가스 수출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파르시통신은 이라크의 전력 부처 발표를 인용해 지난 주에 이라크가 이란으로부터 수입한 천연가스의 양이 하루 평균 1800만㎥ 수준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은 열려 있으며, 우리를 공격하는 적국과 그 동맹국의 유조선과 선박에만 통행이 제한된다. 그 외의 선박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어려워진 현 상황이 지속되면 다른 페르시아만 국가들뿐만 아니라, 해협을 봉쇄하고 자신들만 무사통과하는 이란의 '얌체' 행위 역시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미국의 향후 태도에 따라 이란의 원유 수출 길 안전도 달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란은 하르그 섬과 호르무즈해협을 통하지 않으면 석유 수출길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만약 미국이 마음먹고 이란의 석유 수출길을 막으려고 나선다면 이란이 다른 페르시아만 국가들보다 더 불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겐 홍해의 얀부항, 아랍에미리트(UAE)에겐 오만만의 푸자이라항 등 대체 항구가 있고 육로로도 일부 물량을 운송할 수 있는 길이 있는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외엔 대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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