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승배 한국새농민 부산시회장 “짭짤이 토마토처럼, 시민 자부심 될 부산 농산물 키울 것”
회원 교류·농업 견학 활동 힘써
“농업은 지역의 삶을 지키는 일
청년이 희망 가져야 농업 지속”

“대저 짭짤이 토마토처럼 다른 부산 농산물들도 시민들이 자랑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됐으면 합니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서 짭짤이 토마토 농사를 짓는 김승배 (사)한국새농민 부산시회장은 부산 농업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이 말을 꺼낸다. 낙동강 하류 점토질 토양에서 평생 농사를 지어온 그는 지난해 부산새농민회장에 취임한 뒤 회원들과 함께 부산 농업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김 회장은 농사를 이야기할 때 ‘농심천심(農心天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농부의 마음이 곧 하늘의 뜻이라는 의미다. “농사는 기술만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하늘 기운도 살피고, 땅이 어떤 말을 하는지도 들어야 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직입니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땀 흘린 만큼 거둔다는 마음이 있어야 좋은 농산물이 나옵니다.”
지난 1년 동안 부산새농민회는 회원들이 서로 배우고 힘을 모으는 활동에 집중했다. 지난해 6월에는 회원들과 함께 베트남 사파 지역을 찾아 고랭지 농업과 농업 관광 사례를 견학했다.
사파는 해발 1500m 안팎의 고산지대로, 계단식 논과 농업 관광이 결합된 대표적인 농촌 지역이다. 회원들은 현지 농가와 교류하며 기후와 지형을 활용한 농업 방식과 농촌 관광 모델 등을 직접 살펴봤다. “사파의 계단식 논을 보면서 부산 농업도 얼마든지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회원들과 함께 다녀온 시간이 서로를 더 단단하게 묶어줬습니다.”
지역 농가 간 교류도 이어졌다. 동부산농협 농가를 찾아 고추와 양파 재배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재배 방식과 병해 관리, 판로 확보 등 현장에서 겪는 고민을 공유하며 농가 간 정보 교류의 시간도 가졌다. 김 회장은 “강서와 기장의 재배 작물은 달라도 농사를 짓는 마음은 같다”며 “서로 배우다 보면 부산 농업 전체가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찾는 일에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폭우로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 농가를 찾아 회원들과 함께 모은 격려금을 전달했다. “농민은 결국 서로 기대며 사는 사람들이에요. 힘든 일이 있을 때 먼저 손을 내미는 게 농촌의 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들을 챙기는 일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 회장은 회원들의 생일마다 꽃다발을 선물한다. 꽃은 부경원예농협에서 구입한다. 김 회장은 “농사일을 하다 보면 서로 마음을 챙길 시간이 많지 않다”며 “작은 꽃 한 다발이지만 서로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요즘 김 회장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주제는 ‘후계농’이다. 농촌 고령화 속에서 젊은 농업인이 농촌에 남아야 부산 농업도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경험을 젊은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합니다. 청년 농업인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이 더해지면 부산 농업도 충분히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김 회장은 청년 농업인들에게 짭짤이 토마토 재배 경험과 스마트팜 운영 노하우를 전하며 후계농 육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농촌이 계속 이어지려면 젊은 농업인이 희망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가 쌓아온 경험을 다음 세대에게 제대로 전해주는 것도 선배 농민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농업은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일이 아니라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지역의 삶을 지키는 일이에요. 새농민회가 중심이 돼 부산 농업이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